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신화 (최인 단편소설집)

돌고래의 신화 (최인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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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인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 포우와 오 헨리가 즐겨 쓴 충격요법과 반전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본 작품집에 실려 있는 대부분의 소설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 빠르게 전개되는 한편, 극적 반전을 이뤄 독자를 글 속으로 몰입시키는 데 성공한다. 또한 치밀하고 세밀한 점묘법으로 구성된 작품 속에 녹아 흐르는 에로티시즘은, 책을 읽는 흥미를 더 한층 배가시킨다.
저자

최인

본명최인호

경기도여주시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출생
1982∼1996년인천경찰청에서파출소장,형사반장역임.
1998년동아일보신춘문예단편「비어있는방」으로등단
2002년1억원고료국제문학상수상「문명,그화려한역설」
2008∼2019년【최인소설교실】운영
2020년【도서출판글여울】설립
2021년「문명,그화려한역설」,「도피와회귀」출간
2022년「돌고래의신화」출간

발표작품

장편
「문명,그화려한역설」,「도피와회귀」,「돌고래의신화,단편집」

경장편
「악마는이렇게말했다」

단편
「비어있는방」,「화이트크리스마스」,「안개속에서춤을추다」,「킬리만자로카페」,「뒤로가는버스」,「장미와칼날」,「변증법적함수성」,「캐멀비치로가자」,「그들그리고」,「돌고래의신화」

목차

작가의말

비어있는방
화이트크리스마스
안개속에서춤을추다
킬리만자로까페
뒤로가는버스
장미와칼날
변증법적함수성
캐멀비치로가자
그들그리고
돌고래의신화

「돌고래의신화」각주

출판사 서평

본작품집은1998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최인작가가처음출판하는단편소설집이다.그는데뷔이후단한권의책도출간하지못하고쓰고고치는행위만반복했는데,견고하다못해철옹성같은한국출판시장의높은벽때문이었다.최인작가는그동안8편의장편소설과1권분량의단편소설을썼지만번번이출판을거절당했고,결국2020년도서출판글여울을설립하고직접출판시장에뛰어들었다.

단편집「돌고래의신화」는도서출판글여울이2021년에출간한장편「문명,그화려한역설」과「도피와회귀」에이어세번째로내놓는소설이다.이단편집에는총10편의소설이실려있으며,이작품들은공통적으로현대인의일그러지고왜곡된자화상,기형화되고병들어가는시대상을예리하게파헤친다.다만이소설들중에는포스트모더니즘적경향도있고,실존주의적경향도있다.특히몇편은위버-섹스얼픽션과안티-펄프픽션,디-내러티브픽션,넌-헤비너시즘을바탕으로쓰여진소설도있다.

본소설집제목인「돌고래의신화」는그리스로마신화를바탕에깔고쓴작품이다.이처럼「돌고래의신화」에는52명에달하는그리스로마신화속인물들이보조인물로등장한다.이보조인물들은주인공의분신이면서도제2,제3,제4의자아이기도하다.

카두케우스를손에든헤르메스가우리를쫓아왔어.저승으로데려가기위해서.그는일렁이는백사장과하늘로솟구치는바닷물을느끼며물었다.헤르메스가왜우리를쫓아오는거지?미재가오래된진공관소리처럼말했다.사랑에빠진자들을징계하기위해서야.아니깊이잠들게하고,그다음에죽이려는속셈이지.그는그럴듯한상상이라는듯키득키득웃었다.은지로변한미재가무릎을꿇고백사장에앉았다.
“내가펠라티오를해줄게.”
-「돌고래의신화」중에서

본작품집에첫번째로소개된「비어있는방」은작가의등단작이면서,동시에한국현대문학사의시대적「방」시리즈의일환으로쓰여진것으로보인다.즉최인작가는이상의「날개」,최인호의「타인의방」,신경숙의「외딴방」으로이어지는「방」시리즈의시대적연작의일환이라고생각하며소설을쓴게분명하다.그것은작품을구성하게된동기를〈작가의말〉에서직접밝힌것을보아도알수있다.

오층이나육층높이에서인간의모습을내려다보자.그들은보도위를당당하게걸어다니지만하나같이이상한모양새를하고있다.흉측하게불거진엉덩이며가슴,연신앞뒤로뻗치는팔과다리,모든게꼴불견이다.그들의위대한눈과코,입은어디로갔는가.인간들은모두바닥에납작하게눌려서게처럼땅위를기어다니고있다.

-「비어있는방」중에서

「뒤로가는버스」역시기행소설의시대적연작중하나라고여겨진다.즉「뒤로가는버스」는이효석의「메밀꽃필무렵」,김승옥의「무진기행」,황석영의「삼포가는길」의2000년대식기행소설에가깝게쓰여졌다.물론최인작가의소설이한국현대문학사를대표하는「방」시리즈와「기행소설」시리즈에버금간다고는생각지않는다.다만작가가「비어있는방」과「뒤로가는버스」의초고를쓸때,위작품들을시대적연작이라는구성의토대위에놓고쓴점은분명해보인다.

