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바티칸공의회의회고와성찰그리고새로운교회를향하여
제2차바티칸공의회60주년을맞아단순히과거를회고하는데그치지않고,‘만약제3차바티칸공의회가열린다면무엇을다루어야하는가’라는미래지향적인질문에대한평신도신학자들의응답을담았다.이과정에서현재한국교회의문제를진단하고,새천년기교회상을정립하고자한다.
전체개론에해당하는제1부에서박문수는한국교회의공의회수용사를조망하며,여전히‘미완’으로남아있는과제들을짚으면서‘현재진행형인공의회’로서의미를고찰한다.박현준은포스트-근대주의맥락에서생태위기,신자유주의,인공지능(AI)등21세기의새로운도전에대한교회의사회적책임을제안한다.제2부에서강창헌은공의회의토착화기획이한국교회에서어떻게수용되었는지를비판적으로검토한다.이미영과황경훈은평신도의신원과역할,그리고다원성이해를2024년시노드와비교하며바람직한평신도상을제시한다.유정원은공의회에서충분히다루지못한‘공동의집’인지구의생태위기문제를역대교황의문헌과연결해한국교회의실천방향을제시한다.경동현은‘시노드정신(Synodality)’을통해한국교회내민주주의와권력구조의쇄신가능성을논의한다.이찬수은‘제3차바티칸공의회’를향한실험적신학방법론으로‘객체지향의신학’과패러다임의변화를제안한다.
이책은평신도신학자들이오랜시간응축해온지식과실천의산물로서,교회가하느님의속성을지닌온유하고겸손하며봉사하는공동체로나아가는길에작은보탬이되길바라는기원을담았다.
한국천주교회는‘지금여기’에서무엇을해야하나?
박문수는「미완의공의회:유산과과제」에서공의회이후60년이라는시간은교회의역사적맥락에서볼때결코긴시간이아니며,이를‘이미와아직사이’에있는현재진행형인공의회로바라봐야한다고주장한다.한국교회는제2차바티칸공의회직후인1970년대에가장열정적으로공의회정신을수용했으며,특히40대의젊고쇄신의지가강한한국인주교들이등장하면서사회정의와민주화운동에투신하는등세계교회사에서도보기드문역동적인모습을보여주었다.이후1984년‘200주년기념사목회의’를통해공의회정신을한국적으로토착화하려는제도적시도가있었고,1990년대에는평신도중심의‘소공동체운동’과2000년대‘교구시노드’를통해공의회의교회론을실현하고자노력했다.하지만이러한시도는초기의열기만큼실행으로이어지지못한채,문서나기억으로만남는한계를보였다.필자는공의회정신이온전히정착되지못한이유로강고한성직주의와권위주의적인교구운영,그리고신자들의신앙이삶과유리된현실등을지적하며여전히한국교회안에서공의회는미완의과제라고평가한다.평신도의지위는여전히보조적역할에머물러있고,교회의중산층화로인해과거의예언직수행능력또한약화되는퇴행현상이나타났다는것이다.결론적으로,앞으로한국교회는과거의형식을반복하기보다프란치스코교황의가르침처럼복음의정신을앞세워교리와전통을유연하게적용하는‘새로운결심’이필요하다.교회가온유하고겸손하며자비로운모습으로세상과대화하며함께걸어가는시노달리타스를실천할때,비로소공의회의유산은미래를향한진정한동력이될수있다고주장한다.
