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 (최재목 시화집(제8시집) | 반양장)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 (최재목 시화집(제8시집) | 반양장)

$16.00
Description
등단 30주년 기념
돌돌 최재목 시인의 시화집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넉넉한 감성의 울림!
이 시화집은 무념無念의 바늘로 허공을 기워 만든 옷이요, 무상無想의 붓으로 허공에 그린 그림인지라 더도 덜도 아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영혼의 소산이다.

평소 부처나 불교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생각을, 스쳐 지나가는 그 사념의 순간을 포착하며 쓰고 그렸다. 내 마음이 복잡할 땐 그림도 글도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무언가 단순한, 산뜻한 글과 그림을 얻어 내고 싶었으나 미숙한 탓에 그렇게 되질 못했다.
가능한 한 정성스럽게 쓰고 그려 달라, 흑백보다는 채색한 것으로 해 달라는 등의 요구에 따라 내 그림=낙서는 조금씩 망가져 갔다.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툭 튀어나오는 것이어야 했는데 더러 그러질 못했다. 이랬든 저랬든 복잡한 나라는 한 인간의 편린을 글과 그림에 담은 것은 사실이다.
그림이라 할 것도 없고 그냥 메모 수준이거나 낙서 정도이리라······. 어릴 적부터, 마음이 괴롭거나 불안하거나 슬프거나 답답하고 외로울 때 혼자 구석에 처박혀 무언가를 그려 왔다. 어른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여행을 하다가 재미있는 그림이 있으면 따라 그려 보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마주한 얼룩이나 풍경이나 혹은 이상한 장면 등 내 눈에 포착된 무엇이든 생각나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그저 잠시 잠시 그릴 뿐, 별다른 특징은 없다. 기어코 특징이라 한다면 수준이 낮고, 허접하다는 것, 극히 유치하다는 것이다.

죽는 날까지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라는 말을 똑같이 내뱉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저자

최재목

1961년경북상주에서태어나문학과철학에관심이많은청년기를보냈다.1987년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한뒤현재까지시를꾸준히써오고있다.
영남대에서철학을가르치며그림도그리고,여행도하고,농사도지으며,대충제멋대로별재미없이살아가고있다.닉네임은돌구乭九,돌돌乭乭,목이木耳등을쓴다.
그동안펴낸시집은총7권으로다음과같다.
①『점에서만난타인들』,영대인쇄사,1981
②『기다리는꿈』,흐름사,1983
③『나는폐차가되고싶다』,시와반시사,1998
④『길은가끔산으로도접어든다』,포엠토피아,2003
⑤『가슴에서뜨거웠다면모두희망이다』,포엠토피아,2004
⑥『잠들지마라잊혀져간다』,샘터,2004
⑦『해피만다라』,시와에세이,2009
이번시집은제8시집이며,앞으로시전집을낼계획이다.
저서로는『동양철학자유럽을거닐다』,『언덕의시학』,『상상의불교학』,『톨스토이가번역한노자도덕경』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어쩔래
나는나대로살았다어쩔래
불火국토처럼,명자꽃피다
맨발
오늘밥먹으며
혼자만다먹은죄때문
하염없이,산길을헤매다
이제그만싸우자
풀꽃에내인생을묻다
진짜내글씨한줄

제2부모르겠다
잘모르겠다
뒤도안돌아보고내렸다
해변에서
후회
낙서위에비내리니
발밑을보라
사월역沙月驛을지나며
지옥에서쫓겨난어둠이걸어간다
나홀로놀다가

제3부연등
마음에연등을달고
일면불월면불日面佛月面佛
내가그리워하는것은
독도여래獨島如來
썼다가지우고지웠다가쓰는
그늘의법석法席
어느하나향기로운집한채가아니랴
입은닫고,꽃잎은열어라
갈피마다,시든,꽃을꺾다
나그때강릉에있었네

제4부해바라기
해바라기가보고싶어언덕으로간다
반가사유상
그남자의혀-함성호형에게
꿈에만난노자老子
꽃잎의눈동자
균형잡힌비극
성聖비극
이제꽃을쳐다보지마라
학문은항문이다

해설|조병활

출판사 서평

돌돌최재목시인인터뷰

Q
먼저시화집『나는나대로살았다어쩔래』출간을축하드립니다.이번책은1981년에처음으로낸『점에서만난타인들』이후제8시집으로알고있습니다.이렇게30년간시를꾸준히쓰실수있는특별한비결이있는지여쭤보고싶습니다.그리고독자들을위해이시화집의특징을간명히소개해주시면고맙겠습니다.

