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왈츠 (채희철 소설집)

어반 왈츠 (채희철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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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상의 폭력, 스릴, 서스펜스에 관한 일곱 개의 이야기
이 소설집의 이야기들은 읽을수록 기분이 나빠진다. 독자는 결코 평정심을 유지하며 책장을 넘길 수 없다. 심지어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기도 할 것이다. 인물은 언제나 예상을 빗나가는 선택을 하고, 장면은 기겁하게 만드는 전개로 이어지며, 사건은 끝내 위태로운 결말로 치닫는다. 우리는 마구잡이로 뒤섞인 이 조마조마한 이야기에 기꺼이 포획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겉보기에 모두 충동적이고 일순간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은 공감의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들은 공격적이고 폭력적이며 잔인하다. 독자는 어느 순간 자신이 공격당했다고 느끼고 불쾌해질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소설 속 충동들에 은밀히 연루되어서 불편할 수도 있다. 이 소설들은 내 이야기가 아니어서 다행이고, 내 이야기가 될까 봐 섬뜩하고, 내 이야기 같아서 불쾌한 그런 종류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최근의 작품들은 오랜 시간 함께하던 고양이들이 하나 둘 내 곁을 떠났을 때 상실감을 견디기 위해 썼다.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스릴과 서스펜스를 탐색하고 쓰는 것이 시간을 견디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이 소설집을 공허를 견디기 위한 스릴러쯤으로 봐주면 좋겠다.” - 작가의 말
저자

채희철

1997년사이버문학계간지『버전업』여름호에장편소설『풀밭위의식사』를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하고,이듬해봄호에중편소설『픽션쇼:키치와펑크의모험』을게재했다.이성문이라는필명으로주로서평과문화비평글을썼고,깨철이라는ID와활동명으로사회비평,정치철학글을썼다.장편소설『풀밭위의식사』(토마토출판사,1997)와철학에세이『눈밖에난철학귀속에든철학』(랜덤하우스중앙,2005)과『고양이왕』(포이에시스,2023)을출간했다.기획한책으로폴B.프레시아도의『대항성선언』(이승준,정유진옮김,포이에시스,2022)이있다.

목차

단편

땅굴소년7
어반왈츠45
그녀는크크크크크웃었다85
가족사진129
당신의이웃165
나는다행이다185

중편

달나라장난273

작가의말421

출판사 서평

충동사회가불러온초현실주의

1990년대말『풀밭위의식사』라는다소충격적이고,컬트적이고,포스트모던한소설을발표했던채희철작가의새로운소설들.그간철학에세이만펴냈던작가가오랜만에다시소설집을냈다.
이소설집의분위기는일상의초현실적단면을보여주는느낌이다.여기서초현실은현실의너머나몽상,꿈같은비현실을의미하지않는다.그보다는우리가익히아는익숙한현실의문법대로사람과사물들이반응하지않는,현실의원리나법칙이깨지는순간을의미한다.이소설집에실린모든소설에서작가는충동이라는주제를다룬다.그렇기에초현실적분위기는어쩌면당연한것일지도모른다.
일상을영위하기위해억누르고있는충동들은모두우연한계기로스멀스멀새어나오고,불안은증폭되며삶은그자체가스릴과서스펜스가된다.작가는독자가끝내숨기고싶거나혹은반대로아무도눈치채지못해서그만누군가에게만큼은들키고싶은자신의충동들을만나게하려고치밀하게의도한것이분명하다.
우리는사물이일정한법칙을갖고있다고,그사물을그답게만드는원리,원인,인과적질서를갖고있다고믿는다.우리는사물의피드백을경험하며피드백을예측할수있다고장담하기도한다.현실또한사물과마찬가지다.사물의내재적법칙이있듯이현실도내재적법칙을갖는다.우리는현실을분석할수있으며,예측할수있다.현실은사물의연장이며미래에예측가능하고안정적인피드백을기대한다.그러나충동은사물의미래,현실의미래를결코안정화시키지못하게한다.모든피드백은기대에어긋나며예측은빗나간다.초현실은충동이불러온바로이런예외적현실,관성에저항하는현실이다.
『어반왈츠』속소설들에서충동의결과는현실의파국이다.그럼에도주인공들은파국앞에서담담한모습을보인다는것이특징적이다.주인공들은갈등의조정을포기하고담담하게파국을향해나아간다.『어반왈츠』는우리가점점더법칙과질서에서한참이나벗어나이미불가역적으로궤도에서이탈한시간속에서살고있다는것을암시하고있다.『어반왈츠』가그리는우리사회의모습은‘충동사회’다.
이소설집에함께실린중편『달나라장난』은철학적테마를미스터리누아르장르에버무려낸긴장감넘치는소설이다.헤르만블로흐,밀란쿤데라등사변소설적계보를잇고있지만그들과확연히다른점은이소설이장르소설을읽는쾌감을넘나들게한다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