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따먹기 법칙 - 이야기나무 3

연필 따먹기 법칙 - 이야기나무 3

$11.20
Description
□ 《지우개 따먹기 법칙》에 이어 독자 마음을 사로잡을 또 하나의 이야기
□ 놀이의 즐거움이 제대로! 짜릿한 승부!
□ 스스로 알아 가는 놀이의 법칙 속에 스며든 우정
처음부터 하고 싶어서 한 놀이는 아니었다. 적어도 예준이한테는 그랬다. 그런데 수찬이가 자꾸 연필 따먹기를 하자고 졸랐다. 틈만 나면 놀리면서 가끔 친한 척을 하는 게 영 맘에 들지 않았는데, 우연히 연필 따먹기에서 수찬이를 이기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수찬이 코를 납작하게 해 줄 생각에 승부욕이 슬슬 차오른다.

수찬이는 공부를 잘하고 수학 문제 푸는 것도 좋아하지만 엄마의 극성과 학원 스트레스 때문에 요즘 힘들어한다. 뭐든 원하는 대로 돼야 직성이 풀리는데 예준이한테 연필을 잃고 말았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상하게 예준이랑만 하면 번번이 지니까 오기가 생긴다. 놀이 방법을 멋대로 바꾸기도 하고, 직접 제조한 기이한 연필로 맞서려고 한다.

전학 온 해나는 성격이 활발하고 친절해서 금세 아이들과 친해졌고, 소극적인 예준이도 해나에게 마음을 연다. 무적함대처럼 친구들의 연필을 모조리 따 간 수찬이가 수집한 연필들을 못살게 굴자 이를 보다 못한 해나가 수찬이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보란 듯이 승리를 거둔 해나는 연필을 함부로 다루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자기가 딴 연필들을 친구들에게 모두 나눠 준다.

어느 날 돌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일로 크게 꾸중을 들은 수찬이는 모든 게 예준이와 해나 때문이라고 여기며 복수를 마음먹는다. 억지로 연필 따먹기에서 이긴 뒤 두 사람에게 엉뚱한 벌칙을 주었지만 도리어 자기가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우연한 기회에 수찬이는 예준이에게 사과할 용기를 얻고, 뜻밖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은 예준이는 수찬이에게 뾰족했던 마음이 누그러진다. 연필이 아이들을 연결해 주는 또 다른 친구가 되었다.

저자

유순희

다락방에서책을읽고글을쓰며어린시절을보냈습니다.『순희네집』으로MBC창작동화대상을,『지우개따먹기법칙』으로푸른문학상을받았습니다.『지우개따먹기법칙』,『우주호텔』은국어교과서에수록되었습니다.이밖에도『진짜백설공주는누구인가』,『박지민이안그랬대!』,『선생님의집으로가는그림지도』,『뚱보개광칠이』,『우리들의비밀클럽』,『명숙이의숙제』등이있습니다.

목차

몽당연필이라고얕보지마
포기하긴일러!
요술연필이라고,들어는봤나?
힘의강약이중요해
헛방주의
감각단련의중요성
약점을포착해!
돌발사건
놀이와벌칙
연필이만들어준친구
돌고래야,안녕

출판사 서평

연필따먹기놀이라쓰고,우정이라읽는다
놀이는재미가있다.재미있으려고노는것이다.어떤놀이든재미있겠지만,친구들과함께노는것만큼신나는일이없다.한마음으로깔깔대며웃다가도옥신각신하기도하고,갈등이생겼다가사라지기도하는게놀이의현장이다.‘연필따먹기놀이’역시친구랑맞붙어야제맛이다.연필따먹기를해본사람들은저마다추억거리를가지고있다.당시어떤연필이유행이었는지부터시작해어떤연필로이기고졌는지,어떤전략으로대결을펼쳤는지……에피소드가넘쳐난다.그런데이야기를가만히듣다보면그안에는언제나‘친구’가있다는걸발견하게된다.

예준이와수찬이도데면데면한사이였다.아니,예준이입장에서는수찬이가영불편한존재였다.알고보면수찬이도예준이와친해지고싶었는데말을걸어도별반응이없자무시당하는것같아괜히약점을잡고놀려댔던것이지만.아무튼어쩌다연필따먹기대결을펼치게된두사람이자연스레가까워지게될때까지연필이분명톡톡한역할을했다.처음엔단순한대결이었다가점차즐거운놀이가되었을것이다.놀이를하는동안서로를더잘이해하게되고,배려하는마음도생기지않았을까?한강변으로나들이를간세아이가나무돌고래를강물에띄울때,서쪽하늘에서낮달이웃고있었던건우연이아닌듯하다.