박현준은「제2차바티칸공의회이후세계의변화와가톨릭교회의사회적책임」에서가톨릭교회는제2차바티칸공의회를통해이전의방어적이고고립된태도에서벗어나현대세계와본격적인대화를시작했으며,교회를세상의기쁨과고통을함께나누는공동체로재정립했다고한다.특히공의회의기초문헌인「사목헌장」은현대인의슬픔과고뇌를그리스도제자들의것으로받아들임으로써사회문제가곧교회의문제임을천명하고,정의·평화·인권·가난등을중심으로교회의사회적책임을획기적으로확장했다.공의회는냉전체제,과학기술의위협,주체성의재발견이라는격변의시기에탄생했으며,이에대응해인간존엄성과양심의자유를강조하는인권담론을수용했다.또한제3세계의수탈적구조와불평등에주목하며사회정의를촉구했고,종교다원주의상황에서타종교와대화하고협력하는순례하는공동체로서의새로운교회론적전환을이뤄냈다.오늘날교회가직면한과제는공의회당시를훨씬넘어서고있으며,신자유주의경제체제는불평등심화와사회적연대해체를초래해인간을생산부품으로전락시켰다.또한인류의생존을위협하는기후위기와더불어,이주민·난민·성소수자등을대상으로하는배제와혐오의정치가일상화되면서공의회가강조한보편적인간존엄의가치가새로운시험대에올랐다.생명공학의비약적발전은질병치료의가능성을열었으나동시에생명을도구화하고인간을제작가능한대상으로전락시킬위험을안겨주었다.또한정보화혁명과AI의등장은알고리즘이라는새로운권력체계를형성해인간의자율적주체성을위협하고있다.데이터경제에종속된인간정체성의혼란과민주적의사소통의왜곡이라는심각한윤리적위기를낳고있다.프란치스코교황은『찬미받으소서』와『모든형제들』등을통해신자유주의적‘배척의경제’를비판하고통합적생태영성을강조하는등시대적요구에적극적으로응답했다.향후교회는기존의정치경제적분석을넘어문화사회학적관점을도입해분리와배제의메커니즘을식별해야하며,인공지능시대에인간존엄성을수호하고기술을윤리적으로인도하는등변화된시대의징표를새롭게읽어내야하는과제가있음을지적했다.
강창헌은「제2차바티칸공의회와토착화」에서제2차바티칸공의회는교회가세계교회로존재하기시작한역사적사건으로,‘원천으로의복귀’와‘시대의징표’를통해새로운지평을열었음을밝힌다.공의회는종교개혁과계몽주의의장점을수용해인권을재확인하고현대세계를향해문을여는대담한통합을시도했다.그러나문헌초안작성에서아시아와아프리카주교들이소외되었고여성의지위나위계제도에대한근본적변화가부족했다는한계도공존한다.한국교회는1970~1980년대에사회참여와세상과의대화등공의회정신을활발히수용했으나,이후급격히중산층화와보수화의길을걷게되었다.여전히한국가톨릭교회는강화되는출판검열과권위주의적신학등공의회이전의자장안에머물러있으며,교회지도자들이개혁정신구현에별다른관심을보이지않음을비판한다.한국가톨릭토착화의빛나는성과로는200주년기념신약성서주해서와공동번역성서,그리고가톨릭농민회나정의구현사제단등의실천적운동을꼽을수있다.그러나한국신학이여전히서구신학에종속되어있고민중전통을신학화하는데인색하며,전통을해석없이문자그대로고수하는근본주의적성향을보인다는점을안타까운대목으로지적한다.참된교회쇄신을위해서는‘목자’,‘그리스도의대리자’같은권위주의적호칭을넘어성서적본래의미인‘형제·자매’라는호칭을회복하는언어적성찰이필요하다고한다.복음메시지의토착화는단순히교계제도의외양을바꾸는것이아니라,우리가본디흙(土)이었다는겸손한자각위에성숙한인격을갖춘‘참사람’의길을갈때비로소완성될수있다고한다.
이미영의「평신도주도의신앙전통과공의회적전환」에서는한국천주교회는세계에서유일하게선교사없이평신도들이자발적으로시작한공동체로,초기부터신분과성별의차별을넘어선평등한나눔의공동체를실현한자랑스러운역사를지녔음을강조한다.제2차바티칸공의회는이러한평신도의위상을재정립해,평신도를단순히성직자의보호를받는대상이아니라세상안에서복음정신을실천하며세상을거룩하게변화시키는‘세상의혼’으로조명했다.공의회와시노드정신은교회를성직자중심의계급구조가아닌모든구성원이평등한품위를지닌‘하느님백성’의친교로정의한다.세례를받은모든그리스도인은그리스도의사제직,예언자직,왕직에참여하는‘보편사제직’을부여받았으며,각기다른은사를통해교회의삶과선교사명에능동적으로참여하는주체로부르심을받았다.평신도는성령의도유를통해얻은‘신앙감각(Sensusfidei)’을지니고있어,복음의진리를파악하고새로운역사적상황에서이를증언할수있는영적본능을발휘한다.따라서시노드정신을살아가는교회는의사결정과정에서평신도의전문성과지혜를경청하고식별해야하며,사목평의회같은기구가실질적인공동책임의장이되도록투명성과책임있는설명을실천해야한다.평신도의고유한사명은교회내부활동에머물지않고정치,경제,사회등현세질서의개선을위해복음의빛을비추는데있다.평신도는일상의삶속에서하느님께세상을봉헌하는‘사제직’,세상의그릇된가치에도전하는‘예언자직’그리고정의와평화의질서를세우는‘왕직’을수행함으로써하느님나라건설에이바지해야한다.오늘날한국교회평신도들이‘세상의혼’으로살아가기위해서는성직주의를극복하고,하느님백성전체가함께걷는‘시노드적양성’을통해경청과식별의자세를익혀야한다.또한신앙활동이교회내부의봉사나개인적신심에만국한되지않도록사회적예언직을강화하고,우리사회의가난하고소외된이들과연대하며정의로운세상을만드는실천적사명을회복하는것이절실함을역설한다.
