토끼는 발걸음을 세지 않는다

토끼는 발걸음을 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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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만보기를 내던진 자리에서 시작되는 여행
하루에 몇 걸음을 걸었는지, 얼마만큼의 성과를 냈는지, 내 삶이 숫자로 환산되었을 때 과연 몇 점짜리인지. 손목 위의 만보기가 현대인의 새로운 족쇄가 된 시대에, 이 시집은 묻는다. 숫자가 멈춘 그 자리에서 비로소 들리는 것은 무엇인가.
박흥순의 세 번째 시집 『토끼는 발걸음을 세지 않는다』는 60편의 시를 여섯 개의 행성에 배치한 서사적 구조의 시집이다. 독자는 한 편 한 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여섯 행성을 차례로 여행하며 하나의 궤적을 완주한다.
여섯 행성의 여정
리베르타스 (자유) 만보기를 끄는 순간.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해방감-시집의 입구.
모멘텀 (노동) 공사판 땀, 대출이자, 타이어의 비명. 생존의 마찰을 몸으로 통과하는 시편들.
바이오스 (자연) 우포늪 가시연, 개구리밥, 순환하는 생명. 자연이 가르치는 죽음과 재생.
크로노스 (시간·사랑) 뒤집힌 모래시계와 첼로의 저음. 기억의 지층-첫사랑의 화석, 어머니의 손등.
디지털 (AI·문명) 0과 1 사이에서 찾는 인간의 숨결. 구멍 뚫린 돌멩이 하나가 알고리즘의 세계를 뒤집다.
테라 (역사·땅) 신미양요 무명 용사들을 소환하고 이름 없는 무덤 앞에 서다. 흙으로의 귀환.

시인의 말
온 산이 붉게 젖어드는데 / 그 속에서 보았다 / 흙으로 돌아가는 나뭇잎들의 춤사위와 / 다시, 푸르름의 시원을 찾아 돌아가는 뒷모습을 … / 그 찬란한 귀환의 행로에 / 내 낡은 만보기를 묻는다.
- 2026년 봄, 박흥순

이 시집이 특별한 이유는 구조에 있다. 시들이 행성 안에서 서로 당기고 밀며 의미를 만들어낸다. 프롤로그에서 만보기를 내던지고 출발한 토끼는, 여섯 행성을 가로질러 테라-흙-로 돌아온다. 해설은 시집의 맨 끝에 배치했다. 먼저 시를 온몸으로 걷고, 그 다음 언어로 돌아보는 구조다.
공사판 노동자의 언어와 장자의 소요유(逍遙遊)가 한 지붕 아래 있고, 전라도 방언과 라틴어 행성명이 같은 목차에 실린다. 취업난을 버티는 청춘도, 지나온 노동의 기억을 가진 중장년도, 손자녀의 손을 잡는 조부모도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그 넓이의 밑바닥에는 하나의 진실이 있다-측정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실재한다.
저자

박흥순

출생 전남신안군안좌면
학력 명지전문대문예창작과졸업(2007)
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수료(2008)
등단 2011년월간《시문학》신인우수상수상
시집 『내트렁크에는무엇이들어있나』(2013)
『장다리꽃』(2020)
『토끼는발걸음을세지않는다』(2026)
소속 한국작가협회·한국시문학문인회·문학아카데미·중앙대문인회·동작문인회

전남신안군안좌면에서태어났다.전기도희미한섬의밤하늘에서별똥별을보고,밭한가운데선허수아비를보고,파도소리를들으며시를배웠다.이론보다먼저사물이있었고,언어보다먼저몸이있었다.
공사판을다니고세계를떠돌며생의마찰을온몸으로통과한뒤,2011년월간《시문학》신인우수상으로등단했다.첫시집『내트렁크에는무엇이들어있나』(2013),두번째시집『장다리꽃』(2020)에이어세번째시집『토끼는발걸음을세지않는다』를펴냈다.
70을넘긴시인이쓴시집이라는사실은이책의약점이아니라조건이다.충분히멀리가보고충분히잃어본사람만이설계할수있는귀환의구조-리베르타스에서테라로,별에서흙으로-가이시집의골격이다.

