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기의 예술 (101세 편집자의 삶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사람의 기쁨과 지혜)

되살리기의 예술 (101세 편집자의 삶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사람의 기쁨과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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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17년에 태어나 50여 년간 편집자로 일하고 2019년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전설적인 편집자 다이애나 애실의 에세이. ‘반세기’에 달하는 시간 동안 편집자로서 느낀 기쁨과 애환, 수많은 작품과 작가들에게서 발견한 지혜와 열정을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필치로 흥미진진하게 ‘되살려낸’ 책이다. 영국과 미국의 언론은 “작가와 편집자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20세기 문학과 그 창조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모든 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책”, “탁월한 지성의 횃불”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100년이 넘는 생애의 대부분을 읽고 쓰는 일에 바친 저자의 경험과 통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고 쓰는 삶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혜와 위안을 전해준다.
저자

다이애나애실

DianaAthill

1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17년런던켄싱턴에서태어나노퍽주에서자랐다.옥스퍼드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한뒤편집자가되고싶다는꿈을키워갈무렵2차세계대전이발발,전시부역의일환으로BBC외신부에서일했다.전쟁이끝난후헝가리출신의동갑내기청년안드레도이치와맺은인연을계기로그가1945년에설립한앨런윈게이트출판사에서편집자로일하기시작했다.1952년안드레도이치출판사의공동설립자이자창립이사로참여했고,1993년75세에은퇴할때까지50여년간편집자로일했다.필립로스,노먼메일러,모디카이리슐러,지타세레니,잭캐루악,진리스,시몬드보부아르,몰리킨,V.S.나이폴,존업다이크,마거릿애트우드등세계적인작가들을발굴하고그들의작품을편집했으며,몇편의소설을발표한소설가이자뛰어난논픽션(특히회고록)작가로서도높은평가를받았다.지은책으로《피렌체일기》,《어떻게늙을까》,《믿게하다》,《편지를대신해》,《장례식이끝나고》,《인생수업》,《살아있어,살아있다고!》등이있다.영국문학계에세운공로를인정받아2009년대영제국훈장(OBE)을받았다.2019년1월,런던의한호스피스에서101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1부
출판인이아니라편집자
출판사에서일할만한인재?
난생처음만난‘출판업계종사자’
기꺼이선택한길의출발점에서
어떤책을출간해도우습지않던시절
출판사를빼앗길때에도지켜낸원고
출항!안드레도이치출판사
이세계에서저세계로여행하는직업
이런직원저런동료,이런사랑저런우정
책이라는존재가나에게준의미
좋은시절은역사의뒤안길로사라지고

2부
작가와편집자의삶
잃은것과얻은것모두가우정_모디카이리슐러,브라이언무어
따돌리지못한재능을증오한이방인_진리스
광기에서헤어나지못한천재작가_앨프리드체스터
자기자신으로존재하기위한글쓰기_V.S.나이폴
“당신이내인생에어떤의미였을지생각해줘요.”_몰리킨

후기_읽고쓰는사람으로살아온시간

출판사 서평

원고의여백위에써넣은‘되살리기’표시처럼
읽고쓰는우리의삶도빛으로되살아나기를

“내가책을사랑하는이유는위대한문장에희열을느껴서라기보다내좁은경험의한계를넘어복잡한인생에대한감각을넓힐수있었기때문이다.나를집어삼킬듯한인생의어둠과,고맙게도그속을애써뚫고나오는빛을느낄수있었기때문이다.”_책속에서

