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근통신 木槿通信  (리커버)

목근통신 木槿通信 (리커버)

$22.00
Description
조국과 일본의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
리커버 특별판 출간
『목근통신』은 일본의 이중성을 지적하며 우리 민족의 자각을 촉구한 김소운의 수필집이다.
‘목근통신’은1951년 『국제신보』에 연재한 서간체 형식 수필 제목이다. 한국의 현실을 왜곡한 일본 주간지 기사에 분노하며 쓴 글로 당시 ‘일본에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붙었다. 기사는 같은 해 11월 일어로 번역되어 일본의 『중앙공론』에 실렸다. 1952년 단행본 『목근통신』(영웅출판사)이 발간됐고, 1973년 삼성문화재단이 일본과 한국에 관한 저자의 글을 더해 『목근통신(外)』를 출간했다.

저자는 『목근통신(外)』 서문에서 “우리의 국민도의를 지켜나가고 이웃 나라를 과부족(過不足) 없이 정시(正視)함에 있어서 만분의 1이라도 기여하는 바 있기를 기구하는 마음에서 묵은 글을 다시 한번 내놓았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반일이나 친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34년간 일본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인에게 받은 모멸에 항의하고, 반성 없는 일본의 태도를 준엄하게 지적한다. 동시에 말로는 극일이나 배일을 외치지만 일본문화의 거죽에만 빠져 있는 한국의 실정을 개탄했다.

세기가 바뀐 2021년, 한일 양국은 출구 없어 보이는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저자의 이야기는 ‘묵은’ 훈계가 아니다. 양국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은 70년이 지난 오늘날도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막힘없이 읽히는 세련된 글솜씨는 ‘명문’ 소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에 복간한 『목근통신』은 1973년 출판본을 읽기 쉽게 고치고 주석을 더했다. 더불어 세로쓰기 형식으로 옛 맛을 되살렸다. 1950년에 연재한 16편의 글과 귀국 후 20여 년에 걸쳐 쓴 수필이 총 3부로 나뉘어 실렸다.
저자

김소운

저자:김소운

김소운은1908년1월5일부산에서태어났다.본명은교중(敎重)이었으나광복후에소운(素雲)으로개명했다.진주재무서주사였던아버지김옥현(金玉顯)은1909년의병들에게친일파로몰려피살된다.어머니는박덕수(朴德水)는1912년재혼해서러시아로떠났다.양친을잃고할머니를비롯한친척들과생활하며진해,김해,목포등으로계속거처를옮겨야했다.1916년불과아홉살의나이에홀로평안남도진남포로가서2개월간체류했다.

1919년3·1운동당시절영도소년단활동이문제가되어옥성보통학교를중퇴했다.이듬해사촌형을따라일본으로건너가1921년동경개성중학교에입학했다.하지만1923년9월동경대지진사건으로학업을중단하고오사카숙부댁에서약반년을지내다한국에돌아왔다.다음해상경하여오상순,김범부,조명희,변영로등의문학인들과교류했다.이후한국과일본,식민지와제국을여러차례왕복하는불안정한생활이계속되었다.

김소운은한국문학을번역해서일본에소개하며한국인의문학정신을널리알렸다.1926년동경에서교포노동자들을찾아다니며채집한구전민요를일본의시잡지『지상낙원』에연재했다.이를바탕으로1933년일본출판사에서『언문조선구전민요집』을발간했다.3천수가넘는구전민요가실린700여쪽짜리순한글책이었다.또한3년여의편집과번역끝에1976년『현대한국문학선집』을한국과일본에서공동편찬했다.

호는삼오당(三誤堂)이며한국수필사에서70년대를대표하는수필가중한사람으로꼽혔다.저자는삼오당의뜻을익살스럽게밝혔다.“첫째로허다한나라를두고하필이면이런나라에서태어났으니제1의과오이고,인간의운명이니감정에관련된문필작업같은이런고생길을택한것,이것이둘째과오.30전후에죽어서애석하다는소리나들어볼것이지죽지않고살아이게무슨과오일까보냐?”

1952년베니스국제예술가회의에한국대표자격으로참가할정도로국내문단내입지가높았다.『가난한날의행복은』70년대고등학교국어교과서에실렸고『목근통신』은대학교재로사용되었다.또한원작보다좋은일본어번역실력덕분에1977년한국번역문학상을,1980년은관문화훈장을받았다.향토와조국의문화에대한애정을기반으로인간에대한사랑이담을글을쓴김소운.근엄하면서도격정적인성격으로세상과타협하기를거부했다.모순과상처투성이인인간을그려내며성찰의눈을거두지않았다.1981년11월향년74세에타계했다.

