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와 회귀 (최인 장편소설)

도피와 회귀 (최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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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철학서인가, 소설인가?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수상작 『비어 있는 방』으로 등단한 작가 최인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철학소설인 『도피와 회귀』가 출간되었다. 『도피와 회귀』는 1월 1일에 시작해 12월 25일로 끝맺는 일기체 소설이다. 날짜 하나하나에 국내외적 사건과 철학적 개념을 인용 제시해 도피와 회귀가 역사 속에 어떻게 적용되었는가를 보여준다. 소설은 다음과 같은 소제목을 소개하면서 시작된다.
저자

최인

崔仁
경기도여주시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출생
1998년동아일보신춘문예단편『비어있는방』으로등단
2002년1억원고료국제문학상『문명,그화려한역설』수상
2008년~2019년12년간〈최인소설교실〉운영
2021년『문명,그화려한역설』,『도피와회귀』출간

목차

작가의말

제1장고독으로부터의탈출
제2장존재와비존재
제3장야만적인너무나야만적인
제4장이데올로기의부활
제5장특화된다수는항상부정하다
제6장우연그리고필연
제7장진지함의가벼움,사소함의무거움
제8장선택과판단
제9장모든사람을위한,누구를위한것도아닌
제10장현상과본질
제11장군중속의고독
제12장탄생과죽음
제13장이것이냐저것이냐
제14장가는자와오는자
제15장도피와회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랑과자유를찾고자하는본능적욕구가인간본성에내재해있다”

사람들은권태로운현실과따분한일상으로부터끊임없이도피를꿈꾼다.자유는일차적으로심리학적인문제라고볼수있다.하지만그것은엄밀히말해경제적,정치적,생물학적측면에걸친다양한문제라고아니할수없다.

1월1일
그는새해아침,무위로부터자신을탈출시켜야한다고마음먹었다.그래서이불을쓰고누워있다가벌떡일어났다.

본작품은인류의생존과번영이도피와회귀의법칙으로진행된다는전제를깔고있다.즉선과악,생과사,이념과제도,문명과역사까지도도피와회귀의법칙을벗어나지않는다는것이다.개인의삶속에서도도피와회귀의법칙은어렵지않게발견된다.만남과헤어짐,사랑과증오,긍정과부정,탈출과복귀등이그것이다.이도피와회귀는세계사속에서재현되며문화와문명을견인해왔다.과학과철학속에서도도피와회귀는원리와이론으로그모습을드러냈다.즉에리히프롬은인간이집단에서도피해자유롭게되었지만,다시집단을그리워해회귀하고자하는의지를〈자유로부터의도피〉라고피력했다.

아놀드토인비는문명이도전과응전의연속과정으로탄생했으며,도전과응전이인류를진화시키고과학과문화를발전시켰다고〈역사의연구〉에서주장했다.이와같이생성과소멸,전진과후퇴,진보와퇴보,건설과파괴는도피와회귀를바탕으로역사를만들고문명을꽃피웠다.지구상에서벌어지는모든전쟁과이념의대립,종교적갈등,문명의충돌또한이법칙아래서발생하고봉합되었다.소크라테스와플라톤이사용한변증법의논증과,헤겔이현상학적인식론에적용한정립(테제)-반정립(안티테제)-종합(진테제)도도피와회귀의틀안에서구현되었다.이와같이도피와회귀의법칙은학문과역사,종교,이데올로기를견인하며인류를성장시켰다.

소설『도피와회귀』는위와같은현상들에대해논증을해보이면서줄거리를끌고간다.또한한반도가처한좌우이데올로기의대립을도피와회귀의법칙을적용해분석하고풀어간다.소설의주인공(철학교수)은남북분단과좌우이데올로기의충돌로인해파멸의길을걷는다.남과북그어디에서도살수없는주인공은결국제3국으로의도피를결심한다.그야말로주인공의도피는이념적도피가아니라,삶그자체로부터의도피이다.남한당국은주인공이북으로망명할것을우려해방해공작을펼친다.남한당국의시선으로보면주인공의망명은체제에대한불복일뿐이다.이처럼도피와회귀는주인공의삶을날카롭게재단하며그존재를드러낸다.

최인작가는80여권의철학서를본문곳곳에인용하는한편,인간의삶을지배하고제한하고결정짓는중요한개념들을소설속에등장시킨다.즉사랑,행복,진리,진실,희망,절망,슬픔,고독,죽음,삶에대해하나하나정의를내리면서독자로하여금함께고뇌할기회를선물한다.

