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에서 왔습니다 (오은정 에세이)

이상한 나라에서 왔습니다 (오은정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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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에서 온 92년생 시인의 이야기
점점 멀어지는 듯하지만 멀어질 수 없는 그곳. 그곳에서 살다 온 92년생 시인이 자신의 생을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겨울밖에 없었던 시간 속에서 결코 쓰러지지 않은 소녀는 매일 봄을 향해 한걸음씩 걸어갔다. 그녀를 살린 건 어쩌면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그녀를 시인으로 만들어 준 것도 그들이 남겨 준 그리움이다. 일찍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사과 한 알에도 웃고 노래 한 곡에도 가슴 벅찬 소녀도 늘 마음속 깊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를 따라가다 보면, 여전히 닫혀 있는 그곳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오은정

1992년함경북도경성에서태어났다.2009년한국에도착했다.대학을다니다주체할수없는감정을시로풀어냈다.『작은시앗채송화』에서시부문신인상을받았고,시집『고향을부르다』를출간했다.곳곳을돌아다니는바람같은삶을꿈꿨지만현재카페‘당신의달’을운영하며한자리에머물고있다.커피를내리고읽고쓰고식물을돌보는삶이쓰기도하고달기도하다.

목차

상강
봄인줄알고핀꽃처럼

겨울동화
내몸에서쑥향이난다
소나무도울고나도울고
둥지
장롱속사과
곰이
군인삼촌들
폐허에도꽃이핀다
방탄소년단과조선소년단
성옥이와산딸기
희고검은밥
양귀비


입동
겨울이온다

분단자매
졸업사진
누렁이1
누렁이2
기러기와바꾼날들
가장추운달,삼월
웃어도될까
붉은석양속에서
엄마?
국경으로
외로운사람들
경성에서경성까지
하얀블라우스


동지
끝없는밤의시간

끊어진다리
모두가전투에로
어둠속의어둠
나의동거인1
남쪽에서불어온바람
나의동거인2
도둑과경비원1
도둑과경비원2
파도가지난뒤드러나는마음들
벽보밑에넣어둔양말
몇밤이면될까
바람이된약속
두번째국경


대한
봄이오려나보다

우리의시간은흐르고
붉은것들
엄마가싫어하는명절
바다가준선물
몇번의생일
하늘에맺힌총성
못생기면어때
이제당신을지웁니다
사진

출판사 서평

북에서온92년생시인의이야기
겨울이기만했던시간
시인으로만들어준그리움

그녀는그곳에서의삶을마흔일곱가지이야기로담아냈다.겨울이기만한그곳은소녀에게냉혹하기만하다.가족들과떨어져살아야만했던상황속,나는왜이렇게태어나야했는지의문과원망을품을수밖에없다.그럼에도그녀는매일봄을향해한걸음씩걸어간다.어떤세상이기다리고있는지도모른채로.

때로는아빠의존재로,때로는동생의부재로눈물을흘리지만,특별한인연들덕분에눈물을닦는다.이제그들은그리움이되어마음속을유영한다.수많은위기와작은기쁨속에서걸어가는그녀의걸음에읽는이도발을맞춰걷게된다.그녀는겨울을걷는이들에게버텨보자고말한다.그건책속에있는모두에게,특히여전히그곳에있는동생에게하는말이기도하다.

-
동생이엉엉울며출입문을열고맨발로나오려했다.외할머니와둘째이모가동생을붙잡고출입문을닫았다.뒤돌아동생얼굴을보고싶었지만눈물이가득찬눈으로아무것도볼수없었다.누군가보기라도할까봐얼른대문을나섰다.순간소나기처럼눈물이후드득떨어졌다.땅이일렁거렸다.집안에선정말열밤만자면언니가오냐고되묻는동생목소리가들렸다.나는한참뒤에야그순간이모두와이별인걸알았다.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