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름, 완주

첫 여름, 완주

$17.00
Description
세심한 온정의 세계를 빚어내는 우리 시대의 작가 김금희의 신작 장편소설. 돈을 갚지 않고 사라진 선배 고수미의 고향 완주 마을을 찾은 성우 손열매는 그곳에서 합동 장의사 겸 매점을 운영하는 수미 어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다.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목소리에까지 이상이 생긴 열매는 수미 어머니의 매점을 지키며 각양각색의 동네 사람들을 만난다. 외계인 같은 수수께끼의 청년 ‘어저귀’ 강동경과 춤은 좋아하고 슬픈 이야기는 싫어하는 옆집 중학생 한양미, 시고르자브르종 개 샤넬과 함께 사는 배우 정애라 등 생생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열매와 함께 여름 한 철 저마다의 완주를 이어 간다.
박정민 배우의 무제 출판사에서 펴내는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첫 권인 이 소설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을 염두에 두고 쓰여 장편소설이면서도 대사와 지문이 살아 있는 독특한 글쓰기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웃음 속에 담긴 슬픔도 슬픔 속에 담긴 웃음도 모두 속 깊은 다정함으로 그려 내는 김금희 작가의 이번 이야기는 어느새 내려앉는 여름의 빛처럼 읽는 이들의 마음을 환히 비추며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을 향해 우리를 끌어간다.
저자

김금희

저자:김금희
2009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너의도큐먼트」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센티멘털도하루이틀』『너무한낮의연애』『오직한사람의차지』『우리는페퍼로니에서왔어』,장편소설『경애의마음』『복자에게』『대온실수리보고서』,중편소설『나의사랑,매기』,연작소설『크리스마스타일』,짧은소설『나는그것에대해아주오랫동안생각해』,산문집『사랑밖의모든말들』『식물적낙관』『나의폴라일지』등이있다.신동엽문학상,젊은작가상대상,현대문학상,우현예술상,김승옥문학상대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첫여름,완주

작가의말여름을옮겨온다는기쁨
일러두기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시대의작가김금희가빚어내는세심한온정의세계
출판사무제의듣는소설시리즈첫권
신형철평론가,가수아이유추천!

“제목그대로이소설이다루는건여름이지만우리는사계절을다경험한것같다고느낀다.사계절,그러니까인생이라는다면체의다른이름말이다.”
-신형철(문학평론가)

“‘픽픽’웃음이나면서도어쩐지마음한구석슬프지않은장면이하나도없다.반대로나뭇잎한장에도,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고(故)신해철선배의유쾌한대사한줄에조차도필연같은슬픔이서려있지만,어저귀의숲에취하기라도한건지희한하게도자꾸‘흥흥’웃음이난다.”
-아이유(가수)

세심한온정의세계를빚어내는우리시대의작가김금희의신작장편소설『첫여름,완주』가출판사무제의듣는소설시리즈첫권으로출간되었다.이작품은낙담한마음과상처를안고완주마을에도착한손열매가사람들사이의“호혜적사랑”과다시세상으로나설용기를되찾는뭉클한이야기로,사람의슬픔도온기도사려깊게그려내는김금희작가의필치가빛난다.친한선배고수미가투자실패로생긴빚을갚지않은채사라지고열매는수미를찾아수미의고향인완주마을로향한다.돈도갈곳도없고성우인데목소리에마저이상이생긴열매는어물쩍합동장의사이자매점인수미어머니집에눌러앉는다.그렇게열매는매점을지키며거대한완주나무가자리한완주마을의각양각색이웃들을만난다.외계인같은수수께끼의청년‘어저귀’강동경과춤을좋아하고슬픈이야기는싫어하는옆집중학생한양미,시고르자브르종개샤넬과함께사는배우정애라등생생하고개성넘치는인물들이열매와함께여름한철저마다의완주를이어간다.
이번에선보이는출판사무제의듣는소설시리즈는시각장애인독자를위한오디오북을먼저발간하고종이책을이어서펴내는독특한기획의시리즈다.다른책들이시각장애인‘도’읽을수있었다면듣는소설은비시각장애인‘도’읽을수있도록만드는것이목표다.첫권으로선보이는『첫여름,완주』는오디오북을우선으로집필하여희곡처럼대사와지문이섞여있는데,이는오디오북의완성도를한층높일뿐아니라종이책독자들도오디오를상상하며읽게되는색다른재미를선사한다.오가는대사의맛깔스러운말맛과섬세하고유려한지문들은특별한소설을만나는기쁨을더한다.박정민배우가직접제작한오디오북은고민시,김도훈,최양락,염정아등화려한출연진으로화제를모으기도했다.

