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길이다 (삼보사찰 천리순례 포토에세이)

걸어야 길이다 (삼보사찰 천리순례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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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423km 걸어가며 일군 성찰과 자비의 기록”

밥 먹고 잠자는 것만큼이나 자주 하는 일이 길을 걷는 것이다. 길을 따라서 등교를 하고 출근을 하고 목적지에 닿는다. 그리고 늘 길을 걷고 있음에도 늘 길을 찾는다. ‘진정한 나의 길’ ‘우리가 가야할 길’ 등등,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길’에 정신적 가치를 투영하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이고 행복이다. 그렇게 사람이 부지런한 걸음을 멈추지 않고 늘 바른 길을 꿈꿀 때, 사람의 세상은 비로소 새롭고 더 나은 길을 얻는다.
2021년 가을, 스님과 불자들이 국토의 끝자락을 걸었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이끄는 상월결사 ‘삼보사찰 108천리순례’ 순례단은 수많은 고승을 배출 한 승보종찰 순천 송광사에서 출발해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법보종찰 합천 해인사를 거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종찰 양산 통도사까지, 무려 423km의 길을 도보로 순례했다. 한국불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념비적인 결사(結社)였다. 부처님처럼 살기로 함께 결의한 이들이 스스로 몸을 던져 우리 사회의 화해를 발원하는 모습에 모두가 감동했다. 신간 『걸어야 길이다』는 이때의 풍경을 담은 포토에세이다. 삼보사찰 108천리순례 1주년을 맞아, 글과 사진으로 고행과 성찰이 어우러진 그때의 시간들을 새삼 곱씹을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길에서 나시고, 길에서 깨달으셨으며, 길에서 전법을 펼치시고, 길에서 입멸하셨습니다. …
우리는 그런 마음으로 묵묵히 걸었습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진리가 아니요,
걷지 않으면 길이 아닙니다.”
-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
저자

윤재웅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박사학위를받았다.
미당서정주를전공했고논문40편,저서및편서를40권가량냈다.
현재동국대학교국어교육과교수로재직중이다.
불교공부는수행이중요하다고생각하여동화사에서봉은사까지,송광사에서통도사까지순례단과함께직접걸었다.

목차

첫번째여정길
두번째여정절집
세번째여정사람

출판사 서평

상월결사(霜月結社).2019년한겨울동안거,자승스님을비롯한아홉명의스님들이뭉쳐앞으로유례가없을극한의극기(克己)에나섰다.동안거90일동안시끄럽고어지러운공사장한복판에서하루한끼만먹으며14시간을정진했다.상월(霜月),말그대로서리를맞으며달을벗으로삼는풍찬노숙이었다.무문관을기어이완수하고상월선원천막문을열고나오던자승스님의초췌하지만비장한모습은불교의진정성을국민들의가슴에아로새기는계기가되었다.특히육체적한계를극복한공덕을일체중생에게회향한다는서원에온나라가감격하고불교를다시바라보게됐다.이후상월선원의눈물겨움속으로자청한사람이모여상월결사를이루었다.천리순례를통해자비의외연을더욱넓혔다.
삼보사찰108천리순례는한마디로정리하면,사람들이길에모여길위에있는절들을찾아다닌기록이다.
『걸어야길이다』는△길△절집△사람이라는세가지테마로구성되어있다.길위에서길을찾고나아가길을여는순례자들의정진이선연하게살아숨쉰다.사람들은때로는힘차게때로는힘겹게길을걷거나걸어올라간다.부르튼발에서,야외빨랫줄에걸린땀에전속옷에서,거친숨소리가실제로귀에들리는듯한미소에서,결코녹록치않았을여정을실감할수있다.가쁜숨이턱밑까지차오를즈음이면그래도다행히절이나타나반겨준다.송광사·해인사·통도사를비롯한여러명찰들,순례자들이안겨서쉬었던가람들의역사에대해서도친절하고나긋하게안내해준다.
순례는빛났고알찼다.그길위에사람이있었기에가능했던결실이다.마지막장(章)은인간의끈기와향기로채워져있다.순례에용감하게도전하고마침내달성한스님과신도들,자원봉사자들의간곡한원력을소개하고있다.길을걷기로한이유와간곡한사연을읽고있으면,참된부처님제자로살아간다는것이얼마나어려운일인지그리고얼마나거룩한일인지를마치순례에동행한것처럼체감할수있다.열심히걷는사람들,걷는사람들을돕는사람들,걸어가더라도불평하지않는사람들,걸으면서사유하는사람들,함께걸으며양보하고배려하는사람들의표정은하나같이아름답고순정하다.
상월선원이좌선(坐禪)의극치였다면삼보사찰108천리순례는행선(行禪)의모범이었다.앉아있을때나서있을때나걸을때나,화두를놓쳐서는안된다는것이불교수행의근간이다.결국은부처님처럼살자고불교를믿는것이요모든수행이란부처님을따르기위한길이다.“부처님의삶은길위의삶이었습니다.가만히안주하지않고이마을에서저마을로부지런히다니셨습니다.내가가진것을더많이나누고싶어하셨고,사람들을고통에서구하고자하셨습니다.”
상월결사회주자승스님은책에서다시한번진리를일깨우고있다.
부처님은자비의화신(化身)이었고결국길위에서자비를실천하지않으면그길은무의미하다.걸어야길이다.사람들의아픔속으로걸어들어가야만길이열린다.살길이열린다.땀냄새가악취가아니라법향(法香)이될수있음을일러주는소중한포토에세이한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