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myself09!

Savemyself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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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엄마,
나는 잘 모르겠어. 평생 '우리' 가족에서 떨어져 본 적 없는 내가 왜 외로움을 느끼는지. 생각의 꼬리를 좇다 불현듯 외로움을 만날 때마다 내 텅 빈 어깨를 느끼고 무너져. 나를 채울 온기가 필요한데 그건 어디 있어? 나를 좀 안아줘. 나를 좀 다독여줘.

외로움은 내 곁을 좀처럼 떠날 줄 몰라 녹슨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쏟는 일에 익숙해져. 대신 할머니 가시는 길에 닿을까, 소리는 죽이는 걸 잊지 않지. 호상이라고 했지. 터뜨리지 못한 소리가 살구만 한 크기의 구슬로 둥글게 한 알씩 배속에 쌓여. 이제 숨을 못 쉬겠어. 이러다 곧 죽을 것 같아 일기를 썼어. 울음을 토하려고, 나를 살리려고.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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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영빈

1994년여름,경상북도영주에서출생.안락한부모의품을떠나14살에이집트,그리고17살에중국을거쳐25살에한국으로돌아왔다.여자로서,외국인으로서사는삶에지쳐나라를옮겼지만어느곳하나탐탁지않았다.외로움에허덕이다일기장을찾았고울음을토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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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공허한눈,길게뻗은목,그중간을가르는날카로운무언가.서늘한자켓표지를벗기면자홍색책등이눈에띈다.책머리와밑까지자홍색으로물든듯보인다.표지를넘겨첫장을펼치지만펼쳐지지않는다.책장이붙어있다.칼로조심스레뜯어종이에박혀있는글자들을살핀다.기록한날짜가꼬박꼬박쓰여있는걸보니누군가쓴일기처럼보인다.아닌가?읽다보니누군가에게보내는편지같기도하다.소슬이라는이름을지닌.
‘-6kg’,‘2018년7월1일,약간좆된듯’,‘다음비밀번호:Savemyself09!’일기같아보이는이글엔목표한몸무게도,스스럼없는욕도,웹사이트비밀번호도,숨김없이적혀있다.
‘내가역겨워.누워서머리를뒤로젖히면죽을수있을까’
자기혐오와자살충동이라는차갑고도뜨거운기운이책전체를감싼다.
8년동안일기를친구삼아부르고써온사람의첫책.살을에는외로움을견디지못하고일기장에이름을붙여말을걸어온사람은이제세상에말을거는방식을택했다.많은이들에게읽혔으면하는동시에누군가는읽지않았으면좋겠다는모순된마음을담은채출간을결심했다.다른이의일기를읽어본적이있다면그행위가얼마나조심스러운지알것이다.게다가읽으려면칼로책을찢어야한다.금기를깨라.금기를깬자만이숨겨진일기를발견할수있다.
청년혹은청춘이라하면반짝이는무언가를먼저생각할지모르겠다.젊고건강한나이,무한한가능성,열정가득한패기.사회가청년들에게바라는점이자응당그래야할것만같은시선들.목표를향해달려가다좌절되더라도그것마저‘성장’의밑거름으로쓰일거라는서사또한같은결이다.그런서사에서비켜난청년은어떤시간을통과하고있을까.사회의언어와는다른언어들로자신을채우고있는사람의일기.같은문자를쓴다해도세상사람들과일기장의주인은서로다른언어의세계에있다.이일기가지금비슷한언어로,비슷한시간을걷고있는사람들에게위로가되길바라지만위로라니.신물이나서그런말은않겠다.대신하고픈말은이시간을함께견뎌보자,죽지말자,같이살아남아서이번엔당신의이야기를들려주자.‘틀림없이존재’한다고알려주자.스스로를구하는일기이자누군가에게보내는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