불빛에노출되었던남자의모습이사라지기전에또다시불빛이덮쳐왔다.그는연신달려드는푸른색불빛을피해눈을감았다가다시떴다.그때남자의잔영이스크린속에서움직이는빛의입자처럼어른거렸다.그는불빛에스쳐간남자의잔영으로부터미래를예언받은듯진저리를쳤다.그는초조한심경으로남자가건네주는맥주캔을받았다.술이목구멍으로넘어가자침전하던감정도다시솟아올랐다.
“저도담배한대주세요.”

-「뒤로가는버스」중에서

그런의미에서「킬리만자로카페」는사무엘베케트의「고도를기다리며」의21세기식표현이라고조심스럽게말할수있다.이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모두떠나간누군가를기다리고있으나,그들은한결같이돌아오지않는다.떠난자를기다리는사람들이있는킬리만자로카페라는무기력한공간과낡고색바랜시설물은오랜기다림의모습을단적으로표현해준다.

킬리만자로카페입구에는커다란무화과나무가있어요.아마K도생각날거예요.그나무는아주오래전부터그곳에서있었으니까요.금방이라도시들어버릴듯한잎사귀와앙상한가지.두텁게내려앉은먼지로인해조화처럼보이는나무죠.그래도묘한건그나무가카페분위기와잘어울린다는점이에요.우리가처음카페안으로들어갔을때생각나죠?억수같이쏟아지는비를피해서였을거예요.

-「킬리만자로카페」중에서

「변증법적함수성」은관계의단절이극대화된현대인의왜곡된단면을역설적으로그린작품이다.어느날한명의건장한사내가신혼부부의집을방문하고,그들은관계라는관념의고리를가지고서로갈등한다.

“무슨일로우리집엘?”
“나는우리사이에매여있는관계의끈을풀기위해찾아온사람입니다.”
“관계의끈?”
“그렇습니다.관계의끈…나는오래전부터그사실을고민해왔습니다.우리를묶고있는관계의끈을어떻게하면풀어버릴까하고말입니다.”
사내의목소리는부드러웠으며난폭한기색이라고는조금도보이지않았다.나는사내의태도와목소리가의외라는생각을하며고개를저었다.지혜도사내의음성이외모와다르게품위가있다는사실에놀란눈치였다.사내의목소리는뮤지컬배우처럼깊고맑은바리톤이었다.즉베이스의깊은음색과테너의화려함을모두갖추고있었다.

-「변증법적함수성」중에서

「캐멀비치로가자」는특정계층의젊은이들,즉삶의목표를상실한20대의반항이어떻게전개되고이행되는지적나라하게표현한작품이다.20살전후의젊은이들은자신들이머리에그리고있는이상향을향해거침없이달려간다.

페퍼로니피자를좋아하고,위스키의안주로샌드위치를먹고,여자친구를위해신체부위별화장품을고르는아이.그룹섹스를즐기며마음에드는여자는반드시테이크하는사이버세대.반면그에게는광적일정도로난폭한기질도있다.즉불법카레이싱을시도때도없이벌이고,무인점포와25시편의점,현금인출기를심심풀이로터는아이.지수가돈이없어서그런행동을하는것은아니다.그저일상이따분하고심심해서그런짓거리를할뿐이다.
“그만가자.”

-「캐멀비치로가자」중에서

「장미와칼날」은IS의종교적갈등이어떻게국내의이념갈등과인간갈등으로비춰지는지를섬세하게그린소설이다.이작품에등장하는주인공과보조인물은서로를불신하지만,육체적사랑이라는매개를통해서로다른상상의세계를펼치고있다.

그렇다.어떤것에수동적으로중독되어갈수록점점더그리로몰입하게한다.그런다음오히려이쪽에서능동적으로빠져들게만든다.그게섹스라는감정이가지고있는중독성이다.도엽과의만남은그런것이었다.그와의만남을한번으로끝내자고마음먹었을때두번째가이루어졌다.또세번째가마지막이라고생각했을때는빠져나올수없이얽혀들었다.

-「장미와칼날」중에서

본단편소설집의주인공들은한결같이극한의상황에놓여있으며,그극단의상황속에서비인간적이되기도하고,소시오패스적경향도보이며,자아파괴의속성을드러내기도한다.그러나이들은모두그기저에휴머니즘,즉인간회복에대한갈망을품고있다는공통성을가진다.그외몇몇주인공들은비현실적폭력성과파괴성,비정상적성적욕망관과인간관에빠져있다는것을작가는파격적으로표현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