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후의 철학

인간 이후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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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 이후를 묻는다는 것은 인간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소멸한 이후에도 존재할 세계이자 인간 이전에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사유를 의미한다. 〈인간 이후의 철학〉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버려지고 흔적으로서 남겨졌던 사물들이 지구 규모의 사물로 인간 세계에 침입하기 시작한 시대에 인간을 일부로 삼는 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할 것인가를 묻는다. 그러기 위해 현대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개념과 사유를 가져오고 건축, 사진, 연극 등 예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면서 세계에 대한 감각을 끌어내고 인간 중심적인 근대적 세계 설정을 넘어 인간의 조건을 새롭게 사유하기 위한 철학을 보여준다.
저자

시노하라마사타케

(篠原雅武)
1975년생.가나가와현출생.교토대학교인간·환경학연구과박사과정수료후인간·환경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교토대학교종합생존학관(思修館)특임준교수로재직중이다.전문연구분야는철학,환경인문학이며,저서로《공공공간의정치이론》(人文書院),《공공공간을위해》,《전(全)생활론》,《복수성의생태학》(이상以文社),《살았던뉴타운》(靑土社),《인류세의철학》(人文書院)등이있다.번역서로마누엘데란다의《새로운사회철학》,티머시모턴의《자연없는생태주의》(以文社)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문
프롤로그

제1장세계의종말?
인간을벗어난세계/인류세의주거가능성문제/장소와지하세계/이것은실제로일어난일이다/세계의타자성과취약함/정해진것없는채로살아간다/미래의폐허

제2장세계형성의원리:가브리엘과메이야수
언어와세계/공공권이라는세계상/공공권의외부로/우리가선지점을묻는다/장소에관한물음/우리를벗어난세계/세계의흔적/잔해로서의삶/세계의감촉

제3장인간에게서해방된세계:티머시모턴
인간적척도를넘어선시공간/형태없는형태/존재의불안/존재의취약함,장소에관한물음으로/인간의척도를벗어난다/인간적척도로부터해방된사물의세계/(지금여기에있는사람)의세계로부터인간의해방은어떻게가능한가/세계붕괴와내적공간의왜곡

제4장인간이후의철학:그레이엄하먼
공공권을멀리벗어나/감각적매질의객체성/감각적매질에서의상호작용/감각적매질의심층성/상호사물성의공간으로서의감각적매질/상호사물성의공간에서의흔적/심층세계에서쉬다

제5장인간의각성:가라타니고진
교토부립식물원에서/가리타니고진의‘시차’/시차에서의세계/칸트의물자체/비인간적인것의드러남/디지털한일상세계와황폐한현실세계/시차와두세계상

제6장지하세계로:프레드모튼
음향과매끄러운공간/기계화와해방/지하공동세계

제7장새로운인간의조건:아렌트에서차크라바르티로
인류세에서인간의조건을둘러싼아렌트의사고가가진의의와한계/인간조건의근본적변화/인간세계와지구규모사물의충돌과인간세계의불안정화/지구규모사물세계의일부인인간세계/인간존재의이중성

에필로그
후기
미주
참고문헌
옮긴이후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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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간의세계,인간을포함하는세계

기후변화,지구가열화,해수면상승,유례없는가문과홍수,대형산불,태풍의거대화...우리가알고있던세계가조금씩붕괴하고있다는감각은우리시대의세계상을돌아보게한다.인간이세계의중심에있고생활조건을완전히조정할수있다는생각,자연과인간세계를분리된것으로사고하는근대적세계설정은더이상유효하지않다.하지만여전히근대적세계상에사로잡힌세계는자본주의와맞물려지속되고있다.인간이있든없든존재하는세계,인간세계를일부로포함하는세계는감각되고있는것일까?
〈인간이후의철학〉은우리가세계속에서느끼는위태로움과불안함이단순히우리마음의문제가아니라우리가있는장소로서의세계가어떤것인지모른다는것을시작점으로삼아장소에서붕괴와소멸의흔적을읽고,인간을척도로삼아온시공간의틀을비인간적시공간속에있는것으로이해함으로써새로운인간존재의조건을사유하기위한철학적토대를검토한다.


인류세와철학적사유들

우리의조건을인간적척도를벗어난곳에서이해하는것은어떻게가능할까?인간적척도를넘어선존재로서지구규모사물의세계에인간이개입할뿐아니라그에침식되고압도된상황을사고하기위한이론적틀을재구성하기위해서저자는현대철학자와사상가들의개념과사유를읽어가며인간을벗어난,인간을포함하는세계를감각해나간다.그렇게거대한시공간으로서의세계를감각해나가며인류세와현대철학이어떻게만나고있는지보여준다.