목차

시인의말 5
프롤로그(Prologue) 7
제1부리베르타스Libertas-해방의별
1 별똥별의마지막춤사위 17
2 토끼는만보기를보지않는다 20
3 쿵,타오르는침묵 23
4 선한빗자루의반란 25
5 좌표없는불꽃 27
6 가면속자화상 29
7 시(詩)라면,미쳐도괜찮아 31
8 미완의지도 34
9 그녀는럭비공 36
10 외로움때문에 38
제2부모멘텀Momentum-마찰의별
11 오래된못통을보면서 43
12 나는지금도핸들을잡고있어 45
13 타이어의비명 48
14 내안의사나이만들기 51
15 뱃고동에하모니카소리를실어 54
16 집달팽이님의부동산특강 56
17 불판위의산낙지 59
18 대출이자날짜는왜빨리다가오는가 62
19 선인장의새벽 64
20 팔랑개비학원가 66
21 2025년의변덕스런사내 69
22 어둠에묻힌숨결 71
23 콘크리트꽃이피었는데 74
제3부바이오스Bios-순환의별
24 우포늪의가시연위에서 79
25 연둣빛으로너를기다렸노라 82
26 흔들리는물결의흔적 84
27 북풍을물리친푸른창 86
28 입술로꽃과향기를피우기 88
29 갈라진틈새의숨결 90
30 강릉의메마른눈물 92
31 노지상추와하우스상추의노래 94
32 호미곶의일출 96
33 새벽에서아침으로 98
제4부크로노스Chronos-기억의별
34 흰옷을입고먼동을찾아간다 103
35 하루가신의손바닥위에있다 106
36 친구같은쏘맥 108
37 개모차위의풍경 110
38 푸른남자의여름 113
39 콩나물국과선풍기의속내 116
40 광장의외침 118
41 오소리의묵묵협약 120
42 도시의외눈박이 122
43 장도리 125
44 시간을맛나게먹는사람 128
45 흔들리는저울 130
제5부디지털Digital-유리행성
46 구멍이품은시간의노래 135
47 불발된방아쇠 138
48 도시의하현달 141
49 똥차라부르지마라 143
50 15분의모래시계 146
51 흐르는것들의뼈 148
52 어두운화폭 151
53 뱀오이그고귀함과괴이함의사이 152
54 드론전쟁의변주곡 155
55 특별시의밤과지하 157
제6부테라Terra-뿌리의별
56 신미순의총앞에서 161
57 흔들바람속교동대교 164
58 용머리에서부는바람 166
59 장어한점과눈빛한스푼 169
60 은빛길오르는한사내 171
61 굴러다니는돌멩이의외침 174
62 지도속한국을오려낸큰마음 177
63 로희의따뜻한손과마음 179
64 센자들의성찬 182
65 임진강,황복의비애 183
부록
해설-한규동(우주적회귀와무용의자유) 186
시인론-한규동(허수아비와별똥별,그리고득도의언어) 198
서평-한규동(숫자가멈춘자리에서시작되는시) 205
에필로그(Epilogue) 211

출판사 서평

한권의시집이여섯개의행성이되다
박흥순시집『토끼는발걸음을세지않는다』출간
-숫자의감옥을벗어난토끼의우주여행,현대시의새로운읽기방식을제안하다



손목의만보기를내던지는순간,시집이시작된다.하루걸음수,수면점수,업무KPI,SNS팔로워수-삶의모든면이숫자로환산되는시대에,박흥순시인의세번째시집『토끼는발걸음을세지않는다』(도서출판서로)가2026년4월출간된다.이시집은AI가수초만에서정시를생성하는지금,정반대방향을가리킨다.계량되지않는것,데이터화되지않는것,몸으로만아는것의자리를.

■한국현대시집의새로운형식실험
이시집이주목받는첫번째이유는'형식'이다.기존시집이시편들을모아놓고해설을후미에붙이는방식이었다면,이시집은전혀다른구조를취한다.
독자는시집을펼치는순간부터하나의우주여행에초대된다.프롤로그에서만보기를내던진토끼와함께출발해,여섯개의행성-리베르타스(자유),모멘텀(생존),바이오스(자연),크로노스(기억),디지털(문명),테라(역사·뿌리)-을차례로여행한다.각행성의입구에는'행성으로들어가기'라는도입글이있고,그안에10편내외의시가배치된다.행성마다의세계관과분위기속에서시를읽은독자는마지막에서평을만난다.서평은독자가방금여행한여섯행성전체를조망하는비평적시선으로,이미읽은시편들이새롭게의미화되는경험을제공한다.
"시집의구조는여섯개의행성이다.편집자가시인의60편을이우주적프레임안에배치한것이처음엔낯설게느껴질수도있다.그러나읽다보면이프레임이각시에중력을부여한다는것을알게된다.시들이행성안에서서로당기고밀며의미를만들어낸다."-서평중에서
이는단순한편집기술의문제가아니다.시를'모음'이아닌'서사'로읽게하려는시도다.한권의시집을처음부터끝까지읽는독자가드문시대에,이시집은독자를이야기속으로끌어들이는새로운시읽기의방법론을제안한다.

■AI시대,인간의시가말해야할것
이시집이던지는사회적메시지는묵직하다.60편의시는각행성의테마아래현대사회의핵심적인문제들을정면으로응시한다.
모멘텀행성에서는공사판노동자의땀과대출이자의공포가시어가되고(「오래된못통을보면서」,「대출이자날짜는왜빨리다가오는가」),크로노스행성에서는취업난을버티는청춘의목소리가울린다(「흰옷을입고먼동을찾아간다」).디지털행성에서는알고리즘사회의차가움을구멍뚫린돌멩이하나로뒤집고(「구멍이품은시간의노래」),테라행성에서는1871년신미양요의무명용사들을소환해기록되지않은역사의무게를묻는다(「신미순의총앞에서」).
노동자의언어와장자의소요유(逍遙遊)가한지붕아래있고,전라도방언과라틴어행성명이같은목차에실린다.취업난을버티는청춘도,지나온노동의기억을가진중장년도,손자녀의손을잡는조부모도읽을수있는시집이다.그넓이의바닥에는하나의진실이있다-측정되지않는것이야말로가장실재한다.

■시인소개-70을넘긴언어의무게
박흥순시인은전남신안군안좌면출신이다.전기도희미한섬의밤하늘에서별똥별을보고,밭한가운데선허수아비를보고,파도소리를들으며시를배웠다.그는이론보다먼저사물을보았고,언어보다먼저몸으로알았다.
명지전문대문예창작과를졸업하고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으며,2011년월간《시문학》신인우수상으로등단했다.첫시집『내트렁크에는무엇이들어있나』(2013),두번째시집『장다리꽃』(2020)에이어세번째시집을펴냈다.
70을넘긴시인의시집이라는사실은이책의조건이다.충분히멀리가보고충분히잃어본사람만이설계할수있는귀환의구조-리베르타스에서테라로,별에서흙으로-가이시집을가능하게했다.나이는약점이아니다.나이가이시집의구조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