황경훈의「공의회와시노드의평신도성과다원성이해」는제2차바티칸공의회는교회를제도중심에서‘하느님백성’이라는역동적인순례공동체로이해하는패러다임의전환을이루었으며,세례를근거로모든구성원이그리스도안에서근본적으로평등함을선언했다고밝힌다.특히공의회는평신도를수동적인존재가아니라성령의선물인‘신앙감각’을지닌능동적주체로정의함으로써,평신도가성직자와동등한품위를지니고진리를식별할수있는신학적토대를마련했다.공의회문헌은평신도를성직자·수도자가아닌‘나머지’로정의하거나직무사제직과의‘본질적차이’를강조하는등여전히이원론적한계가있었으나,프란치스코교황은‘시노드정신’을통해이를구조적개혁으로연결하고자했다.시노드과정은성직중심주의를교회의친교를손상하는왜곡으로비판하며,평신도(특히여성)에게시노드투표권을부여하고교회통치영역및의사결정기구에평신도가실질적으로참여할수있는법적·제도적재검토를요구했다.공의회는‘익명의그리스도인’이나‘토착화’개념을통해세상과대화하고자했으나여전히그리스도교중심주의적인‘포괄주의’의틀에머물러있었다고평가한다.이에반해프란치스코교황과시노드문헌들은다원성을교회의본질적구조이자성령의조화로긍정하며,복음이타문화와동등하게만나서로풍요로워지는‘상호문화화(interculturation)’와지역교회의자율성을존중하는분권화를강조했음을확인한다.한국의평신도신학은단순히신원을확인하는단계를넘어,모든것이연결되어있다는‘관계론적세계관’과공동선을위한‘정치적사랑’을실천하는주체적신학함의과정이되어야한다.이는서구중심의이분법을극복하기위해한국의개벽종교등전통사상과대화하고,교회의담을넘어시민사회와연대하며인류공통의문제를풀어가는‘상황신학’이자‘재구성의신학’을지향한다.또한평신도신학은단순히‘평신도에관한연구’에그치지않고,평신도스스로가신학의주체가되어삶의현장에서하느님나라를일구어가는‘신앙실천운동’으로거듭나야한다.한국교회는공의회와시노드의유산을바탕으로성직중심주의를넘어서야하며,평신도신앙인들이‘참된신도이자참된시민’으로서시대의징표를읽고사회변혁에동참할때비로소멈춰버린평신도의시간을다시움직이게할수있다.
유정원의「제2차바티칸공의회가다루지못한‘공동의집’이야기」는제2차바티칸공의회당시에는지구생태계에대한관심이부족해,「사목헌장」등주요문헌에인간이만물을지배하고정복해야한다는반생태적인관점이대다수포함되었음을밝힌다.1970년대바오로6세교황의「팔십주년」을기점으로자연파괴에대한인간의책임이언급되기시작했고,요한바오로2세에이르러창조질서보전이신앙의본질적부분임을선포하며생태정의에대한인식이본격화되었다.프란치스코교황은회칙『찬미받으소서』를통해지구를‘우리공동의집’으로규정하고,가난한이들의고통과지구의파괴가밀접하게연결되어있다는통합생태론을제시했다.그는기술주의패러다임과인간중심주의가생태재앙의원인임을비판하며,소비에집착하지않는예언적생활방식과‘생태적회심’을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