“이책은모든편집자가읽어야할필독서이지만,
내심작가와독자들의필독서목록에도올랐으면하는바람을갖는다.”
_이은혜,《읽는직업》저자

“읽고쓰는일을사랑하는사람에게
이책은계속머무르고싶은세계와도같을것이다.”
_강윤정,《문학책만드는법》저자

100년이넘는생애의대부분을읽고쓰는일에바친사람이있다면,그에게서우리는어떤이야기를들을수있을까?《되살리기의예술》의저자다이애나애실은1차세계대전이한창이던1917년에태어나1990년대초반까지50여년간편집자로일한영국의전설적인인물이다.2차세계대전직후인1945년부터편집경력을시작한애실은1952년설립된안드레도이치출판사가역사속으로사라질때까지세계적인작가들을발굴하고위대한작품들의탄생을돕는산파역할을했다.그가함께일한작가들은필립로스,노먼메일러,잭캐루악,진리스,모디카이리슐러,몰리킨,시몬드보부아르,V.S.나이폴,존업다이크,마거릿애트우드등20세기세계문학사에서절대빼놓을수없는이름으로빼곡하다.
75세에은퇴한뒤에도읽고쓰는삶을계속이어간다이애나애실은죽기전까지10여권의책을쓴작가로서도명성을떨쳤다.그중에서도편집자라는직업과작가들의삶을집중조명한이책《되살리기의예술》은그가‘반세기’에달하는시간동안편집자로일하면서느낀기쁨과애환,수많은작품과작가들에게서발견한지혜와열정을우아하면서도소박한필치로흥미진진하게‘되살려낸’책이다.영국과미국의언론은이책에대해“작가와편집자를꿈꾸는모든사람들이반드시읽어야할책”,“20세기문학과그창조자들의이야기가궁금한모든독자들에게만족감을선사하는책”,“탁월한지성의횃불”이라는찬사를보냈다.

위대한예술작품을탄생시키고
인생의참모습을비추는‘되살리기의예술’

작가나편집자는글을고칠때종종삭제하려던내용을원래대로되살리는경우가있다.이때삭제하라는표시위에‘되살리라’는뜻의교정부호를덧쓰는데,영미권에서는“stet”을,우리나라에서는한자“生”을사용한다.즉이책은편집자가원고의여백위에‘되살리기[生]’라고적어넣듯이100년이넘는시간동안읽고쓰는사람으로살아온저자의기억이시간의무게에짓눌려사라져버리거나불필요하게윤색되지않도록‘생의한켠에쓴’되살리기표시인셈이다.그렇게온전히되살아난시간은20세기현대사를관통했던한편집자의삶뿐아니라이제는자주호명되지않는작가들의숨겨진삶까지도투명하게비춘다.
실제로다이애나애실이편집자로일하면서세운기본원칙은,“독자에게전달되어야하는것은편집자의목소리가아니라작가의목소리여야한다”는것이었다.“만약원고에손을대더라도출간즈음에이르러서는전혀손을대지않은것처럼읽혀야”한다.이원칙은작품을마주할때마다‘되살리기’라는미덕을발휘하는것으로이어졌다.책을만드는편집자는작가의원고를고치고싶은유혹에자주빠지곤한다.그러나섣부른삭제나수정은미묘한표현하나에숨은작가의의도를퇴색시키는잘못으로이어질수도있다.편집자로서저자가깨달은진실은,‘되살리기’라는과정이없다면위대한예술작품의탄생도,인생의참모습도없다는것이었다.

50년경력의편집자가온몸으로읽어낸
책이라는세계,그리고작가라는존재

이책은1부와2부로나뉘어있는데,1부는다이애나애실의50년편집인생과그속에서얻어낸통찰을다룬다.2차세계대전직후넉넉하지않은밑천으로시작한출판사에서함께아등바등일한사람들,뜻밖의인연으로만나성공을거둔작가와작품들에대한흥미진진한이야기들을읽다보면,어느틈엔가편집자라는직업이개인의삶과정신에미치는기쁨과행복,번뇌와고통까지도엿보게된다.놀라운것은1950년대에작가와의견을나누고책을편집하는과정이오늘날의그것과신기할정도로닮아있다는점이다.
다만그때는어떤책을출간해도그책을읽어줄독자들이‘충분히’많았던반면지금은그렇지않다는것인데,역설적이게도저자는“출판업계가불황이아니었던적이있었던가?”라고자조하는이들에게출판업계가“호황이었던”시절도분명있었음을확인시켜주는듯하다.물론저자가50년가까이몸담았던안드레도이치출판사역시1980년대에막강한자본력을갖춘기업형출판사(안드레도이치출판사는오늘날로치면독립출판사에더가까웠다)들의등장과함께역사속으로사라지는운명을받아들여야했다.막대한선인세를주겠다는거대출판사로저자들이하나둘씩떠나간데다경제불황의여파마저이겨내지못했기때문이다.그럼에도저자는독서인구가급격히감소하고출판환경이변화하는모습을보면서서글프기는해도아주슬프지만은않았다고말한다.“이세상에는우리때보다더열심히진지한작품에매진하는출판사들이많지는않아도여전히존재”하기때문이다.
2부는저자가편집자로일하면서특별한우정을나눈작가들의이야기이자,편집자만이쓸수있는“결코존재하지않을”전기(傳記)격인글들로이루어져있다.작가들과오랜시간을함께하며그들의삶과작품세계에깊이접근하는편집자는결코발설해서는안되는진실마저알게되기마련이다.그러나저자는이를숨기거나외면하기보다는진솔하고당당한태도로글의행간마다애정어린이해와관용을불어넣는다.
1890년영국식민지였던도미니카연방에서태어난작가진리스는1930년대까지《한밤이여,안녕》과같은소설을발표하며활발하게작품활동을했지만,그후“불행의터널”속에서헤매던20년가까이“행방불명자”로살았다.그러다BBC가신문에사람찾는광고를내면서1960년대에다시세상에모습을드러냈다.진리스는편집자인다이애나애실을만나서나중에현대영미문학의고전이자자신의대표작으로자리매김하게된《광막한사르가소바다》를출간했다.고통속에서보낸젊은시절의기억은진리스를말년까지괴롭혔지만,마지막까지도창작을향한불꽃은꺼지지않았다.진리스에게작품을쓰도록독려하고그를곁에서보살폈던저자는이렇게말한다.“너무나무능력하고실수와사고를연발하는(심지어파멸에까지이르는)사람속에강철처럼단단한예술가의면모가숨어있었다.”
뉴욕출신의작가앨프리드체스터는젊은나이에수전손택과견줄만큼천재적인신인작가로여겨졌다.그러나편집증과정신착란,약물과알코올중독,어렸을때덮친병마가외모에남긴흔적(대머리라가발을썼다),그리고동성애자라는사실때문에겹겹으로불행한삶을살았다.예술가의광기가위대한작품을탄생시키는요소라는주장은어디까지가진실이고어디까지가거짓일까.앨프리드체스터의초기단편집을편집한저자는그가죽기전에남긴마지막작품의원고를읽고나서“그를사로잡은광기때문에작품이그어느때보다더평범하게변하다니이렇게씁쓸한모순이어디있을까.”라고탄식한다.그밖에도저자는나중에노벨문학상을수상하게되는V.S.나이폴,그를통해서재발견된아일랜드의소설가몰리킨과의일화등,작가와편집자사이에서벌어지는다양한사건과갈등,이채로운경험들,그리고인간적인감정의풍경들을여과없이보여준다.

