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 (불안한 시대를 건너는 철학적 걷기)

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 (불안한 시대를 건너는 철학적 걷기)

$17.00
Description
걷기에 관한 인문서는 국내에도 제법 출간되었다. 그러나 기존에 나온 걷기 인문서들의 거의 100%가 해외 저작들을 번역한 책들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차별성을 지닌다.

기존에 출간된 국내외의 여러 걷기론, 도보여행론들, 예컨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다비드 르 브르통, 프레데리크 그로, 로제 폴 드루아, 레베카 솔닛, 크리스토프 라무르, 존 버로스, 장 루이 시아니, 안토니아 말칙, 알링 카게, 안치운 등이 개진한 담론들을 거의 총망라하여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자기만의 고유한 색채를 지닌다.

길의 경험과 역사, 걷기의 역사와 장르, 직립보행과 그 산물, 20세기 석유 문명과 자동차, 걷기의 치유력, 무위의 경험, 걷기와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명상과 걷기, 걷기의 생산성, 통속화된 알피니즘과 그것을 떠받들고 있는 서구적 근대성, 패키지여행의 경험까지, 걷기와 도보여행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뜻에서 이 책에“걷는다는 것”이라는 제목을 붙여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들은 걷기, 산책, 도보여행이라는 경험의 지하광산으로 파고 들어가 걷고 산책할 때, 도보여행 길에서, 성숙해간다는 느낌, 치유되었다는 느낌과 함께 우리가 진정으로 경험하는(경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채광해낸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걷는다는 것”이 아니라“코로나 시대에 걷는다는 것”을 다루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시대의 맥락에서 왜 걷기가 정신력, 심력, 자신력의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어떤 식으로 낙심한 이들의 불안증, 공포감,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왜 걷기가 철학적 사유 활동과 창의적 생산활동을 촉진하는지를 조목조목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걷기는 어떻게 해서 우리 자신을 우리 자신으로서 살게 하는가? 위기의 시대에 걷기는 어떻게 삶의 생산적 힘이 되는가? 저자들이 제기하고 답변하는 핵심 질문들이다.

한편, 저자들은 자동차로 상징되는 석유문명, 고속과 효율, 정복, 소유의 맨털리티와 함께 수행되는 (후기자본주의의 한 문화현상으로서의) 걷기와 여행의 문화를 비판하는 데도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저자

우석영

환경철학연구자이자작가.섬진강최상류에있는마을에서자랐다.20대후반,삶의모든단면에서‘폭력적삶의양식’을끊어내는제2의삶의길을걸어가기시작했다.2004년초부터2014년초까지캐나다와오스트레일리아의여러대학도서관에서책에파묻혀살았다.아시아,유럽,북미의산과숲,호수,도시를도보로여행했고,틈만나면걷고있다.연세대학교,시드니대학교대학원,UNSW대학원에서사회학,문학,현상학을각기전공했다.주로자연환경철학,지속가능성이슈에관해연구하고집필하고있지만,예술비평문도쓴다.한겨레신문에‘동물+지구미술관’을연재하고있으며,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PNR,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등에서활동하고있다.《숲의즐거움》,《21세기를살았던20세기사상가들》(공저),《동물미술관》,《철학이있는도시》,《낱말의우주》등을썼고,반다나시바의《이세계의식탁을차리는이는누구인가》등을한국어로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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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글
1부.걷기,자기되기의여행글/우석영
1장.드라이브와걷기
2장.길,오래된새로움
3장.느림,전환과전복
4장.걷기라는처방전
5장.혼삶,괴로움과즐거움
6장.나자신으로존재하는즐거움
7장.무위의인간,호모오티오수스
8장.걷기와생각하기그리고짓기
9장.걷기의계보학
10장.걷기,인간의고향
11장.자코메티의〈걷는인간〉

2부.발걸음에얹힌철학글/소병철
1장.여행,생각의산파
2장.질주와완보
3장.무위의생산성
4장.내면의재건
5장.귀가-살아서,살러돌아오기
6장.바라보는시선과지나치는시선
7장.지나치는시선-통속적알피니즘과패키지여행
8장.바라보는사람은천천히걷는다
참고문헌
주석

출판사 서평

걸으면해결된다(SolviturAmbulando).
-라틴어경구

걷기는인간의최고치료약이다.
-히포크라테스

헤치고간다,바위투성이의길을헤치고간다.
-자메이카전통자장가

나에게는의사가둘있다.나의왼다리와오른다리.
-조지트레벨리언

걷기는우리자신만의영혼으로난길을우리에게보여준다.
-앤토니아말칙

걷기는당신이할수있는가장급진적인행동중하나다.
-알링카게

□책의첫문장

“질주가지속되고있다.”

□책속에서그대로따온글

“17세기영국시인존드라이든(JohnDryden)은극작품《오이디푸스》에서음악이있는동안근심은사라진다고썼다.하지만,이작품이나오기이미천년도전에로마인들은“걸으면해결된다(SolviturAmbulando,솔비투르암불란도)”고했다.”