인간이전의존재에관한세계를사유하는마르쿠스가브리엘,
인간사고의바깥에존재하는것들에관한사유를시도하는메이야수,
지구규모의거대사물과상호사물성의공간을사유하는티머시모턴,
‘시차’를통해세계의객관성을말하는가라타니고진,
음향적공간과인간세계를지탱하고있는‘지하세계’를이야기하는프레드모튼
어둡고은폐된영역과감각적매질을통해세계를감각하는그레이엄하먼
그리고아렌트가말하는‘인간의조건’을넘어
비인간적시공간의틀로세계를다시이해하려는차크라바르티까지

〈인간이후의철학〉은철학자와사상가들의사유와개념을나침반삼아나를넘어선곳에있는세계의현실성을어떻게생각할것인지,세계에대한감각을이야기한다.


세계에대한감각,비인간적인것에대한감각

우리는평소세계의존재를느끼지못한다.자신의신념이나가치관을유지하고자하기때문이다.공공권에서세계를이야기하는것은어렵다.한예로과학공동체속에서생각하고논의하는사람이많아짐에따라주체가도달불가능하더라도존재한다고생각하는무언가는무시되고없는것이되어버린다.공동체에서유통되는과학담론에입각해생각하고말하는사람은그자체로이야기되는무언가에닿을수없을뿐아니라,이를세상에없는것으로생각해버리기때문이다.나아가정보과잉상태의공공권은현실세계에관한감각을둔화시킨다.저자는메이야수의말을빌려공동체의독재론에서빠져오는것이야말로세계로접근하는것이라고지적한다.

세계는감각적인영역이다.감각적인영역으로서의세계는표상의언어,이미지의표층적세계와는다르다.언어로서의세계,공공권의세계에서는세계를다루지못한다.생태위기로확장된세계는공공권과관계없이존재한다.그렇기에공공권을벗어난곳에현실감각의근거를두고거기에서또다른사고를시작하는것이필요하다.
〈인간이후의철학〉은인간적척도를벗어난지점에서인간세계를일부로삼는비인간적세계라는시야를갖는것,그렇게세계의타자성,기묘함,객관성,비인간적인것,사물의세계를감각하는것이필요함을이야기한다.

“인간적척도를의심하는것.그중하나가세계속에은밀하게들어간비인간적인것을드러내는일이다.”

“오랫동안무시당해온지구규모의사물을어떻게느끼고표현할것인가.이것을물어야한다.”


세계를감각하는예술,기계

세계를파악함에있어시각을기본으로하는언어로는말할수도사고할수도없는영역이세계안에있다.저자는이것을인식하고그위에서여기에도달하기위한언어를창출하는것그리고촉각으로향하는새로운언어의중요성을이야기하며예술작품에주목한다.
사진에서‘원풍경의층’을읽고연극을통해사물의해방과붕괴의상상력을,건축에서건축을가능하게하는외부적인것을사유하고,아이폰으로찍고만든예술작품을통해신체를둘러싼세계의탐구를보는등건축,음악,사진,시각예술,연극등다양한예술작품을예로들고해석하면서세계의실재성,사물의세계가가진생생함,선명함,강렬함혹은평온함을느낄수있는촉각적,음향적이미지의형상을탐구한다.
또한세계에대한감각을예술작품만이아니라기계에서도찾는다.가라타니고진의‘시차’개념을통해사진과녹음기로세계의객관성을설명하고자했다면들뢰즈와가타리의사유,‘인간화된상태에서기계를해방시켜인간또한인간화된세계에서해방되어야한다’는생각을이어서지금까지세계를대상화하고객관적인,조작가능한사물로파악통제하기위한수단으로서의기계를넘어그속에서철학적언어나텍스트의존재와무관한세계의존재함을느낄수있음을,예술과함께기계에서세계에대한감각을찾는다.

인간의조건

“표층이전부라고생각할때인간은사물이둘러싸고있다는것을망각하고바위와더불어쉬는존재라는사실도망각해버린다.”

현대의생태적위기는자연세계의타자성이완전히소멸해버리지않음을보여준다.인간세계와지구규모의사물세계사이의경계가요동치고시대,한편으론우리는영화〈메트릭스〉처럼점점더복잡해지고정교해지는디지털세계에서둘러싸여살아간다.이런사태는아렌트가〈인간의조건〉을썼을때는상상할수없던일들이였을것이다.
〈인간이후의철학〉이인간의척도를벗어난세계에대하여이야기하고이세계를감각하려고하는이유는근대적세계설정을넘어새로운인간의조건을위한세계설정을생각하기위함이다.이미여기있음에도느끼지못한채무시되고있는것.인간에게서소외되고버려진것들,사물의세계,지하세계,비인간적인것들...이것들을감각하는것.그것은우리가살고있는이곳,이장소,이세계를온전히감각하고이해하는것이다.우리의삶을일부로삼는살아있는세계,우리는여기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