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이야기 : 임경선 단편소설집

호텔 이야기 : 임경선 단편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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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시절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 등, 동시대 사람들의 애틋한 이야기를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담아내는 작가 임경선이 소설집 [호텔 이야기]로 돌아왔다. 단편소설은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이후 4년 만이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이 장기화되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우리가 알던 그 시절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변함없이 고유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일은 존엄하고 소중하다. 소설의 배경인 ‘그라프 호텔’은 말하자면 그러한 장소였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과묵하게 존재하던. 하지만 끝내 그라프 호텔도, 한 시절의 눈부신 영광을 뒤로하고 문을 닫게 되고, 유서 깊은 호텔의 예고된 마지막처럼 이 소설은 각자의 인생에 찾아온 한 시절의 끝을 온몸과 마음으로 겪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뜻하지 않은 환경의 변화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집착과 상실감, 분노와 무력감, 불안과 의연함 같은 다양한 감정 속에서 우리는 붕괴하거나 정면 돌파하거나, 견디거나 놔버린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그 모든 분투에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음을 이제 나는 안다.”/ ‘작가의 말’ 중
 
우리는 무엇을 부여잡고, 무엇을 놔줘야만 할까. 언제까지 저항하고 언제부터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지금 대체 어떤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변화의 기로에 선 주인공들은 자신에게 묻는다. 바로 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처럼.
 

저자

임경선

12년간의직장생활후,2005년부터글을쓰기시작했다.소설『가만히부르는이름』『곁에남아있는사람』,『나의남자』,『기억해줘』,『어떤날그녀들이』,산문『평범한결혼생활』,『여자로살아가는우리들에게(공저)』,『다정한구원』,『태도에관하여』,『교토에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것』,『어디까지나개인적인』,『나라는여자』,『엄마와연애할때』등을썼다.

인스타그램@kyoungsun...

목차

1.호텔에서한달살기
2.프랑스소설처럼
3.하우스키핑
4.야간근무
5.초대받지못한사람

출판사 서평

변함없이고유의모습으로존재하는일의소중함-

『가만히부르는이름』,『곁에남아있는사람』등,동시대사람들의애틋한이야기를특유의간결하고담백한문체로담아내는작가임경선이소설집『호텔이야기』로돌아왔다.

전세계적인감염병이장기화되며한시절이끝나고우리가알던그시절은두번다시오지않을것이다.이런상황속에서소설의배경인‘그라프호텔’은말하자면세월의흐름속에서도과묵하게존재하던장소이다.하지만끝내그라프호텔도,한시절의눈부신영광을뒤로하고문을닫게되고,유서깊은호텔의예고된마지막처럼이소설은각자의인생에찾아온한시절의끝을온몸과마음으로겪어내는사람들의이야기를담고있다.

어떻게하면본연의‘나’로살아갈수있을까-

인간본성의모호하고복잡한부분을섬세하게성찰해온작가임경선은변화와선택,발견의순간에맞닥뜨린2040세대인물들을담담하게그려낸다.

한달동안호텔에머물며원치않게다른사람이쓴각본을각색하게된영화감독두리(「호텔에서한달살기」)는자신의전성기가지나가고있음을자각한다.초연해보려고애쓰지만종종‘나는지금여기서뭘하고있지’싶다.영업부진으로낮시간대실상품을내놓은호텔에‘여자’를만나러가는‘남자’(「프랑스소설처럼」)는최선을다해사랑하는‘여자’를기쁘게해보려고노력하지만문득자신이안다고생각했던것들이실은허상일수도있음을깨닫는다.자발적선택으로메이드가된고학력자정현(「하우스키핑」)은호텔이연말에문을닫는다는소식을듣고자기만의안전한세계를빼앗길것같은위기감을느낀다.한여름밤의꿈같은사랑뒤이별의상처를삭이는호텔도어맨동주(「야간근무」)는아는작가에게사랑이라는감정을증명하려고애쓴자신의무모한모험에대해들려준다.그라프호텔의아름다운피아노바에서돈과인간관계의함수를알아가는개그맨상우(「초대받지못한사람」)는낯선세계를향한동경과익숙한인간관계의아늑함사이에서위태롭게흔들린다.

소중했던그무엇을잃어가면서,혹은변할수밖에없는그무엇을목격하면서그들은어떻게견디고살아냈을까.무심하고건조하지만,그아래로소용돌이치는감정들을담은단편소설들은화가에드워드호퍼의고독하면서도여운짙은그림들을연상시킨다.

매혹의장소,호텔-

작가임경선은어린시절부터자연스럽게‘호텔’이라는공간과친숙했다.나무바닥이삐걱거리는유럽소도시의남루한호스텔부터대도시의특급호텔,주인의개성이녹아있는베드앤브랙퍼스트(B&B)와게스트하우스,온천료칸에이르기까지다채롭게경험한그는이를토대로자신이좋아하는숙소의다양한특성들을집약한‘그라프호텔’을탄생시켰다.오랜시간의풍파를견디면서누적된역사가있고,고집스러운취향이있고,효율보다는멋과여유가있고,매뉴얼대로움직이기보다인간적인환대가있고,무엇보다도울창한나무그늘아래수영장이있는호텔.

서울남산자락에서40년역사를뒤로하고올해12월31일에영업을종료하는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의안타까운철거소식도이번신작을집필하는데중요한동기가되었다.365일24시간생생하게움직이고있는곳,다양한사람들이드나드는곳,모든부서직원들이유기적으로연결되어있는곳,편안함과설렘을동시에안겨주는비일상적인곳-‘호텔’은먼훗날오래도록남을이야기를만들어내는매혹의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