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꽃 (임미나 소설집)

벼꽃 (임미나 소설집)

$13.00
Description
임미나 작가의 소설집 벼꽃은 세상에서 상처받고 버림받은 소외된 여성들과 그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작가의 눈으로 직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10대 미혼모의 이야기「향기」. 결혼을 앞두고, 파국을 맞는 여성의 이야기「눈」, 20대 여성 주인공과 할머니와의 동거에서 불화와 화해를 다룬 「바람의 집」. 30대 여성의 불행의 대물림을 그린「복」, 시어머니의 불행을 외면하며 사는 이야기「섬」. 노란 포대를 들고 구걸로 ‘십 원만 주세요’를 외치며 길 위에서 살아가는 40대 여성 주인공의 「벼꽃」에서, 구걸마저도 남편과 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었음을 보여준다. 「봄날」에서 50대 또는 60대 여성인 이들에게 남은 건 침대에 묶여 있는 병든 몸뿐이다. 그녀가 꽁꽁 언 손으로 쓴 소설의 끈을 따라가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뜨거워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저자

임미나

전주에서태어나2016년『광주·전남작가』소설신인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현재,전라남도해남에서많은사람들속에서외롭고힘들게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이며그들의이야기를쓰고있다.
현재,광주전남작가회의,땅끝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으며전남지역섬에있는요양원에서어르신돌보는일을하고있다.

목차

바람의집/7
벼꽃/35
향기/67
눈길/99
봄날/129
섬/161
눈/191
복/221
해설_욕망의변증법_이원화/252
작가의말/266

출판사 서평

■이원화소설가해설부분

임미나작가는소설집『벼꽃』에서소설주인공의다양한층위를가감없이보여준다.그의사회의식이돋보이는점이라할수있겠다.인간의계급을甲乙丙丁으로나눈다면임미나소설의주인공들은아마을과병을지나정쯤이아닐까.갑을병정의기준이자칫경제적기준이아닌가걱정이앞서지만,그들의사회적현주소가경제적위상과도맞물려있음을부인할수없다.
인간의사회적위상이어떻든인간이라면누구나기본적삶의필요조건으로사랑이필요하다.사랑은사랑하는사람과함께있고싶고일체가되고싶은강렬한욕망,열정으로투신하게한다.결국사랑에빠진다는것은상대의매력(魅力)에매혹(魅惑)되었다는말이다.매력(魅力)과매혹(魅惑)이라는글자속에는‘이해하기힘들다’는뜻의도깨비매(魅)자가포함되어있다.마치도깨비에홀리듯하루에도수만번천국과지옥을넘나드는이해하기힘든(?)인간의선택은사랑의특권이자속성이다.여기사랑의특권으로천국과지옥의롤러코스터를타는사람들의이야기가있다.

돈을들고튄남자친구를기다리며하염없이편지를쓰는10대미혼모의이야기「향기」.한때사귀었던여자친구와의영상이결혼을한달앞두고,결혼할남자의눈에띄어파국을맞는「눈」의주인공20대여성.예비부부인그들이그동안침대에서뒹굴며즐겨봤던영상은,당연히불법촬영영상이었음에도타인의영상이었기때문에문제가되지않는다.교통사고로부모와오빠를잃은20대여성주인공의할머니와동거의불협화음과화해를다룬「바람의집」.모든것을며느리의복없음으로몰아세우는시어머니를둔,신혼첫날밤도제대로치르지못한30대여성의무기력한삶과불행의대물림을그린「복」.남편사업실패후남편의본가가있는섬으로귀향하여,시어머니가당한성폭행을자신이당하지않은것에안도하는「섬」.노란포대를들고구걸로‘십원만주세요’를외치며길위에서근근이살아가는40대여성주인공의「벼꽃」에서,구걸행위마저도남편과살아내기위한처절한투쟁이었음을보여준다.「봄날」에서50대또는60대여성에게남은건레빈튜브,콧줄을꽂고침대에묶여있거나환시(幻視)에시달리는병든몸뿐이다.
임미나작가의소설속여성들의삶은한결같이각박하다.작가의선택이우연인지의도인지알수없으나모든주인공이여성이면서,그여성들은모두상처받은,이별또는죽음으로배신하는남자의그늘에가려진여성들이다.작가는그럼에도불구하고,주인공여성들의각박함을선(善)으로포장하지않는다.그들나름의이기적이고파렴치함까지도사실적으로그려냄으로써포장하지않고날것그대로의생생한현장의목소리를들려준다.이기적이거나,착하기만한그들이보여주는삶의현장이우리들의총체적모습이자우리사회의단면일수있다.「향기」의미혼모,「눈」의동성애,「바람의집」의조손가정,「봄날」에서사실적으로보여주는요양원의현주소,「섬」의성폭력피해를감추기에급급한여성노인등을통해,책상에서글을쓰는것이아닌,현장에서몸으로부대끼며글을쓰는작가적근성과사회의식을잘드러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