목차

목근통신木槿通信-일본에보내는편지
*미움과친애의두진실에서
*《선데이매일》지의기사
*「구린내나는나라」의출토품
*제욕을제가하는바보
*어느쪽이더교활
*《하가쿠레葉隱》의일화
*배움직한일본의「서비스스피릿」
*일본을이해함에있어서
*일본의「선善」을두고
*「자유혼」이란그한마디
*일본의「악」
*일본문화의토양은……
*「받는민족」에서「주는민족」으로
*세계의일본이기전에
*서로의공동이해利害에있어서
*『내어머니는「레프라」일지도모릅니다』

붉은튤립-일본의지식인Y씨에게

민족문화의순결을위하여
*그리운옛노래
*장한몽長恨夢
*입맛쓴실례들
*영리한베르나르
*인형모가지
*깨끗한소복素服

일본말과민족감각
*등대지기
*「긴상」「복상」
*피로연連한「어머니의말」
*뒤죽박죽인언어생활
*『오레와닛뽄진다』
*연륜을거듭한민족체질

대일감정의밑뿌리
*구미에맞춘양념
*민족과민족의상극相剋
*혈관속에설레는「피」
*우호를가로막는장벽
*장벽을뚫는길

2부
가깝고도먼이웃
*월남月南선생의선학善謔
*일방적인영합迎合
*기차와승객
*4백분의1인「한국」

일본이란이름의기차-한·일협정의발효에붙여
*플랫폼일본
*기대와위구危懼
*일본의뿌리
*생활정신의토대

도착倒錯된대일對日감각
*문화식민지의상표
*못들은역시譯詩테이프

일본말의망령들
*『그시절이그립습니다』
*낯간지러운CM
*전자계산기라면몰라도
*「하루나」「긴타로」
*일본말의대가들

수감隨感·일본어

「일본태풍」속의한국
*멘델교수의충고
*「피」의기억
*얼마나깔보았으면
*모든책임은이쪽에
*무색한충무공동상

조국의젊은벗들에게
*건망증
*고인물,흘러가는물
*알지못할수수께끼
*뿌리깊은일본의매력
*버려야할하루살이대일자세
*칼레의시민
*겹겹으로사무친대일감정
*쉬운길,어려운길

3부
시점視點Ⅰ
*일제천국
*『야마모리로주어요』
*「복수」라는수입품
*「어머니」와「오모니」
*4반세기
*겁내지말고신중히일본문화원개설을두고
*아쉬운민족긍지

시점視點Ⅱ
*달갑잖은부산물
*외래인과「삼국인三國人」
*불어오는일본바람
*평온무드에경종-김희로金嬉老사건에뒤따르는것
*「일본공해」

스도首藤노인-일본의양심

양梁군의죽음

일본무사도의계보
*뿌리깊은생활도의
*일본도에연連한향수
*무사도의집약〈충신장〉
*일본적인모럴과체취
*무사도화려했던시절
*「마치야코町奴」와「하타모도야코旗本奴」
*탈을바꾼무사도정신

출판사 서평

70년전에띄운편지
한·일젊은이들에게배달되다

일본서활짝핀무궁화

목근은무궁화의다른이름이다.작가가일본에서살던집뜰에무궁화나무한그루가있었다.'일본인보다일본말을더잘하는조선인'으로일본문단에서활동한김소운.일본과조선의본질을누구보다날카롭게꿰뚫고있었다.연재를시작한당시그반향은생각보다커서가는곳곳마다화제가되었다.작가김소운의회상에따르면‘어느다방에서한중년손님은소리내어읽다가목이메면서눈물을뚝뚝흘렸다는얘기도있었다’고한다.

편지는점잖은말투로일본의민낯을매섭게꼬집는다.돌고돌아보낸이에게되돌아오는선물(오미야게)에서드러나는일본사회의허위의식.강한자에대해서는허리를굽히고,약한자에게는까다롭고오만한사회통칙.역경에는풀이죽고순경에는안하무인을일삼는양면성.이는70년이흐른지금일본우익보수의태도에서고스란히되살아나고있다.


과거에얽매인패착말아야

일본과지리적으로붙어있다는사실은바꿀수없다.비행기로2시간남짓이면서로수도권에닿는부담없는이웃나라다.코로나19이전몇년간일본내관광객1위는한국인차지였다.코로나19로실내에머무는날이많았던일본넷플릭스의2020년연간시청률톱10은절반이한국드라마였다.한국인역시일본문화를다양하게즐긴다.젊은이들로북적이는한국번화가에는일본에도시대풍선술집이즐비하다.

40년전일본문화원개설을앞두고떠들썩한반대에휩싸였던이야기는낯설게느껴질정도다.민간의교류는이처럼깊고넓어졌지만정치적으로는오히려그반대다.2019년일본은한국을상대로수출규제조치를했다.불화수소가북한에유입된다는명분이었지만,대법원의강제징용배상판결에대한보복으로보는것이옳다.양국은혐한과반일을외치며서로한걸음도가까이가지않았다.짧게는몇십년,길게는몇백년에걸쳐켜켜이쌓인감정을하루아침에해소할수는없다.하지만전세계가초유의재난을겪는지금,서로의발목을잡으며같이구렁텅이로빠지는과오는저지르는건아닐지돌아봐야한다.

“후진국콤플렉스벗어나라”

해방이후한국은꾸준히일본과의격차를줄여왔다.최근들어서는일본을능가하는부분들이생기기시작했다.OECD통계에따르면2017년에는한국의1인당GDP(구매력기준)는4만1001달러로일본(4만885달러)을추월했다.2020년국제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는한국의신용등급을일본보다높게평가했다.작가의바람대로한국은다른민족과나라에문화적으로나경제적으로영향을‘주는’나라로성장했다.자동차,전자등양국의주요산업은경쟁관계면서상호협력이필요한관계가됐다.

저자는70년대가한일간에개재한갖가지불균형,불협화음을시정하고조절할최후의기회라고했다.후진국의콤플렉스에서벗어나자신있는민족긍지로이웃나라의번영과성장에축복을보내는아량을가져보자고제안했다.지금의한국은후진국도아니요,콤플렉스를가질필요도없다.명역력明歷歷노당당露堂堂하게큰길로걸어갈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