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마이어 (거울의 표면에서 | 양장본 Hardcover)

비비안 마이어 (거울의 표면에서 | 양장본 Hardcover)

$28.46
Description
프랑스의 2000년생 그래픽노블 작가 파울리나 스푸체스가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책이다. 21세기에 태어나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받고 일찍이 자신의 책을 펴내게 된 젊은 작가와 괴팍한 거리의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는 여러모로 대조된다. 비비안 마이어는 한 번도 사진을 배운 적이 없었으며, 유산으로 받은 집을 처분하면서 구입하게 된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을 뿐이다. 그러나 무작위로 아무렇게나 찍은 듯한 사진은 순간순간의 진실을 뛰어나게 포착해낸다.
어떤 사람들은 모르는 채로 사진을 찍히고, 어떤 사람은 사진이 찍히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어떤 사람은 카메라 렌즈를 향해 어깨를 펴고 포즈를 취한다. 어른들은 취하거나 잠들어 있기도 하고 아이들은 울타리에 매달리거나 구두를 닦기도 한다. 비비안에게 사진은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포착하고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던 걸까. 사진 속에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거리의 소음도, 먼지를 피워올리는 바람도 담겨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세상이 담겨 있다.

젊은 그래픽노블 작가 파울리나 스푸체스는 비비안의 사진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꼼꼼히 자료조사를 하고 오래오래 생각한 끝에 붓을 든다. 파울리나의 붓끝에서 비비안의 흑백 사진은 색채를 입는다. 그리고 한 장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사진은 순간을 찍지만 말할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으며, 어떤 이야기를 읽어내는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비비안 마이어 : 거울의 표면에서』는 다소 어둡고 강렬한 색채의 그림을 통해 비비안의 사진을 읽는 방식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저자

파울리나스푸체스

PaulinaSpucches
프랑스-아르헨티나출신의만화작가이다.그녀는어렸을때부터음악,그림과함께했다.완벽한예술가이자재능있는바이올리니스트였던그녀는자신을자극하고성취감을주면서특별한미덕을지닌그림그리기로눈을돌린다.파리오귀스트르누아르고등학교에서아동일러스트,만화,판화를전공하며일러스트레이션학위를받은후자연스럽게만화로전향했다.사진작가비비안마이어에대한만화프로젝트『비비안마이어:거울의표면에서』는졸업작품이다.폴리나스푸체스의작품은숭고하고매혹적이다.붓으로수천가지의이야기를들려주고,수채화와과슈를투명하게다루며,감정은그림하나하나를관통한다.항상각이야기의중심에는예외적이고독립적이며자율적인여성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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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유모,간병인,가사도우미,그리고거리의사진작가
우리가몰랐던비비안마이어의놀랍고이상한삶

2007년미국시카고에서현상하지않은필름이가득든상자가하나발견된다.창고사용료를내지못한누군가의물건이경매로나온것이었는데필름속에담긴사진들은심상치않았다.1950년대뉴욕길거리에주저앉아있는취객들,해변에아무렇게나쓰러져있는남자,쓰레기통에담긴곰인형,길거리웅덩이에비친기다란그림자,그리고유리창에비친카메라를든여자등등평범한사람들과삶에대한깊은이해가담겨있는데다프레이밍과감각이뛰어난사진들이었다.무려15만장이나되는사진은그간한번도세상에나온적이없는것이었고,비비언마이어라는무명작가의사진들이SNS를통해퍼져나가자21세기대중들은열광했다.그런데도대체비비언마이어가누구야?이런사진들이어째서뒤늦게빛을보게된거지?놀랍게도사진을찍은‘비비안마이어’는평생유모나간병일을하며생계를이어나간가사노동자였다.병적인수집벽이있었으며그렇게나많은사진을찍으면서도사진을공개할생각은하지않았다.생전에그를알던사람들은입을모아비비안마이어가유별나고,비밀스럽고,미스터리했다고말한다.언제어디서든상자형카메라롤라이플렉스를목에걸고세상을향해셔터를눌렀던여자.비비안의이상하고신비로운삶과사진의세계를우리는어떻게바라봐야할까?
『비비안마이어:거울의표면에서』는프랑스의2000년생그래픽노블작가폴리나스푸체스가처음으로세상에내놓은책이다.21세기에태어나체계적인예술교육을받고일찍이자신의책을펴내게된젊은작가와괴팍한거리의사진가비비안마이어는여러모로대조된다.비비안마이어는한번도사진을배운적이없었으며,유산으로받은집을처분하면서구입하게된카메라를들고거리로나섰을뿐이다.그러나무작위로아무렇게나찍은듯한사진은순간순간의진실을뛰어나게포착해낸다.어떤사람들은모르는채로사진을찍히고,어떤사람은사진이찍히는순간인상을찌푸리며,어떤사람은카메라렌즈를향해어깨를펴고포즈를취한다.어른들은취하거나잠들어있기도하고아이들은울타리에매달리거나구두를닦기도한다.비비안에게사진은세상을제대로바라보고포착하고이해하는하나의방식이었던걸까.사진속에는사람들의움직임도,거리의소음도,먼지를피워올리는바람도담겨있지않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온세상이담겨있다.
젊은그래픽노블작가폴리나스푸체스는비비안의사진을천천히들여다보고꼼꼼히자료조사를하고오래오래생각한끝에붓을든다.파울리나의붓끝에서비비안의흑백사진은색채를입는다.그리고한장한장의사진속에서이야기가흘러나오기시작한다.1952년뉴욕에서찍힌취객들의사진을보자.세남자는술에잔뜩취해제할말만늘어놓고어깃장을놓고말다툼을하다가어느뒷골목에주저앉고만다.“내아들이죽었어.”지독하게슬프고너무나도간단한과음의이유.물론비비안의사진속모로누워정신을잃거나손바닥에얼굴을묻은남자들에게진짜로무슨일이있었는지우리는알수없다.찰칵,사진을찍고서둘러자리를벗어나는비비안마이어도사연을알수없었으리라.그러나70년뒤젊은예술가한사람이사진에담긴보편적인비극과고통을읽어내는것이다.사진은순간을찍지만말할수없이많은이야기를담아낼수있으며,어떤이야기를읽어내는가는우리에게달려있다.『비비안마이어:거울의표면에서』는다소어둡고강렬한색채의그림을통해비비안의사진을읽는방식중하나를보여주고있는셈이다.

