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이저술된이후많은조선의지식인과위정자들이이책을읽었다.조선시대대표실학자인다산정약용은이책을여러번탐독하고독후감을남겼을뿐만아니라,아들에게보낸편지에서꼭읽어야할책으로꼽았다.
류성룡의《징비록》은조선뿐만아니라일본과중국에서도널리읽혔다.일본에서는1695년에교토에서《조선징비록》이라는제목의책이출판되었다.그리고1880년무렵일본에머물렀던청나라학자양수경(楊守敬)이《조선징비록》을수집해중국으로가지고들어가면서중국에서도널리읽히게되었다.우리가번역의저본으로삼은책도바로이책이다.《조선징비록》은모두4권4책으로구성되어있다.
이책을번역하는데에는생각보다많은역사적배경에대한이해가필요했고,우리는‘새로운징비록’을만들고싶었다.그래서번역한징비록이야기사이사이에당시상황을쉽게이해할수있고,알고읽으면더욱흥미로운역사이야기를곁들였다.
《징비록》은역사의통절한실패를경험한옛사람이그실패를후손들이다시는반복하지않기를바라는마음에서지은책이다.그래서어떤형태로든실패에노출되어있는이시대사람은이책을읽으며공감하고교훈을얻을수있다.400여년전《징비록》에새겨놓은뼈저린반성은지금이순간에도여전히유효하다.국가가직면하게되는위기는시대를뛰어넘어다양하게나타나기때문이다.
《징비록》에는전쟁뿐만아니라천재지변이나인재를수습하고극복하는지혜,위정자들의올바른위기극복의태도,사회구성원의책임지는자세등에대한질문과답이담겨있어그가치는더욱빛난다.《징비록》은다양한사안을수록하고있는만큼한문학,동양철학,국사학의전공자가번역과집필에참여했다.
《징비록》의정확한전달을위해번역어를고르고다듬었으며역사적사건이놓인배경과맥락을쉽고정확하게전달하기위해오랜시간토론하고합의하는과정을거쳤다.그과정에서우리는충만한배움의기회를얻을수있었다.우리가얻은교훈과배움의감동이이책을통해독자들에게도그대로전달된다면필자들로서는더바랄게없겠다.
[머리말_‘새로운징비록’을위하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