“그래,그런슬픈이야기는이제하지말자.”
슬퍼도무너져도각자몫의완주를해내는사람들

손열매는어린시절글을못읽는할아버지에게자막을대신읽어주다성우의길에접어든다.성우로어엿하게자리를잡아가던열매는십몇년을알고지낸룸메이트이자선배인고수미가투자손실을빚으로떠안고사라지고우울증으로목소리도변하면서갑자기길을잃는다.문득떠오른대로수미어머니집으로향하는열매.완주마을에당도한열매는사람도돈도일도잃은막막한신세다.그런열매의처지를헤아린수미엄마는“갈곳이저기하면여기있어도”된다며머물곳을내준다.이런열매뿐아니라마을사람들에게도저마다의사정이있다.어딘가기이하기도신비롭기도한어저귀는인간에게지친나머지“인류애상실”이라고외치고,옆집중학생한양미는춤을연습하며스타를꿈꾸지만변변히돌봐주는보호자하나없이방치되어있는현실은녹록지않다.행방이묘연한딸을마음한편에품은수미엄마는장례지도사일을하며홀로암투병을하고있고,이제는활동이뜸해진배우정애라는무슨사정인지이곳에서개와함께혼자살고있다.그밖에도차별과오해를받는다문화가정의아이들,대형재해로자식을잃은아픔을지우지못하는용운엄마등진짜우리의이웃같은이들이완주마을을생생하게채운다.
이처럼다들한편에슬픔을간직한인물들이지만소설은이들을처량한시선으로바라보지않는다.오히려삶이란원래그런면이있다고,누구나다자신만의아픔과상처를안고살아간다고말하는듯하다.그리고그러면서도웃을수있고사랑할수있고다시일어서서나아갈수있다고도.누구나한번쯤은겪는낙담과실패를속깊은시선으로살피는이소설은웃음속에담긴슬픔도슬픔속에담긴웃음도모두아우르며빛과그림자가공존하는삶의진상을따듯하게그려낸다.

낙담과상처에도놓지않는서로를보듬는마음
눈부시게내려앉는여름빛처럼찾아오는어떤평범한기적

“할아버지:사랑?이,사랑은잃는게아니여.내가내맘속에지어놓은걸어떻게잃어?”(212면)

세상을떠난열매의할아버지는꿈속에나타나,사랑을잃었다고말하는열매에게“사랑은잃는것이아니”라고,“맘속에지어놓은걸어떻게잃”냐고답한다.눈앞에있는현실의무언가는잃을수있지만마음속에지은사랑은잃을수없다고.이는연인간의사랑에한정된이야기는아닐것이다.어저귀는자연과연결되는경험을하는열매에게그것은“친교적조력”,즉“살아있는것들이살아있는것들을돕고싶어하는마음”이라고설명한다.사람과사람뿐아니라,이세계의모든살아있는것들과나누려는이마음역시한번지어지면잃을수없을터이다.소설은이렇게마음속에지어진것들을비추며그마음을나누며살아가는것의위안과희망을전한다.때때로우리의현실은엉망이되고“우리가알던세계는전혀다른것이된다”.“그러니까완전히다른방식으로진실된것”이.열매는서울로돌아온뒤완주마을을찾은그봄처럼“완전히다른방식으로진실된것”이도시에도기적처럼찾아오길기원한다.열매의그바람이이루어질지는확실히알수없지만,독자들은이소설에서‘다른방식으로진실된것’을,소설이펼쳐보이는어떤기적을마주할수있을것이다.

저자의말

거짓없는사실,완전한올바름,그것은때로삶을수렴하기에너무옹색하다.그보다는더수용적이고오래고성긴것이필요하다.이를테면우리가알아채기도전에서로의어깨위로내려앉는여름의방문같은것.
(…)많은생각이들지만여기까지가나의완주다.그리고그것이‘부족한’완주라하더라도아쉽지않고기쁘다.책작업을하는동안나는“완전히다른방식으로진실된”상태에대해생각하게되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