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32.25
Description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은 그래픽노블의 장점을 십분 살려 인물의 표정과 장면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그려 보여준다. 독자는 침묵 속에서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일 수 있으며 작가가 펼쳐놓은 다양한 장면들 속에서 나름의 진실을 찾아볼 수 있다. 독자는 다비드가 죽어가는 동안, 한편으로 루이즈가 걷고 말하기 시작하며 점차 자라는 모습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타마르가 호수에서 인어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풍선이 편지를 전해준다는 타마르의 상상과 믿음을 지켜주기 위해 엄마 아빠가 사소한 수고를 감수하는 장면은 재미있고 의미심장하다. 죽음이 엄연하듯 어린아이의 유년이 보호되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리고 삶은 그렇게 따뜻한 삽화들이 갈피갈피 채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여성 인물들이 저마다 각자의 삶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다비드의 암은 시종일관 악화된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보다 공포스러운 것은 말할 수 없는 신체적 고통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더 이상 못 보게 된다는 것은 두렵고 슬프지만 거듭된 수술과 항암치료로도 고통을 잠재울 수 없고 죽음이 안식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다비드는 절친인 주치의에게 죽여달라고 애원하며 주치의는 고심 끝에 비통한 마음으로 친구의 안락사를 돕는다. 안락사에 대한 판단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마지막에 이른 다비드가 독자들을 바라보며 홀가분하게 웃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죽음은 정말 끝일까, 다비드는 평안에 이르렀을까, 남겨진 가족들은 이제 어떻게 지낼까.
가까운 사람의 죽음 이후 슬픔과 상실, 애도에 대한 이야기는 많고 많다. 그러나 죽음의 과정과 그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장면을 그림과 짧은 대사로 전달하는 그래픽노블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일 것이다. 『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은 죽음이라는 보편적인 관심사를 주제로 삼되 손쉬운 위로나 조언을 건네려 하지 않는다. 그저 어떤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생각과 감정, 관계들을 보여주며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일 뿐임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죽음에 가까이 있거나 그렇지 않거나, 죽음에 관심이 많거나 그렇지 않거나, 여전히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

유디트바니스텐달

1974년생,벨기에만화작가이자일러스트작가.정치망명난민인아프리카토고의청년과벨기에여대생의사랑을그린첫작품〈소녀와흑인소년〉으로단번에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았다.2권으로된이이야기는앙굴렘만화페스티벌에서두번이나대상후보에올랐고,여러언어로번역되었다.2012년에출판된그래픽노블〈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출판되자마자비평가들로부터찬사를받고,세번이나아이스너상의후보로지명되었다.유디트는아이들을위한책의삽화들도그리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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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버지가죽어가는동안
우리모두는그의곁에서새로운삶을준비합니다

생명은유한하고,우리모두는언젠가죽는다.그러나죽음이보편적이고공평하다고해서받아들이기쉬운것은아니다.자기자신이나가까운사람의죽음이라면더더욱.사별이란다시는볼수없는헤어짐이라애통하고한존재가영영사라진다는사실때문에절망스럽다.하나의죽음은얼마나많은슬픔과고통을유발할것이며,거기에는얼마나다양한이야기가담겨있을까.유디트바니스텐달의그래픽노블『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한남자가시한부선고를받고죽음에이르기까지,그를둘러싼상황을담담히보여주는작품이다.
의사가‘상문상후두암’을통보하는장면으로부터시작하는이야기에서주인공다비드는얼이빠져보인다.다비드의머릿속에가장먼저떠오르는질문은“그럼타마르는?”이다.이제겨우아홉살이된늦둥이딸타마르.모든부모가그렇듯아이가성인이될때까지곁에있어줄수없다는것은눈앞이깜깜한일이다.그리고그다음순간,공포가찾아온다.죽음,아득하고도무지알수없고두려운그무언가.다비드의환상속에서일찍세상을떠난전부인줄리아가나타나위로를해주지만사후세계나행운의마스코트같은걸믿어본적없는다비드는그저막막할뿐이다.다비드는어떤경로를거쳐자신의죽음을받아들이게될것인가.
『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다비드와다비드의가족들이죽음을맞닥뜨리는모습을하나하나초점을바꿔가며들여다본다.다비드에게는아내와의사별후재혼한젊은아내폴라,폴라와의사이에서얻은타마르,이미성인으로비혼모가된딸미리암,미리암의아기루이즈가있다.책의앞부분에는간략한가계도가그려져있는데다비드의가족은모두여성으로구성되어있다.아내와딸,손녀들을거느린아버지는대체로가족내유일한남성으로서좀더강한책임감과힘을요구받곤한다.다비드가암의진행에따라‘목소리’를잃는다는건여러의미를담고있는셈이다.따라서다비드가죽어가는동안다비드를돌보고여전히계속될일상을지속하는여성인물들은어떤의미에서가부장제의전복을실천하고있는지도모른다.그러나작가는단순히여성에게특화된돌봄을강조하기보다가족구성원들이저마다자신의삶을유지하려애쓰는모습을있는그대로보여준다.때로는분노하고때로는절망에빠지지만대체로담담하게.

