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를 따라

물줄기를 따라

$16.00
Description
누구였을까?
울고 있는 자연을 볼 수 있는 너는

여기서 뭐 해?
멋있는 곳이구나 싶어서…….
울고 있는데? -본문에서

우연히 강정천 근처에 가게 된 주인공 앞에 한 아이가 불쑥 다가와 반갑게 말을 건넵니다. 그런데 웅장함에 감탄하며 바위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고는 의아해합니다. 바위얼굴들이 울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느냐고. 이곳의 자연은 왜 울고 있을까요? ‘나랑 보러 가지 않을래?’ 수수께끼의 아이는 손을 잡아 이끕니다. 주인공은 아이와 함께 강정천 물줄기를 따라 걸으며, 여전히 아름답지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가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자연의 아픔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물줄기의 맨 끝, 바다가 시작되는 그곳을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사라진 아이. 그 애는 누구였을까요?

추운 겨울, 처음 강정천을 찾아 마주한 것은 주상절리 절벽이었습니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커다란 바위벽엔 커다란 균열이 있었고, 나무뿌리들은 갈라진 틈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검은 틈새를 바라보며 마침내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으로 말을 걸어 저 틈새를 메우고 싶었습니다. 그림으로 말을 걸어 지금 여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림으로 말을 걸어 물줄기의 끝까지 함께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제주에서 돌아온 날 밤, 빈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하나씩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잃어버렸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강정천이 잃은 삶들은 우리 사이에서 그림, 말, 이야기와 기억으로 끝없이 살아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작가 노트

저자

정지원

대안학교를졸업하고그림을그리고있습니다.2021년2월우연히강정천을걷게되었습니다.물줄기를따라걸으며,타인을그려도그속의내가지워지지않고나를그려도그속의타인이지워지지않는다는사실을배웠습니다.

출판사 서평



모든생명의줄기를따라

제주도서귀포시에위치한강정천은천연기념물인원앙과녹나무숲,그리고은어를비롯한수많은생명을품고흐르는하천입니다.여러생명들의삶과더불어주민들의식수까지책임지고있는물줄기로,절대보전지역,상수도보호구역,지하수특별관리구역,천연기념물문화재보호구역,공장설립불가지역,공장식축산금지구역입니다.하지만이런보호장치가무색하게도,2017년강정해군기지진입도로공사가시작된이후강정천곳곳에서훼손과위험이포착되고있습니다.이책은주상절리절벽,교각공사현장,강정담팔수와냇길이소,원앙서식지,냇깍,그리고바다로이어지는강정천의물줄기를따라가며무엇인가벌어지고있는그곳의자연을보여줍니다.

내가길을찾아줄게!-본문에서
날마다어떤나무가사라지는지기억하고있어.-본문에서
모두이물줄기를따라이어진다는거알아?-본문에서

하지만작가는자연이파괴된모습을극적으로그리지는않습니다.훼손된장면만모아과장되게클로즈업하는등의방법으로보여주지않습니다.흐르는강처럼시선이자연스럽게나아가도록이끕니다.또한섬세한라인이돋보이는감성적인그림은제주의풍광과어우러져신비로운분위기를자아냅니다.수수께끼의아이를따라직접둘러보며생명의나직한목소리를듣는듯한현장감에,자연이들려주는이야기에귀기울이듯천천히책장을넘기게됩니다.그렇게담긴강정천의모습은아픔속에서도여전히아름다움을간직하고있습니다.무너져내리는땅을꽉붙들고있는나무뿌리들처럼,여전히아름다워서처연한동시에본모습을점점잃어가는상실이절실하고안타깝게느껴집니다.
나무잘라내고공사하는게별일인가?새들서식지변하는게하루이틀일인가?새,나무,물고기보호하자고개발을하지말라는말인가?공사현장이저정도면그럭저럭괜찮은것아닌가?공사가마무리되면주변도말끔해질일아닌가?…
우리가이런태도를지속한다면스러져가는자연이얼마나더견딜수있을까요?물줄기를따라이어진강정천의자연처럼우리도모두연결되어있습니다.자연이병들면,우리도그아픔을피해갈방법이없습니다.당연한말이지만,우리도자연의일부이니까요.생존의위협에내몰려울고있는이를매정하게지나칠수는없습니다.작가는울고있는자연을볼수있는이는너와나,우리모두라고,물줄기를따라계속이어져야하는것은아픔이아니라우리모두의생명,건강한삶과평화라고말합니다.

추운겨울,처음강정천을찾아마주한것은주상절리절벽이었습니다.한눈에다들어오지않는커다란바위벽엔커다란균열이있었고,나무뿌리들은갈라진틈을붙들고있었습니다.검은틈새를바라보며마침내무언가말하고싶다는생각을했습니다.
그림으로말을걸어저틈새를메우고싶었습니다.그림으로말을걸어지금여기무슨일이벌어지고있는지알리고싶었습니다.그림으로말을걸어물줄기의끝까지함께걸어보고싶었습니다.
제주에서돌아온날밤,빈종이에하고싶은말을하나씩그려나가기시작했습니다.
잃어버렸다고여겨지는모든것은다른방식으로살아갑니다.강정천이잃은삶들은우리사이에서그림,말,이야기와기억으로끝없이살아움직인다고믿습니다.-작가노트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