책소개따위에도피를간추린다는게말이안된다.담을수가없다.그냥읽어야할책이다.

『도피와회귀』는작가최인이2005년3월에집필을시작했다.그로부터16년이지났다.그동안최인은도피와회귀를108번이나수정했다.그숫자를정확히짚어낼정도로도피와회귀에대한그의애정은남달랐다.집필시작시점은오래전이지만소설이가리키는것은우리의‘오늘’이다.주인공최명하의발자취를따라걷다보면,우리내면에잠재되어있는‘떠나고싶은욕구’와‘다시돌아가고싶은욕구’를발견하게된다.소설속에그려진1년은거대한역사의축적이며,최명하의삶은도피와회귀의굴레속에서치열하게살아가는우리의모습과도같다.역사는반복되며,우리는우리가존재하기전의과거까지돌아봐야한다는걸소설은알려준다.

『도피와회귀』는이시대를돌아보고,가름하고,통섭(統攝)하는소설이다.대한민국국민이라면누구나읽어야할범국민교양서이자인문학적소양을쌓을수있는철학소설이다.일반인,대학교수,정치인,종교인,언론인,예술가,공무원,회사원,노동자,학생모두는이책을읽음으로써미래를전망하고통찰할지혜를얻을수있다.

지금우리는도피와회귀,그어느것도선택하지못한채살아가고있다.
그것이바로도피와회귀가세상에나온이유이다.

〈책속한문장〉

p24
그는새출발이그토록침울한기분속에서시작될것이라고는상상치못했다.오히려아내와도시로부터벗어나는순간홀가분해질것이라고믿었다.그래서어느때보다밝은마음으로승용차를출발시켰다.하지만막상도시를벗어날때무언가를잃어버렸다는생각을지울수없었다.

p25
그는그순간그렇게마음을다져먹었다.아무것도생각하지말고앞을바라보며뛰어가자고.그러다보면무언가가해결되고무엇이든이루어질것이라고.그렇게결론을내리자침울했던마음이약간가벼워졌다.

p169
한편은사랑한다고믿고,다른한편은사랑하지않는다고생각하는것.한구석은사랑하고싶은데,한구석은사랑에대해서부정한다는사실.그단순한진리속에관계의단절과고착이숨어있다.

p198
본래동물은자유를가지고살아가는독립된개체였다.그동물들이자연속에서누리던본능적인자유를인간이빼앗았을뿐이다.

p207
인간이인간앞에서느끼는헤아릴수없는불안감과낯섦.자기자신의사진이나거울속에비친스스로의모습을타인처럼느끼는단절감.이것이바로부조리의눈뜸이고부조리속으로의온전한감정이입이다.

P249
“형도계속당하고피해보고물러서며살겁니까?”
“체제가그걸원하면그렇게살아야지.”
“양복을입은사람들이노골적으로감시를하고따라다녀도요?”
“그러면어떻게해?우리는이나라에서태어나고이나라법을지키면서살아가는소시민인데.”

P255
7월10일이성은분홍색상상력을극복할수없다

P276
존재는존재그자체이다.존재는신도아니고,세계의근거도아니다.

P322
“내가정말취직을할수있을까?”
“할수있죠.그게어디인가가문제죠.”
“나는내가이세상에서쫓겨난사람처럼느껴져.”

p361
인생이라는것자체가모순이고,삶이라는것자체가부조리한것이다.전력으로뛰어가면서도자신이왜뛰어가는지를모르는것처럼.

p375
그는자신이세계사속에끼어신음하는,보잘것없는소시민이라는것을알고있었다.문제는그소용돌이치는역사의수레바퀴가여전히그를압사시키려고한다는사실이었다.

p414
화이트는자유를위한본능처럼도로안쪽으로들어섰다.그는당장화이트의목에리드줄을매야한다고생각했다.그렇지않으면사고가발생할것같은느낌이들었다.그는킁킁거리며돌아다니는화이트에게손짓을해댔다.그의다급한행동에도화이트는나올생각을하지않았다.오히려도로중앙을걸어가는게더안전하다는듯꼬리까지흔들었다.이미화이트는눈앞에펼쳐진세계에매료된상태였다.

p426
그신비스럽고신성한순간,그는결단을내리지않으면안되었다.더이상쫓기는삶을영위할수없을뿐더러,억압과불안속에서살아갈수없다.이제는어디로든가야만한다.그곳이무엇을하는곳이든,어떤이념을가진장소든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