A
제가시를쓴다는것은뭐특별한것이아닙니다.어릴적부터습관처럼써온것이오늘에이르렀습니다.
이번시화집도그냥평소제가살아가는삶의솔직한표현법이라고하겠습니다.논문쓰고연구하는사이,하루하루를건너가는빈틈에서생각나는사소한생각이나착상,느낌을낙서나메모처럼쓰고그리는제습관에서나온것입니다.
특히이번시화집은최근몇년간쓰고그렸던시와그림가운데서뽑은것입니다.내용에는불교적인것도있고아닌것도있습니다.그러나특정종교에관한것이라기보다는제자신을위로하고풀어내는한방식이라하는편이좋겠습니다.

Q
이책에실린시들중2/3가량은성철사상연구원이발행하는『고경』이란잡지에게재된작품들입니다.그불교적인특색은책말미에조병활성철사상연구원장님께서해설하여주셔서독자들이쉽게이해할수있을듯합니다.하지만나머지1/3은약간성격이다른것처럼보이는데,시를직접지으신시인으로서설명부탁드립니다.저개인적으로는제4부에실린〈해바라기가보고싶어언덕으로간다〉라는작품이단연빼어나게느껴지던데요······.

A
『고경』이란잡지에발표된것도있습니다만,다른곳에발표한것도뽑아서실었습니다.겉으로는성격이좀다른듯하지만,내용에들어서면제내면의무의미,니힐리즘,허망감을넘어서려는헛짓,몸짓이대체로동일하게담겨있습니다.
보시는입장에따라4부에실린〈해바라기가보고싶어언덕으로간다〉라는작품이마음에드실수도있겠습니다만,낯설게,시크하게제삶을바라보려는제버릇이드러난것이아닌가생각합니다.술한잔마시고그냥나오는대로쓴것인데······ㅎㅎ그렇게평가를받으니······부끄럽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동양철학(양명학)을연구하시는학자입니다.그런데그연구와시창작이평소에어떻게연결되는지궁금합니다.즉상호영향관계를알고싶습니다.특히학문적으로중요시하는관점이나생각들이작품에반영된측면을알고싶습니다.일반독자들이시작품의사상적인바탕을감지하는데도움이되리라믿기때문입니다.

A
양명학은‘오성자족吾性自足’······.“나의본성만으로자족하다······지금이대로완전하다······자신이가진것만으로충분하다.바깥에서더가져올필요가없다!”고보는개성실현,개인의완전한자유와생명의실현을주장하는철학입니다.내가주인이고,갑이고,하늘이고땅이라봅니다.남들이보기에아무리사소한것,작은것,허접한것이라하더라도자신에주목하고,자신을믿고,자신을펼쳐가라고합니다.주눅들지말고스스로가가진개성을찬란하게,자신속에있는천진난만,동심을적극적으로드러내는것이상의별다른방법이없다고합니다.그러니외부나타자에대한콤플렉스를가질필요가없다고합니다.제가하는작업은이런양명학적태도나방법에힘을얻은것입니다.“나는나대로살았다어쩔래!”라는당돌한,솔직한,직설적인이말한마디가바로양명학의정신이드러난것입니다.

Q
이번시집은올컬러로나온시화집입니다.예로부터시·서·화3절이란말도있듯이,교수님의그림을보니까굉장히아이디어가풍부하게다가오더군요.그림은언제부터그리기시작하셨고,아이디어는어디서어떻게얻으시는지독자들에게조금알려주셨으면합니다.또그림이유니크한흥미를불러일으키는요소가많은것같습니다.교수님만의그림특징은무엇이있는지요?

A
ㅎㅎ좀부끄럽습니다.그림이라할것도없고그냥메모수준이거나낙서정도입니다.어릴적부터,마음이괴롭거나불안하거나슬프거나답답하고외로울때혼자구석에처박혀무언가를그려왔습니다.어른이되어직장생활을하면서도마찬가지였습니다.
여행을하다가재미있는그림이있으면따라그려보기도하고,길거리에서마주한얼룩이나풍경이나혹은이상한장면등제눈에포착된무엇이든생각나는대로손이가는대로그저잠시잠시그릴뿐,별다른특징은없습니다.기어코특징이라한다면수준이낮고,허접하다는것,유치하다는것이아닐지요.

Q
마지막으로,그동안시를쓰시거나그림을그리시면서겪은가장재미있었던일을한가지만간략히말씀해주십시오.또앞으로시창작계획도아울러듣고싶습니다.

A
특별히시를쓰고그림을그리면서겪었던재미있는일은잘떠오르지는않지만요,아픈기억들이오히려많은것같습니다.다지나간것이지만주변에서“저인간은잔재주가많아대가가되기는글렀다!저런짓이나하고있으니뭘연구를하겠어?”등등의비아냥거림을오히려많이받았던것같습니다.
앞으로도죽는날까지나는이렇게살겁니다.“나는나대로살았다어쩔래!”라는말을훗날에도똑같이하고싶습니다.

*최근코로나가유행하여,이인터뷰는21세기문화원류현석원장님과서면으로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