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무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기본을 다시 잡아야겠다 (무심하고 담담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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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는 삶으로 말하는 사람을 닮고 싶다

일상의 풍경에서 빛나는 깨달음을 얻으며
흐려지는 초심을 새기고 흔들리는 중심을 세우다
딱딱한 설법 대신 실천하는 삶과 죽비 같은 글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법인 스님의 산문집. 올해로 출가한 지 46년이 지난 스님은, 두 귀가 순해져야 한다는 이순을 맞으며 흐려졌던 초심을 되찾고 마음과 생활의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고 말한다. 기본을 다시 잡기 위해 부지런히 읽고, 닦고, 쓰는 하루를 반복하고, ‘무위도식’이 아니라 일 없이도 마음이 한가한 ‘무사도인’의 삶을 꿈꾼다. 오늘도 실상사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며, 반려견 다동이와 숲길을 거닐며 살아가는 스님의 일상 속에는 무심하면서도 담담한 삶을 위한 작지만 큰 깨달음이 가득하다.
저자

법인

1976년광주향림사에서출가했다.이후지리산실상사에서《화엄경》을수학했으며,원광대학교대학원에서〈화엄보살의원과행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그후백담사무문관,동화사금당선원,백양사운문선원등지에서참선수행했다.2000년해남대흥사에서‘새벽숲길’이라는프로그램을열어최초로템플스테이를기획했으며,《불교신문》주필과조계종교육부장,시민단체참여연대의공동대표를역임했다.지은책으로는산문집《검색의시대,사유의회복》과《중심》이있다.2019년부터는대안학교인실상사작은학교학생들에게인문학을가르치고있다.본래의마음자리를지키기위해수시로정진하며오늘도독서,농사,지리산순례라는삼락(三樂)을누리고있다.

목차

들어가며|법인스님에게던지는신의한수

1부걸음걸음에무심과평온을
상좌야,스승을등불로삼지마라
스님,아니간달프질문있는데요
산승의방안은이렇습니다
마음과마음이오간다
소인은끼리끼리,군자는함께어울린다
적막한산중에선무슨일을하고사는가
다동이에게도불성이있는가
공양을받기가부끄럽네
누구나한번쯤무문관을원한다
밥주지,차주지,놀아주지,걸어주지

2부마음이모든것을만든다
노스님은한마디말없이일만하지만
그대,서있는곳에서휘둘리지마시라
가성비좋은삶의기쁨
나잇값하며살자,밥값하며살자
생각의힘을빼라
변하지않는것은없다
나와너의관계가생명이다
뜨거운열정보다묵묵한걸음이좋다
안되겠다,기본을다시잡아야겠다
죽음도빛나라늙어감도빛나라

3부깨달음이빛나고있나이다
온몸으로한소식얻는삶의고수
자존감을착각하고있지는않은가
중의장사는이렇게해야한다
가르치며저도배웠습니다
신발놓는것만봐도마음가짐을알수있다
보고싶은것만보고,듣고싶은것만들으면
막히면아프고,소통되면안아프다
나를머물게하는문장들
허물이있음에도우리는본래부처다

나오며

출판사 서평

오늘도마음이한가한사람

지리산노고단과백무동이갈라지는곳에실상사가있다.그곳에서는팔순이훨씬넘은노스님한분이언제나말없이일하신다.3년전실상사로자리를옮긴법인스님은,무성한잡초를매일같이정리하는노스님의모습을보며고요한가난,진리에갇히지않는마음,수행의압박에서놓여난삶을꿈꾼다.분별심과억지몸짓을내려놓고자유로운마음살림을꾸리고자한다.

법인스님이한가한마음을위해가장먼저하는일은,단순하고검박하게사는일이다.스님은방을잠그지않는다.방안을비우고또비운다.최소한의소유로도마음속큰기쁨을누리며,가진물건들은늘정갈하게정리한다.욕망과애착의번뇌에서멀어지기위해노력한다.

이런스님옆에는늘반려견다동이가함께한다.그러나스님은다동이를사랑하되집착하지않고,취향대로다동이를대하지도않는다.‘나의다동이’가아니라‘나와다동이’로관계를설정하며애착을내려놓고애정을나눈다.절의수행자,공동체의벗,대안학교학생,실상사에온방문객에게도마찬가지다.스님은모두의이야기에귀기울이고어울리며기꺼이마음을내어준다.만나는사람마다흔연하고정성스레맞아주고,그들스스로답을찾기까지함께지리산자락을걸어준다.스님의하루는처처에있는공양을이어가며계속된다.

나잇값하며살자,밥값하며살자

새해,이순을맞은스님의화두는무엇일까?스님은그동안살아오면서만든자신의숱한허물과시행착오를정직하게바라보고고백한다.헛된가치를붙들고살지는않았는가.둘로나뉘어대립하지는않았는가.감각적즐거움만을누리려고하지는않았는가.정신에만묶여노동을무시하지는않았는가.탐욕,분노,증오,의심,질투,우울,비겁등의번뇌가가득했음을인정하고스스로“허물있는부처”라고발언한다.스님이말하는“본래부처”의삶은자신의허물을인정하는것으로부터시작된다.이어서스님은‘두번째화살’을맞지않기위해죽는날까지어떻게살지거듭해고민하며스스로질문을던진다.낡은생각과불필요한것들을걷어내고,날마다매순간출가하듯살아가기로다짐한스님은자신만의답을내린다.“나잇값하며살자,밥값하며살자.”치우치지않은생각으로균형을유지하며사는것.내견해와생각만을주입하려하거나가르치려들지않는것.입으로지시하지않고몸으로먼저행동하는것.대중을위한유익한일을실행해세간벗들에게최소한의보답을하는것.이렇게스님은자기삶을살아가는사람이되고자한다.여여하고묵묵하게생활하고실천함으로써자기삶을말하고자한다.

그대,서있는곳에서휘둘리지마시라

스님은중심이무너지지않고조화를잃지않은중도적삶을지향한다.하지만스님도중심을잃고비틀거릴때가있다.그때마다스님이자주떠올리는문장이있다.임제선사가말한“수처작주입처개진”이다.어느곳에있더라도그자리에서주체적인간이된다면,그자리가바로참되다는뜻이다.이말을되새기며스님은자신의모습을다시살펴본다.그럴듯하게처신했을뿐명실상부하지못했던날들,나에게정직하지못하고일상에서성실하지못했던날을떠올리며기본을다시잡아보기로한다.허둥지둥부산했던분주한날들에서벗어나,고요하고차분한날들을꾸준히가꾸기로한다.일방에치우치지않고,무엇에집착하지않는중도적삶을위해스님은오늘도걸음을멈춘다.멈춰서평소보지못했던것들을살펴본다.월요일법석자리에서나누는수행자와재가자의말한마디를아껴서듣는다.실상사작은학교학생들과의대화와수업도소중히기록한다.해마다처음으로수확한과일을공양하는농부들의마음을감사히받는다.길에서마주친,이름을알수없는어느보살님이건넨두유를품에안는다.자신의하루를소중히여겨스스로에게경건하고자한다.아무리작은일이라도귀중히다루고,사물과일상에서진실을찾는다.이처럼자신이선자리를늘조심스럽고무겁게여기며스님은오늘도걸음걸음마다‘사소의중(事小義重)’을실천한다.그리고내일도사사건건진실하게소통하며모두가마음의평화를얻기를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