“우리는이책에서걷기가어떻게(인간의)모멸감과불안감과두려움을잠재우고자신력(自信力)과자존감과자긍심을키울수있는지,왜걷기가자기에대한앎과철학적사유와창의성을촉발하는지,왜걷기가야외운동(exercise)이라기보다는특별한삶의실천인지를탐구했다.”

“걷기는움츠러들고위축된우리자신,불안하고두렵기만한우리자신을다스리는기술이되,모든것을다잃은사람에게도허용되는보편적인기술이다.”

“이와같은성숙과치유의느낌을뭐라고부르든,중요한건그것이돈없으면못누리는사치품은아니라는사실이다.”

“작은못하나가벽을허물수있다.막힌삶의길이벽이라면,걷기는바로그못의하나다.”

“어떤길은“공간을가로지르는수단만이아니라느끼고,존재하고,아는수단”이되어준다.나아가어떤길은“바깥으로는형이상학으로,뒤로는역사로,안으로는자아로인도”한다.어떤길위에서자연에서일어나는일들에주목하고그것을모두유의미한것으로받아들일때,우주만유와자신을목적으로대할때,그때우리는비로소우리자신으로돌아온다.마을과도시에서살아갈근원적심력을회복하며,그어떤삶의상황에서도뺏길수없고,그무엇과도결코교환할수없는,우리자신이진정바라는자신을발굴해내고그것에우리자신을일치시키려는의지를다지게된다.”

“별아래,지상에서육아는고난어린투쟁이자,고통과기쁨의뒤범벅이다.고통의기억이슬며시사라지고기쁨만이솟아오르는예외적순간도있는데,11~13개월의시간대엔그런순간이꼭있다.바로이때아기대다수가걸음마를떼기때문이다.세상의모든아기는이시절,지구위에서서,걷기시작한다.아기들은이때걷기가없는지하의암흑세계에서걷기가있는지상으로솟구쳐오른다.”

“어느진화한영장류포유동물의두발걷기는길덕분에비로소전진,돌파,극복,헤쳐나아감이된다.”

“그러므로말할수있다.걷기야말로우리인간의출발점이자준거점이라고.다름아닌걷기가인간의고향이라고.걷는인간으로부터기도하는인간,제작하는인간,생각(성찰)하는인간,예측하고계획하는인간,창작하는인간,놀이하는인간,작곡하고노래하는인간,유머를즐기는인간,거짓말하는인간,수다떠는인간,무위하는인간이가지를치고나왔다.”

“‘행위’가기승을부리고있다.행위는넘쳐나고,강요하고,윽박지르고,우리를몰아세우고있다.”

“걷기는일종의정신활동이고,감정을다스려평정과쾌활함에이르는기술이자창의적으로생각을개진하는방법이며,바로그렇기에값지다.또한우리는길위에서자기목적적인(autotelic)시간을살며무위(無爲)를경험하기도한다.걷기는우주와자신을편하게받아들이는강건한영혼을,자비와창의성이솟구치는쾌활한삶을생산해낸다.”

“무위를성장의기회로만들지,아니면권태의늪으로만들지는무위에들어온사람의자아감과책임성에좌우되는문제다.그렇다면천천히걷는일이무위로보인들무엇이문제이랴.그것은걷는일자체를백안시할이유가못된다.어떻게살지를고민하는사람은누구나걷는일을가능케한그무위를하나의책임있는멈춤으로,생각의소생술로,의미의발견술로선용할수있을테니말이다.”

“미국의작가존버로스(JohnBurroughs)도우리는“언제나멀리떨어져있는놀랍고자극적인것만을갈망하여정작눈앞에있는신들의길을깨닫지못한다”고꼬집는다.그렇다면산책이든여행이든걷는일의보람과의의를결정하는주요인은‘어디를’걷느냐가아니라‘어떻게’걷느냐인셈이다.‘나는누구이고어디로가는가’를자문하며내면을세상에개방한사람은누구나집근처거리와공원도인파로붐비는명승들못잖게볼수록생기있고흥미로운곳임을알아갈것이다.”

“몰랐던세상과진득이사귀며상처난자아를보듬는여행은르브르통의말대로“시간과장소의향유인보행”을통해서만보람된결실을맺는다.그러므로여행지의길들은완보(緩步)의리듬으로걸어야한다.”

“우리의사유는걸으며깊어진다.걸음은한마디로영감의자극제다.종이책만책일까?집밖의세상과길들이모두다사색가의서재이다.”

“나에게산책은돌아와무릎꿇을힘을얻는재충전이아니라똑바로설의지를다지는자강(自强)의걸음이다.이걸음이언제나성공을거두지는못한다.당연히실패도많다.그럼에도그러한걸음을부르는각자의숲들이,각자의길들이있다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