짜릿한승부,건전한승부욕
코로나로인해재택수업,집콕생활이길어지면서우울감과무기력에빠지는아이들이많다고한다.참속상한일이다.이럴때일수록단둘이할수있는놀이,가족과할수있는놀이가풍부하면좋을텐데‘연필따먹기놀이’도그중하나가아닐까싶다.그런데이놀이는단순히노는데그치지않고승부를가림으로써승자와패자를만들어낸다.누구나이기면신나고지면속상할테지만,혼자노는것보다친구랑노는게훨씬즐겁고승부를가리는놀이일수록긴장감이고조되다보니승패로인해생기는문제들에대해생각해보지않을수없다.

수찬이는승부욕이강한아이로보인다.여러방면에서성취도가높은편이고,경쟁과그에따른결과를중시하는엄마의태도에서영향을받았을거라는생각이든다.연필따먹기라는재밌는놀이를발견한뒤잘하고있었는데,예준이한테자꾸지니까인정하고싶지않았을것이다.화도내고박박우기면서놀이규칙을멋대로정하는가하면자기가이길때까지친구에게놀이를강요하기도한다.그런데정말로승부욕이강한사람은정정당당하게규칙을지키고결과를받아들일줄안다.또자기반성을통해결점을보완하며다음을준비한다.물론수찬이같은어린이에게이모든걸기대할수는없겠지만.

비록수찬이가자기에게유리한방식으로승부를가리려하고결과에집착하는모습을보이긴해도실패에대해두려워하기보다는자기만의연필을만들어가며경쟁을즐기는것을보면대견하기도하다.아무쪼록수찬이가,그리고모든어린이가친구들과실컷어울리면서짜릿한승부를맛보면좋겠다.승리를기뻐하고실패도배우면서건강한승부욕이샘솟기를!끊임없이도전하고그과정을즐길수있기를!


마음을들여다보는일
마음을살피는일은그리간단하지않다.마음은사람이어떤일에관심을가지는것이라서스스로또는상대방에게애정이없으면마음을쓰기어렵다.예준이가수찬이에게좋지않은감정을갖고있을때는수찬이의상황이나감정을알수없었다.그런데한걸음가까워진뒤로

예준이는수찬이의마음이보이기시작했다.학업스트레스로갑갑해하는수찬이를보면서자기가마음터놓을친구없이갑갑했던순간의마음이겹쳐서보이고,친구인수찬이를도와주려고한다.해나는예준이를처음보았을때한껏웅크리고있는예준이마음을어렴풋이느꼈을것이다.어릴때아팠던경험이있으니까.친한친구없이외롭고마음한구석이아픈예준이가신경쓰이지않았을까?용기가없어사과할타이밍을놓친수찬이는사과해야할상대인예준이를보고비로소사과하는태도를배운다.그리고용기를내사과한다.

스스로부족함을채워가는아이들이얼마나예뻐보이는지모른다.서로에게기대어마음을주고받는모습이라니.글작가의말끝에는‘당신이없으면내가없다.’라는아프리카속담이소개되어있는데,별것아닌듯짧은하나의문장에서‘함께살아가는우리’를찬찬히떠올려본다.



<책속으로>

“야,김예준!나랑연필따먹기다시하자.”
“당번이라식당에서우유상자받아와야해.바빠.”
예준이는자리에서일어났다.하지만그건핑계였다.매번자기유리한대로만하려는수찬이와하고싶지않았다.그런데수찬이가이죽야죽약을올렸다.
“왜,내가이길까봐겁나서그래?네가이긴건순전히운이야.힘이세거나기술이좋아서그런게절대아니라고.”
지호도부추겼다.
“그래,다시해봐.이번에진짜승자가누군지가려보라고.”
예준이의생각도바뀌었다.두번이나수찬이를이겼기때문에가슴언저리까지자신감이빵빵하게차올랐다.이번에야말로늘잘난척하는수찬이의콧대를확실히눌러버리겠다고마음먹었다.수찬이도연우와지호앞에서예준이의연필을갈고리로긁어오듯가져오고싶었다.

“아싸!내가둘다이겼다.이제벌칙받을준비나하시지!”
수찬이는좋아서방방뛰었다.
예준이와해나는우기기대마왕김수찬이어떤벌칙을줄지걱정됐지만어쩔수없었다.
수찬이가벌칙쓴종이를예준이와해나에게각각내밀었다.예준이가먼저종이를펼쳤다.‘선생님실내화에왕껌붙이기’라고적혀있었다.
“야,이건너무해.다른걸로바꿔줘.”
예준이가깜짝놀라소리쳤다.
해나도벌칙종이를펼쳤다.그런데예준이가무슨벌칙이냐고물어도입을꼭다문채가만있기만했다.수찬이가재밌어죽겠다는표정으로해나를쳐다보았다.
“이해나,벌칙바꿔줄까?대신나한테서따간연필을몽땅가져와.그럼벌칙바꿔줄게.”
해나는갈등하는눈치였다.하지만마음을정한듯,벌칙을받겠다고하며자기자리로돌아갔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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