우리모두는언젠가죽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우리모두는오늘하루를살아간다

『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미리암,타마르,폴라,다비드에게각장을할애하고,인물각각에게고유한색깔과딱맞는시를한편씩건넨다.미리암은빨강,타마르는푸른색,폴라는검정,그리고다비드는흰색.미리암이여행중처음만난남자와하룻밤을보낸후루이즈를낳는장면은다비드의암선고와오버랩되며삶의순환과지속성을드러내준다.아버지가죽겠지만미리암은아이를키우며살아갈것이고다비드의가계는이어질것이다.한편,아직어린타마르에게아빠의죽음은불가해하다.죽음이영영이별하는거라고?그렇다면방법을찾으면되잖아!그리하여타마르가친구와함께아빠를미라로만들자고계획하는것은끔찍하다기보다애틋하다.아내폴라는사정이조금복잡하다.사랑하는남편을떠나보낸후아빠의빈자리를채우며어린딸을키우며살아가야할폴라에게는다비드의죽음이슬프고고통스러우면서도화나는일이다.상실감과삶의무게가이중으로덮쳐온다.당장폴라의일상은어떻게될까.누구보다다비드의죽음을받아들이기힘든폴라는애써죽음을외면하고부정하지만달라질건없다.그리하여마침내폴라는죽음을받아들인다.다비드는떠나겠지만사랑의기억은남을테니까.
『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그래픽노블의장점을십분살려인물의표정과장면을통해다양한감정을그려보여준다.독자는침묵속에서뭐라고딱집어말할수없는자신의감정에귀기울일수있으며작가가펼쳐놓은다양한장면들속에서나름의진실을찾아볼수있다.독자는다비드가죽어가는동안,한편으로루이즈가걷고말하기시작하며점차자라는모습에주목할수있을것이다.어린타마르가호수에서인어를만나대화를나누고,풍선이편지를전해준다는타마르의상상과믿음을지켜주기위해엄마아빠가사소한수고를감수하는장면은재미있고의미심장하다.죽음이엄연하듯어린아이의유년이보호되어야하는것도분명하다.그리고삶은그렇게따뜻한삽화들이갈피갈피채워지는것이기도하다.
여성인물들이저마다각자의삶을이어가는동안에도다비드의암은시종일관악화된다.죽음이다가오는것보다공포스러운것은말할수없는신체적고통이다.사랑하는가족들을더이상못보게된다는것은두렵고슬프지만거듭된수술과항암치료로도고통을잠재울수없고죽음이안식으로여겨지는것이다.다비드는절친인주치의에게죽여달라고애원하며주치의는고심끝에비통한마음으로친구의안락사를돕는다.안락사에대한판단은저마다다르겠지만마지막에이른다비드가독자들을바라보며홀가분하게웃는모습은많은생각을하게한다.죽음은정말끝일까,다비드는평안에이르렀을까,남겨진가족들은이제어떻게지낼까.
가까운사람의죽음이후슬픔과상실,애도에대한이야기는많고많다.그러나죽음의과정과그죽음을둘러싼다양한장면을그림과짧은대사로전달하는그래픽노블을만나는것은흔치않은경험일것이다.『당신의목소리가사라지는동안』은죽음이라는보편적인관심사를주제로삼되손쉬운위로나조언을건네려하지않는다.그저어떤가족의이야기를통해다양한생각과감정,관계들을보여주며죽음도삶의한과정일뿐임을담담히이야기한다.죽음에가까이있거나그렇지않거나,죽음에관심이많거나그렇지않거나,여전히살아가야할우리모두가함께읽으면좋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