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는 철부지 (전일방송 대학가요제의 기억)

모모는 철부지 (전일방송 대학가요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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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1970~80년대 ‘대학가요의 시대’를 광주라는 역사적 문화적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당시 광주의 각 대학가와 음악감상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던 음악 창작 열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

최유준

한국외국어대(학사)졸업이후서울대(석사)와동아대(박사)에서음악미학과음악학,문화연구를전공했다.현재전남대호남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조율과공명』『크리스토퍼스몰,음악하기』『음악문화와감성정치』등이있으며,역서로『비서구세계의대중음악』『지식인의표상』『아도르노의음악미학』등이있다.

목차

글머리에

1.‘대학가요’의시대와광주의로컬음악
서울과시골의이분법/DIY음악의탄생/일상적장소의음악/음악감상실과대학캠퍼스송경연대회:광주의로컬음악

2.MBC대학가요제:〈저녁무렵〉에서〈영랑과강진〉까지
“훌륭한가정주부가되시기를부탁드립니다!”/대학가요제의실수,〈소외된인간〉과〈바윗돌〉/
DIY음악과로컬리티/〈저녁무렵〉에서〈직녀에게〉까지/‘남으로남으로내려가자’/저무는‘대학가요’의시대

3.VOC대학가요제:〈모모〉에서〈빙빙빙〉까지
‘모모는말라비틀어진눈물자국이다’/〈모모〉의숨은작사가/VOC전일방송의탄생/‘VOC대학가요제’와광주발전국히트곡의탄생/두번째VOC대학가요제/‘죽거든입던옷을그대로입혀서묻어달라고’/‘돌고돌아가는세상’:히트곡의재탄생과VOC의종언

4.〈소나기〉와〈님을위한행진곡〉사이
‘태양은묘지위에붉게타오르고’/급진적대학가요의원형,《공장의불빛》/광주‘백제야학’의《공장의불빛》공연/‘검은리본달았지’/방송통폐합과대학가요의종언/또다른전국히트곡,〈님을위한행진곡〉

5.로컬대중문화의오래된미래

인터뷰

출판사 서평

1978년부터1980년까지,
짧지만강렬했던광주발(發)히트곡의탄생과정과
로컬대중문화의오래된미래를말하다

“모모는철부지.모모는무지개.모모는생을쫓아가는시계바늘이다.”
한국에서1970~80년대를살아왔다면,이노래가사만보더라도그멜로디를쉬이떠올리는이들이많을것이다.1978년에발표되어그야말로전국을강타한‘히트곡’〈모모〉는그인기를바탕으로다음해에는〈모모는철부지〉(전영록·이미숙주연)라는제목으로영화화되기도했다.그러나〈모모〉가광주에서탄생한노래이며,전남지역최초의민영방송에서주최한대학가요제에서대상을받은곡이었다는사실을기억하는이는그리많지않을것이다.

이책은1970~80년대‘대학가요의시대’를광주라는역사적문화적공간에초점을맞추고,당시광주의각대학가와음악감상실을배경으로펼쳐지던음악창작열기를그리고있다.

전일방송대학가요제의탄생과드라마틱했던1970~80년대광주로컬음악씬
때는1978년,전남일보의자회사인전일방송은‘전일방송대학가요제’를개최한다.당시MBC와TBC(동양방송·JTBC의전신)등방송사가주최한대학가요제는1970년대대학가를배경으로형성된새로운음악문화의토양위에서탄생한것이었다.전일방송대학가요제도마찬가지였는데,이는지역민영방송이개최한유일한대학가요제이기도했다.
전일방송대학가요제는1회때부터히트곡을탄생시켰다.앞서언급한조선공업전문학교(현조선이공대)재학생김만준이부른〈모모〉(박철홍작곡)가대상을차지한이후,전일방송의가청권역(전라남북도,제주·경상남북도일부지역)을중심으로인기를얻어나가기시작하더니급기야대학생가요제수상곡중최초로MBC텔레비전의‘금주의인기가요’에서5주연속1위에오르기까지했다.이는방송사가‘단지개국7주년기념으로지역대학생들의음악축제를연다’는소박한기대를뛰어넘는것이었다.
더큰관심속에치러진2회,3회대회에서도전국적인반향을얻은곡들이연이어나왔다.2회에서는전남대김종률이곡을만들고노래한〈소나기〉가대상을차지했고,3회에서는조선대의김유성이만들고하성관이부른〈빙빙빙〉이대상을차지한뒤전국히트곡의반열에올랐다.〈빙빙빙〉은발표이듬해인1981년KBS가요톱텐연말결선에서2위에올라갈정도였다.
그러나전일방송대학가요제는3회대회를끝으로막을내린다.대회한달뒤5·18광주민중항쟁을무력으로진압한신군부정권이그해12월언론통폐합조치에따라전일방송을KBS로흡수병합시켰기때문이다.

