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따먹기 법칙 - 이야기나무 2

지우개 따먹기 법칙 - 이야기나무 2

$11.20
저자

유순희

다락방에서책을읽고글을쓰며어린시절을보냈습니다.『순희네집』으로MBC창작동화대상을,『지우개따먹기법칙』으로푸른문학상을받았습니다.『지우개따먹기법칙』,『우주호텔』은국어교과서에수록되었습니다.이밖에도『진짜백설공주는누구인가』,『박지민이안그랬대!』,『선생님의집으로가는그림지도』,『뚱보개광칠이』,『우리들의비밀클럽』,『명숙이의숙제』등이있습니다.

목차

지우개따먹기법칙5납작한지우개는피한다
지우개따먹기법칙2가벼운지우개를사용할것
지우개따먹기법칙4상대방에게예의를지켜라
지우개따먹기법칙6지우개따먹기는둘이해야한다
지우개따먹기법칙1꼭이겨야한다는생각은버릴것
지우개따먹기법칙7한가지만생각하지말것
지우개따먹기법칙8집중하기
지우개따먹기법칙3지우개가엉뚱한방향으로가더라도미리겁먹지말것
지우개따먹기법칙9지우개크기는비슷해야한다
지우개따먹기법칙10지우개따먹기를할때상대는나의친구이다

출판사 서평

친구들과얼굴맞대고하는놀이가더욱그리워지는요즘
지우개따먹기는상대방의지우개를자기지우개로튕겨서책상밖으로떨어뜨리는놀이다.이오래된놀이가뭘그렇게재미있을까싶겠지만,상보와준혁이뿐아니라많은아이들이지우개앞에서사뭇진지해지는걸보면퍽재밌긴한모양이다.어릴때지우개따먹기놀이좀해본어른이거나직접하진않았어도당시아이들이열광하던모습을떠올려보면시대가변해도변하지않는즐거움은분명있는듯하다.자그마한책상위에지우개선수가둘,이를조종하는어린이선수가둘.지우개따먹기는각각의모양,크기,탄성정도,지우개끼리의거리와각도등나름치밀하게생각하고빈틈없이행동해야승리를거머쥘수있는고난도의경기이다.그러다보니집중하게되고,티격태격하며갈등도뒤따르지만그게다일상의재미가되곤한다.그런데요즘은많은것들이비대면으로이루어지는바람에친구끼리티격태격할기회가별로없는것같아오히려아쉽다.놀이자체도즐겁지만놀이를하면서친구를더잘알게되고,우정도한층두터워진다는걸경험해보아서그런지놀이의현장이참그립고소중하게다가온다.


깊고넓은놀이의세계,놀라운지우개따먹기법칙
깔끔하지도않고,칠칠치못한상보지만지우개따먹기만큼은누구에게도지지않는다.그래서일까?지우개따먹기놀이에있어서는늘진지함과열정이가득하다.지우개얘기만나와도할말이많다.상자안에든수십개의지우개들은놀이를할때상보에게병사가되어주지만,평소에는친구나다름없다.아빠가늦게퇴근하는날이면심심해진상보는지우개를가지고혼자장난도치고,이런저런모양의지우개를모으면서지우개가자꾸좋아졌다.그걸본아빠가어릴적에하고놀던지우개따먹기놀이를가르쳐주었고,부자가함께하는즐거운놀이가되었다.두사람은놀이를하면서알게된사실을하나씩정리해나갔고,그것이모여‘지우개따먹기법칙’이된것이다.

상보가가진비장의카드‘지우개따먹기법칙’에는놀이의규칙이나기술뿐아니라놀이에임하는태도,친구와의관계에이르기까지정말다양한이야기가담겨있다.경험을토대로정리해나간것인만큼단순한법칙이라기보다는스토리에가깝다.하나하나의법칙들은다음놀이에써먹을무기가되기도하고,그안에자기반성이담기기도한다.그리고법칙을떠올리는순간상대방을떠올리게된다.내가보이고,남이보인다.상보의지우개따먹기법칙은아빠랑끄적이며엮은흔적이자세상에하나밖에없는특별한것인데,사실은누구나공감할수있는보편적인내용이고누구에게나필요한친구에관한이야기이기도하다.



엎치락뒤치락의묘미
책장을넘기다보면‘이게뭐라고이렇게긴장이될까?’하는순간들이있다.그냥지우개를튕기며하는놀이일뿐인데.준혁이가코뿔소지우개를꺼내놓으면나도모르게‘상보는무슨지우개로맞서지?’하면서상상을하고,불가사리지우개가점보지우개보다크기는작아도뭔가일을낼것같다는생각도하게된다.책속의아이들이손가락으로지우개를튕기는데괜스레내손에땀이날것만같은느낌이다.

엎치락뒤치락은이책의구성에서도돋보인다.상보의시점에서이야기가전개되다가다음장은짝꿍홍미의시점으로,또다음장은다시상보의시점으로이야기가이어진다.화자인‘나’가엎치락뒤치락하면서서로에게관찰자가된다.짝꿍바꾸는날,준혁이가새짝이되길바랐던홍미는아쉽게도상보가짝이되어실망하지만점차상보의장점을알아간다.준혁이도상보에대한선입견을버리고진짜친구가될수있는길에한걸음을내디뎠다.상보는준혁이를어떻게바라보았고,바라보고있을까?아이들의마음이몇번을엎치락뒤치락하더라도그들이만들어갈우정이탄탄하고소중한무엇이되기를바라본다.



<책속으로>

‘단한번에끝내주겠어.’
나는홍미앞에서케이오승을하고싶었다.
그런데슬슬배가아프기시작했다.나는아픈걸억지로참고점보지우개앞부분을눌렀다.그러자점보지우개가두바퀴돌면서불가사리지우개위에걸쳤다.
내가또점수를땄다.
“2점이다.”
이제딱1점만따면불가사리지우개는내것이된다.
그런데배가점점아프더니장이꼬이는것만같았다.이마에서식은땀이났다.준혁이는빨리하지않고지우개의거리를가늠해보고있었다.
“빨리해.”
나는참다못해소리쳤다.
준혁이가불가사리지우개의왼쪽모서리를세게눌렀다.불가사리지우개는내점보지우개를살짝덮었다.
“아싸,1점이다!”
준혁이가소리쳤다.
“아니야,이건반도안걸쳤어.”
“웃기지마.이정도면반걸친거야.”
이번에도또우겼다.
하지만말씨름할시간이없었다.얼굴이노래졌다,파래졌다하는것같았다.
‘화장실갔다올래.’
이렇게말할까하다그만두었다.
‘딱한번만하면돼.난케이오로이길수있어.’
나는내점보지우개에손을갖다댔다.금방똥이나올것같았다.입술을꽉깨물고점보지우개의뒤쪽을세게눌렀다.
그런데아뿔싸!점보지우개는한바퀴구르더니불가사리지우개옆에가서딱붙어버렸다.
“으으!”
이건준혁이에게‘내지우개를가져가십시오.’하는것과똑같다.준혁이는좋은기회를놓치지않으려고얼굴을지우개에바짝들이밀었다.그러고는불가사리지우개를꾹눌렀다.불가사리지우개는내점보지우개위로폴짝올라섰다.


“케이오승이다!”
“악!”
너무놀라서소리치는순간‘뿌직’하고말았다.나는두손으로엉덩이를감싸고교실밖으로뛰어나갔다.그때선생님이들어왔다.뒤에서아이들이말하는소리가들려왔다.
“상보가똥싼것같아요.”
“크하하하하하.”
“히히히.”
아이들의웃음소리가터져나왔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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