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최인 장편소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최인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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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년 동안 캄캄한 토굴에서 지내다 세상 밖으로 나온 남자. 그는 인간인가 짐승인가 악마인가 선지자인가. 곁에 두고 평생 읽을 책.
소설책이라 쓰고, 명언집이라 읽는다. "악마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도서출판 글여울에서 출간한 최인 작가의 네 번째 장편 소설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저자

최인

본명최인호

경기도여주시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출생
1982~1996인천경찰청파출소장,형사반장역임
1998동아일보신춘문예단편「비어있는방」등단
20021억원고료국제문학상수상「문명,그화려한역설」
2008~2019종로에서〈최인소설교실〉운영
2020〈도서출판글여울〉설립
2021「문명,그화려한역설」,「도피와회귀」출간
2022「돌고래의신화/단편집」출간
2023「악마는이렇게말했다」출간

*발표작품

장편
「문명,그화려한역설」,「도피와회귀」,
「돌고래의신화/단편집」,「악마는이렇게말했다」

단편
「비어있는방」,「화이트크리스마스」,「안개속에서춤을추다」,
「킬리만자로카페」,「뒤로가는버스」,「장미와칼날」,「변증법적함수성」,
「캐멀비치로가자」,「그들그리고」,「돌고래의신화」

목차

1악장(惡章)007

2악장(惡章)111

3악장(惡章)253

4악장(惡章)397

출판사 서평

30년동안캄캄한토굴에서지내다세상밖으로나온남자.
그는인간인가,짐승인가,악마인가,선지자인가.
곁에두고평생읽을책.
소설책이라쓰고,명언집이라읽는다.

“악마는어디에나있고,어디에도없다.”

도서출판글여울에서출간한최인작가의네번째장편소설『악마는이렇게말했다』가칼날같은바람을뚫고2023년1월,세상에나왔다.처음에는250매분량의중편으로쓰여졌다.이후문예지에발표까지했던터라언젠가는출간하리라,최인은생각했다.그러던2022년어느봄날,그는불길한꿈을꿨다.자전거를타던중이었고,자전거도로양옆에는벚꽃이만개했다.

기쁨과즐거움과행복에취해있는순간,오른쪽숲속에서커다란사자가양발을벌리고내몸과자전거를동시에덮쳤다.나는너무나놀란나머지필사적으로사자의발톱을피했고,사자는자신의중량과속도를이기지못한채,반대편쪽바위에머리를부딪치고쓰러졌다.그때뒤따라오던자전거가사자의몸을깔아뭉개고재빨리도망쳤다.나는남자를따라도망치려다가‘죽어가는생명체를내버려두고갈수없다.’는생각에,숨이넘어가는사자의심폐소생술을실시했다.(p3/작가의말)

이후깨어난사자는이렇게말했다.“지금당신이할유일한선행은그대로내밥이되는것이오.”(p3/작가의말)사자는목숨을구해준자를잡아먹으려이빨을드러냈고,최인은그대로잠에서깨어났다.‘악(惡)이란무엇인가’에대한사유(思惟)에깊이매료된작가는집필해두었던『악마는이렇게말했다』를꺼냈다.그는2개월만에초고2000매를집필했으며,그후4개월간탈고해소설을완성시켰다.『악마는이렇게말했다』는철저히악마화된인간,인간을대신해죽은신,천사를타락시키는악마를서사시적으로묘사한소설이다.

이작품은신의종말,천사의저주,악마의죽음,인간의타락,짐승의멸종을진지한어조로이야기하고,논하고,노래하고,회억(回憶)한다.

이역설적이면서도부조리한회억은과거를되새기고,반성하고,추억하는것이아니라,미래를향한저주와조소와비난의읊조림이다.이미죽어서궤란(潰爛)의무덤속에자리잡은미래는신조차도살릴수없는시간이되었다.그되살릴수없는시간속에서인간은차라리창조주를어둠의동공속으로던져버린다.그리하여인간으로부터버림받은신과천사와악마는궤란의무덤속에서스스로의죽음을재확인한다.

이작품은현대를그리고있지만과거의인물이주인공이다.

p12
보라,머리에는헌삿갓을쓰고,손에는썩은지팡이를들고,등에는짚신이매달린괴나리봇짐을멘인간을.보라,머리는여인처럼길게기르고,턱수염은목아래까지늘어뜨리고,때에전모시도포와,낡은무명바지저고리와,짚으로엮은신을신은인간을.보라,마른샘물가에서얻은한모금의물과,궁핍한자에게서얻은한쪽의빵과,별이반짝이는하늘을천정으로삼은잠자리외에는,아무것도가진게없다는즐거움을.

이작품은기행문이지만선지자와짐승을운율적으로표현한다.

p19
그는30년간어둡고음습한토굴에서그것을보고싶었다.신성잃은신과사랑을잃은천사와인성을잃은인간을.그렇다.그는참된신과참된천사와참된인간을찾기위해토굴을나왔다.하지만참된신과참된천사와참된인간은일찌감치사라졌다.눈에보이는것들은거짓된신이요,거짓된천사요,거짓된인간이었다.인간을향해부르짖는자들은거짓된성자요,거짓된목자요,거짓된짐승이었다.

이작품은악마의부르짖음이지만이성과오성과명성을노래하고있다.

p24
이시대최대슬픔의하나는이성(理性)이인간에게깊은만족감을주지못한다는점이다.이시대최대불만의하나는오성(悟性)이인간에게깊은충족감을주지못한다는점이다.이시대최대불행의하나는명성(明性)이인간에게깊은행복감을주지못한다는점이다.이성과오성은기본적인간이기형적인간에게갖추어야할올바른사고이고능력이다.

이작품은신과천사와악마를논하지만인간을이야기하고있다.

p37
그대들영혼의파괴를거부하지않음은,죽음을향해다가가는어둠의힘찬발걸음이다.그대들영혼의죽음을반갑게끌어안지않음은,어둠을향해다가가는악마의힘찬발걸음이다.그대들마음의눈뜸이없는집과,영혼의외침없는음식과,절망이깨어있지않은잠과,탐욕이불밝힌희망에눈멀지말라.그대들이성의자각이없는육체와,오성의깨달음이없는정신과,명성의단단함을갖추지않은영혼을그리워하지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