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양장본 Hardcover)

연필 (양장본 Hardcover)

$16.09
Description
2023년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2025년 뉴욕타임즈-뉴욕시립미술관 올해의 그림책 선정!
벨기에-프랑스, 미국, 스페인-아르헨티나, 대만, 중국, 이탈리아, 독일 수출!
연필을 깎으면 나무가 되고 숲이 된다?
사람만이 살릴 수 있고, 사람만이 망가트릴 수 있는 신비의 숲!
선순환과 악순환 사이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질문하는 그림책!
별것 아닌 우리의 행동이 부디 별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이기를!

그림책향 시리즈 열다섯 번째 그림책이자 글 없는 그림책 『연필』입니다. 이 그림책은 말도 안 되는 상상에서 출발합니다. 연필을 깎으면 나무가 자라고 숲이 된다는 작가의 상상이 엉뚱하면서도, 정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연필이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고, 숲이 망가지고, 숲이 다시 차오르는 모습을 이제껏 우리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시선으로 보여 줍니다. 사람만이 망가트릴 수 있고, 사람만이 살릴 수 있는 숲, 아름다우면서도 으스스한 그 숲으로 은밀하게 떠나 봅니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2년 볼로냐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2025 뉴욕타임즈 & 뉴욕시립도서관 올해의 그림책 선정
저자

김혜은

막연하지도거대하지도않은것들의이야기를궁금해하고
그것이이미지로재현되는지점을좋아합니다.
오늘도부끄러워소리내지못하는것을찾아들여다봅니다.
예술과자연을모두사랑하는마음으로처음그림책『연필』을그렸습니다.

출판사 서평

작은연필한자루가이룬기적?

연필이있습니다.
칼로연필을깎습니다.
깎인나무조각들이떨어집니다.
떨어진조각들은나뭇가지가되고잎사귀가되더니이내참나무한그루로자랍니다.
또다른종류의작은나무들이이곳저곳듬성듬성싹을틔웁니다.그나무들은점점자라더니수많은생명이평화롭게살아가는숲을이룹니다.바람이불어오자숲에사는새들이화려하게날아오릅니다.마치평화와생명의잔치처럼말이에요.

이그림책이이렇게끝났다면‘작은연필한자루가이룬기적’이라는훌륭한(?)판타지가되었을까요?생각지도못한시작으로첫장을열었던그림책은이제부터더욱놀라운흐름으로우리를안내합니다.
바람이불어오자숲에사는새들이아름답게날아오릅니다.이런,아니군요.바람이아니라나무가잘려화들짝놀라날아가는것이었습니다.왜이렇게잘렸을까요?이아름다운숲을누가,왜이렇게망가뜨렸을까요?터전을잃은새들은하염없이따라갑니다.잘린나무를가득싣고가는트럭의뒤꽁무니를따라갑니다.이렇게망가진숲은이제어떻게될까,이렇게실려나간나무는어디로팔려갈까,걱정이이만저만이아닙니다.

이처럼김혜은작가는연필에서떨어진조각들을숲으로채우는상상을괜히한게아니라는듯,그림의물줄기를전혀다른방향으로틀어버립니다.커다란트럭은따라오는새들을뒤로한채,더커다란공장속으로사라집니다.이공장에서는어떤무시무시한일이벌어질까요?공장의기계는쉴새없이돌아갑니다.무언가를만드는사람들의손길이바쁘기만합니다.

그런데바깥에서본공장의모습과는달리그기계들은그다지괴물처럼보이지않습니다.오히려공장안은깔끔하고,기계들은아름다운구조를뽐내며알록달록한제품들을만들어냅니다.무엇을만드는공장일까하고궁금해하는사이,이어지는그림은어느새알록달록한연필이가득한화방으로바뀝니다.화방안에는한아이가한껏뒤꿈치를들어연필한자루를잡는모습이보입니다.아이는화방을나와어디론가걸어갑니다.이아이가쥔연필한자루는이제어떤세상을만들어보일까요?


나의무심한습관이세상을망치는칼이되지않기를,
별것아닌우리의행동이부디별것을만들어내는시간이기를

사람은연필을깎을수도있고,나무를벨수도있습니다.거꾸로사람은연필을만들수도,나무를심을수도있습니다.그리고그렇게만든연필을집어들고그림을그릴수도있지요.작가는이갈림길에서고민이꽤많았던듯합니다.나무의희생으로태어난연필로그림을그리는일이누군가를살리는일이기를바라는작가의마음이은밀하게다가옵니다.