〈모모는철부지:전일방송대학가요제의기억〉은그동안묻혀있었던,이짧은3년간의광주대중가요씬의드라마틱한장면들을생생하게보여주고있다.특히이책은수도권중심으로기술되어왔던한국가요사와는조금다른관점에서이시기의대중가요사를풀어낸다.

이제까지대중문화연구가당시의대학가요를,1970년대초반의통기타문화와1980년대민중가요와구별하고일종의‘관제문화’로접근해왔다면,이책은그러한경계영역을‘활성화’시키는데적극적이다.즉,광주라는로컬의관점에서바라본다면,통기타문화-대학가요-민중가요로이어지는범주구분은무의미할지도모른다.이책에등장하는전일방송대학가요제출신음악인들의회고가말해주듯이,대학가요제출신싱어송라이터김종률이오월광주이후〈님을위한행진곡〉을작곡하고숱한민중가요를창작했듯이.

광주의기억으로부터상상하는,로컬문화의오래된미래
이책은과거의명곡을새롭게조명하고기억을환기하는것에서더나아간다.권두에서저자들이밝히듯이책은“로컬음악의존재조건,그리고그문화적상상력과힘에대한것”을이야기한다.

“이책의이면에서품고있는다음과같은몇가지물음들을독자들이함께던져볼수있다면더욱반가울것같다.광주발(지역발)전국히트곡이라는게그시절에는어떻게가능했으며,지금은왜그것이상상하기어려운일이되었을까?그리고,그시절‘대학가요’의상상력은이후어떤음악적상상력으로이어졌을까?
두번째물음은물론〈영랑과강진〉과〈소나기〉의김종률이〈님을위한행진곡〉의작곡가이기도하다는우연처럼보이는한가지사실을전제로하지만,장소와매체,그리고자기서사(自己敍事)와관련된음악의정치적힘에대한좀더근본적인물음들과관련되어있다.이점에서두번째물음은첫번째물음과연결된다.나는오래전부터〈님을위한행진곡〉이라는노래에대해서(정치적진보와보수세력모두에의해어느정도‘신성화’된이노래의의미에대한일종의‘신성모독’의제스처를담아)‘광주발전국히트곡’의계보를잇는곡으로간주했다.이런표현이이노래의상징성이나‘오월운동’의가치를훼손하는것처럼받아들여지기보다오히려그반대이기를바란다.
당연한얘기지만1979년〈영랑과강진〉이나〈소나기〉를만들어부르던김종률과1982년광주의문화패와함께노래굿《넋풀이》(〈님을위한행진곡〉이수록된비합법테이프)를녹음하던그김종률은동일인이다.말하자면,전일방송대학가요제,적어도그로컬음악의상상력은1980년에끝난것이아니다.”(16~17쪽)

최유준·장상은두저자는로컬음악의원동력이되는정신을‘DIY(DoItYourself)음악’이란최근의용어를끌어들여이야기한다.오늘날방송가에서인기리에진행되는무수한오디션프로그램의참가자들이대부분기존인기곡을선택하여노래하는현상과비교해보면당시대학가요는‘스스로만들고스스로부른다’는‘DIY음악’으로서뚜렷한특징을보인다.거기에는또한아마추어와전문가의경계가흐릿한음악창작문화가깃들어있다.두저자는“아마추어와전문가의‘경계영역’이활성화될수록그사회의음악적생산력과소통의힘은더욱커진다”고말한다.

오늘날,소위‘전문가’에의해뛰어난양식적세련도를갖춘케이팝이전지구적으로영향력을행사하는한편으로는,광주는물론비수도권에서들려오는음악은듣기가힘들어졌다.지금이순간에도로컬음악의발전을위해노력하는지역의뮤지션들이존재하고있음에도말이다.전일방송대학가요제를통해지역의수많은창작곡이소개되고전국에전파되던그시대는다시도래할수있는가.

“혹시현재의수도권독식의음악생태계는,1980년대권위주의정권의정치적억압과언론방송통폐합의후유증이우리사회에서아직문화적으로치유되지못했다는사실을방증하는것은아닐까?그것은또한‘지방소멸’이입에오르내리는오늘날의한국사회를반영하는침묵의사운드스케이프(소리풍경)가아닐까?‘전일방송대학가요제’의지난발자취를찾아보는시도는이러한여러물음과직간접적으로연관되어있다.물론과거에도대중문화의수도권중심주의는심했다.여러우연적사건들을배경으로하고있지만,1970년대말과1980년대초‘전일방송대학가요제’를중심으로형성된광주의DIY음악은한국에서로컬대중문화의어떤가능성과잠재력을발휘했던보기드문사례다.그것은말하자면,로컬대중문화의‘오래된미래’다.”(163쪽)

●트랜스로컬감성총서●
(1)〈감성탐사로봇K800518호의영화언어기록지〉,최혜경지음,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2)〈전남대비나리패의문예운동〉,정명중지음,문학들
(3)〈모모는철부지:전일방송대학가요제의기억〉,최유준·장상은지음,책과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