두개의시대,두가지예술매체,
이야기하고싶은열망과관심을불러일으키고픈서로다른두개의욕망

비비안마이어는어린시절사진작가잔느베르트랑의집에잠시머무는동안카메라의존재와사진의가능성을경험한다.보통사람들이라면기념일에나겨우한장찍을까말까한사진은비비안에게열정과애착의대상이된다.유모로일하는집에서,아이들을데리고나선거리에서,휑한해변이나햇살이비추는공원에서비비안은롤라이플렉스를내려다보며프레임을잡고찰칵,셔터를누른다.“한때는거기에있었지.내가할수있었던것들에집착하면서.”비비안의사진은시간을기록하거나증명하는데활용되거나감상을위해발표되거나하지않았다.한마디로쓰임이없었다.오랜시간이흘러젊은부동산중개인에게발견되어현상되기전까지는그저오랫동안필름안에머물고있었을뿐이다.하지만유명한갤러리나박물관에서거절한사진들을알아본것은이름없는수많은사람들이었다.디지털시대의사람들은비비안의사진을들여다보고감동을받는다.사진이라는예술이얼마나많은이야기를담아낼수있을지순식간에이해한것이다.
『비비안마이어:거울의표면에서』는1929년에태어나수많은사진을찍고2009년사진을떠난비비안마이어의삶을바탕으로하지만,이것은허구의이야기다.작가는책을마무리하면서여기에담긴이야기들이“실제와무관하며순수한작가의상상으로창작된것”이라고밝히고있다.이야기의말미에노인이된비비안은자신이돌봐준그웬이라는아이가자라사진작가가되었다는소식을듣는다.그웬은자신의사진집과함께보낸편지에서“당신이없었다면이사진집은나오지못했을지도몰라요.나왔다해도다른모습이었겠지요.”라고털어놓는다.잔느베르트랑의카메라와비비안마이어의사진들,그웬의사진집으로이어지는연결과흐름은자연스럽고타당하지만한편으로는믿기지않는다.그러나가만히생각해보면우리가접하는모든스토리와예술은딱맞아떨어진다.흐트러지고사방팔방에산재하고흐리멍텅한순간들을모아정리해놓은것이이야기이고예술인것이다.비비안마이어가사진으로포착해낸것이바로그것이었다.
‘거울의표면에서’라는부제가붙어있는데서알수있듯이이아름다운그래픽노블은서로를비추고프레이밍하고포착하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이다.비비안마이어,비비안의사진에담긴이름모를20세기의사람들,비비안의사진을알아보고열광하며가치를높여준21세기의사람들,그리고비비안의삶과사진에매혹되어그래픽노블이라는또다른예술로번역해낸작가폴리나스푸체스까지.우리모두는서로를바라보고되비추는거울들이다.알고보면인간의삶의다룬모든예술이하고있는일이그러하지않나.이허구의이야기를읽노라면실존했던이상한사진작가비비안마이어에대해훨씬더많은것이알고싶어진다.어떤예술이진짜세상을바라보는시선을바꿔놓는경험을할때우리가으레그러하듯이.
여성에대해생각하고창조하고생산하는일은지극히사적인동시에페미니즘이라는거대한흐름을형성하는일이다.그리고페미니즘은단순히여성문제에국한되지않는다.대표가될수없는모든존재들-헤테로남성이아니고백인이아니고부유하지않고나이들고장애가있고,더나아가비인간인모든존재들에대해생각하는출발점이되기때문이다.그러니우리모두는서툴더라도그림을그리고이야기를해야할것이다.자기안의혼란을고요하게들여다보고싶은모든여성들과대표가되지못해슬픈모든존재들에게방향을제시해줄수있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