김혜은작가는그림을그리는사람입니다.그림책속아이도화방에서나와그림을그립니다.화가한테연필은없어서는안되는물건이지요.그러니무언가를그리려면당연히연필이있어야하고,그연필을깎아야그림을그릴수있습니다.그러려면공장에서만든연필을사야만합니다.연필은돈만있으면쉽게살수있습니다.그연필로그림을그리면되지요.
이당연한흐름이오히려작가를혼란에빠뜨립니다.작가한테는연필을깎는행위와나무를베는행동이그리달라보이지않았던걸까요.그저또아무의식없이별것아닌그림한장그려내는구나하고생각했을까요.그래서잘라낸나무로만든연필을쓰는자신을다시돌아보았을까요?

사실이갈림길은누구한테나주어지지만누구한테나보이는것은아닙니다.어쩌면부의기준을오로지돈으로만생각하는사람들한테는안보일수도있겠습니다.그돈의실체를깨닫는날,그제야잘려나간숲의빈자리에우뚝선자신을발견하겠지요.

연필은‘겨우연필’이아니라내가어떻게쓰느냐에따라나무가되기도하고숲이되기도합니다.그숲의나무는또잘려나가수많은연필이되지만,언제나나무를살리고숲을살리는연필이되지는않습니다.쓰는사람이다르고,어떻게쓰는지도다다르니까요.즉,어떤사람의행동은선순환을만들기도하지만,어떤사람의행동은악순환을만들기도합니다.작가는바로이선순환과악순환사이에서나는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가라는질문을던지고싶었나봅니다.


그림속에숨겨놓은장치들,의미들,마음가짐들

『연필』은글없는그림책입니다.표지에도뒤표지에도글이없습니다.게다가언뜻보면아무런장치없이물흐르듯자연스러운그림책같지만,사실그림안에는여러장치들이숨겨져있습니다.그러니까글자가있어야이해가쉬운사람들한테는참어려운그림책일수도있지요.하지만글자보다더오래,더여러곳을느긋하게살피며책장을넘기다보면,마치엉킨실타래에서실이풀리듯보이지않던이야기들이술술흐릅니다.

처음에연필이깎이는장면부터숲을이루는장면까지는마치시간이쌓이고쌓여커다란숲을이루듯이그림이한장한장포개어지듯이어집니다.그뒤로새가날아오르고트럭이공장으로들어가는몇장면은이어지지않고낱장으로쪼개지지요.나무가잘려공장으로들어가는과정이자연의순리에어긋남을비유하는듯합니다.이어서공장과화방과아이의방과다시숲이되는공간은처음장면들처럼자연스럽게이어집니다.연필을깎는일,연필을만드는일,연필로그림그리는일은하나같이생산을하는과정입니다.누가어떤마음가짐으로이과정을빚느냐에따라결과는다를수밖에없겠지요.

연필을깎는일을두고도우리는여러가지생각을해볼수있습니다.연필을깎으려면칼이있어야하고,나무를베려면톱이있어야합니다.연필은깎지않으면쓸모가없고,나무도자르지않으면살아가는데필요한도구를만들수없습니다.하지만우리사회는지나치게많은물건을만들어냅니다.연필도그렇지요.예전에는몽당연필도볼펜깍지에끼워썼지만,오늘날은굴러다니는게연필이고볼펜입니다.

작가는연필이며물감으로그림을그리고책을내는사람입니다.연필깎는일이부디함부로베어낸나무가아니라더많은나무를자라게하는밀알이되기를,내가하는일에만몰두하지않고나에게온물건의가치와희생을잊지않기를바라는마음을이책에담은건어쩌면작가이기에지녀야할사명일수도있을듯합니다.


겉표지를벗겨내어숲액자로만들어보세요

이책에는겉표지가있습니다.표지뒷면에는제목없이가로로기다란숲그림이있습니다.이표지를벗겨서벽에붙여두고자연이우리에게주는의미를생각해보면좋겠습니다.집에쌓여잠든연필의쓰임도생각해보면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