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퇴근을 하는 걸까 (김은선 시집)

어디로 퇴근을 하는 걸까 (김은선 시집)

$10.00
Description
고단한 퇴근길에 마주친 너의 단편영화 같은 시집
해 질 무렵 종종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집에 가면 누가 있을까
밥은 뭘 먹을까
내일 또 출근을 하는 걸까
아픈 데는 없을까
무탈하게 늙어 죽을 수 있을까
진짜 피곤하게시리 별생각을 다 한다
- 작가의 말 -

김은선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첫 시집 〈내가 훔친 가장 완벽했던 것들〉 이후 2년만의 것으로 전작의 시 일부와 새롭게 쓴 시를 같이 엮은 것이다.
김은선의 시는 빔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떠올리게 만든다. 〈어디로 퇴근을 하는 걸까〉는 전작에 비해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보다는 타인들에게 좀 더 시선을 두고 있다. 퇴근 길에 자주 보게 되는 낯익은 타인들의 이야기를 마치 단편영화를 찍듯이 그려내고 있다.
우리 각자의 잃어버린 열망, 숨기고 사는 욕망, 불현듯 깨달은 불운과 불행, 손톱만큼 자라다 깎여지는 행복 같은 것을 그녀는 줍는다. 타인들의 초상은 시인이 시에서도 표현했듯이 ‘폐지’일지도 모른다. 타인들이 길에다 몰래 갖다 버렸을 법한 모습을 시인은 ‘폐지’를 줍듯이 주우며 다시 타인들을 껴안는다.
저자

김은선

저자김은선은인터넷서점에디터,북웹진기자,아트매거진기자,전시기획자,공장노동자,호텔프론트업무등다양한일을전전하며고양이들과더불어살고있다.저서로반려묘와의이야기를담은에세이〈가족의탄생〉(모비딕북스,2020),시집〈내가훔친가장완벽했던것들〉(포이에시스,2020)을펴냈다.

목차

Ⅰㆍ어디로퇴근을하는걸까

공설운동장의심상국이
개사랑
이쁜돌
지구멸망기원문
고물산친구
끝이언제날까
애리슈퍼의애리남편
도문시옥태
길가는병익
완벽한야간근무일지
보편적인간경험
추억뽑기
야광셔틀콕
삼천리자전거
내손안의청개구리
불행은폭죽처럼

Ⅱㆍ내가훔친가장완벽했던것들

이방인
파도소리가들리는집
최선의퇴근길
수하리배추밭
문신
훔쳐야돼
조용한가난
풍등
양말트럭아저씨
모두다
조커의화장법
무인도
주먹쥔여자들을위한오늘의기도
못난밤
여름이온다
인생이망한거같다고느낄때
대가를치르겠습니까
만두를사먹지않게된사연
두귀를가리고
김전일과의겨울
오늘은그런말이듣고싶어
돼지국밥의맛
서울,안녕이다
서울,조금긴문장
사랑은비싸
수믄그림찯끼
사랑은어떻게시작되는가
세상가만히
수박골라주세요
조약돌과함께
황새와물고기가있는강
케이크한조각
이젠죽을수있어
여자의길

출판사 서평

김은선의시는잘읽힌다.낯선시어나꾸밈시어가없다.철학적잠언과같은언어도드물다.인식의참신함이나혁신을가져오는시도아니다.적어도이시집을읽고‘이게뭐지?내가뭘잘못읽은건가’하는생각을가지긴어렵다.물론그것은장점일수도단점일수도있다.시인의힘은시어보다는다른것에있다.그것은관찰과구성이다.‘길가는병익’이대표적이다.시인은타인의행동과말에서타인의마음깊은곳에몰래숨겨져있는비밀을해독한다.그것을단편영화처럼구성한다.재치와위트가돋보이는것도그부분이다.
김은선의시는착하다.욕설도있고조롱도있고비판적시선도있지만읽다가보면열렬하게착하다는혹은착하고싶다는시인의의지를전달받게된다.어쩌면이세상에서벌어지는행과불행은그저사소하고아무것도아니고물과같고다만,어떤우여곡절이라도착하게앞으로나아가며사랑과함께한다는의지만이오롯이남는것처럼보인다.시집속의‘지구멸망기원문’이란시는시인의그런생각을두드러지게보여준다.
극단적으로보면지구가망하더라도별상관이없고,받아들일수있는것이고또한,죽음이그렇듯이받아들일수밖에없는일에속한다고시인은생각한다.우리존재는물론지구조차멸망의과정에있다.남는것은착함과사랑이다.착함과사랑이우리를살릴수있는것도아니고우리를죽일수있는것도아니지만그것뿐이다.김은선은그런시를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