인류의30퍼센트에속하는사람들이발효시킨지혜
페이지마다되살아나서빛나는읽고쓰는사람의생

2부에서저자가과감하다싶을정도로솔직하게그려낸작가들의모습은막연한동경의대상으로서가아니라때로는기쁨에들뜬아이처럼,때로는자기세계에갇혀헤어나지못하는예측불가의존재처럼다층적으로그려지는까닭에더욱생생하게살아난다.자신의삶을되살리고자쓴책에서조차편집자의미덕을발휘해작가들의삶을오롯이되살려놓은셈이다.이처럼작가가쓴글의의도를훼손하지않는’되살리기예술’은우리의삶에도똑같이적용된다.지금의‘나자신’은살면서겪은수많은감정과경험의총체로서존재한다.슬프거나후회되는시간이라고해서특정부분만삭제하거나수정한다면온전한‘나’라고할수없을것이기때문이다.
책의말미에서저자는술집에서우연히들은한남자의말을소개한다.“인류의70퍼센트는미개하고30퍼센트는지혜로운데,이30퍼센트가세상을장악하지는못하지만세상이잘굴러가도록[그지혜로]대중을발효시킬수는있”다는것이다.이에대해저자는말한다.“지혜는단순한지적능력이아니다.이해하고,다른존재와사물과사건들속에서본질을찾고,그본질을존중하고,협동하고,발견하고,참아야할때참고,즐기는능력이다.”그리고다음과같이책을끝맺는다.“내가누린행운의상당부분이이일에서비롯되었다는생각을한다.내가편집자로보낸시간위에‘생(生)’이라고끼적이게된이유는그일이내일상에수많은발전과관심과즐거움과기쁨을선물했기때문이다.위에서말한30퍼센트에속하는일이었기때문이다.”
다이애나애실은잘발효된자신의경험과통찰을《되살리기의예술》에충실히담아냈고,이는읽고쓰는삶을사랑하는모든이들에게지혜와위안을전해준다.2019년1월,다이애나애실은101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그가세상을떠나고몇개월뒤BBC를통해서생전에녹화해두었던마지막말이공개됐다.
“여러분이이영상을보고있다면,나는더이상이세상사람이아닐테지요.(...)말들은계속되고생각도계속됩니다.여러분이바이런의편지를읽는다면바이런이거기에있는거예요.그가여러분의방에함께있는거죠.그러니까내책의한페이지를열면내가여러분이있는그곳에함께있을거예요.”
이책을펼칠때마다다이애나애실의삶과지혜가,그수많은작가들의롤러코스터같았던생이번뜩이며‘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