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 (김정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햇살은 물에 들기 전 무릎을 꿇는다 (김정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7.56
Description
편집자 딸이 만든 엄마의 첫 책!
“엄마, 아줌마, 혹은 이름 없는 여성…
이제는 ‘시인’이라는 호칭을 스스로의 이름 앞에 붙여보는
한 사람의 삶이 오롯이 담긴 첫 시집.”
오래전부터 엄마는 문학소녀였고, 시를 써왔어요. 엄마에게 ‘시’라는 존재가 고단한 삶을 견디게 해주는 신앙에 가까운 것이었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엄마의 시를 책으로 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는 꽤 오래되었어요. 편집자라는 직업을 알기 전부터 생각했지요. 그럼에도 막상 편집자가 되고 나서 수많은 책을 만들면서도 정작 엄마의 책을 만들지는 못했어요. 딸이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동안 엄마는 언제나처럼 시 쓰기를 계속했지요. 여러 크고 작은 백일장에서 수상하고, 신춘문예 최종심에 오르기도 여러 번이었어요. 2020년 드디어 「숲의 잠상」으로 “자신만의 어법으로 어머니 대지의 숭고한 슬픔을 처연하게 노래하고 있다.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 뿌리의 표정’까지도 살펴보는 화자의 시선이 믿음직했다.”는 평을 받으며 직지신인문학상을 수상해 등단을 했어요. ‘더는 미룰 수 없다, 지금이다.’ 하는 생각과 함께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한 권 한 권 정성스럽게 만들고 싶다!’ 하는 마음이 겹쳐져 저는 1인출판사 ‘책나물’을 시작했고, 첫 책으로 이렇게 엄마의 시집을 출간합니다. 1인출판사 책나물의 시작, 김정숙이라는 한 시인의 첫 발걸음을 함께해줄 독자님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저자

김정숙

경북김천출생.2020년「숲의잠상」으로직지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이책은수십년간시를써온그녀의첫시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단단한어둠을날마다긁었다
달빛웅덩이
손톱여물
옷방1
옷방2
아프지않아,엄마들은
게르
목화꽃
마찰음에관한보고서
달력
안과밖의은유
산을
쓰레기
흡반
꿈땜
꼭짓점
거울의거울

2부.햇볕바라기하며발돋움하던시절
물살,화살,햇살
선잠
슬픔이라는염료
야위어가는그늘
달팽이어머니
아버지의귀
수선화
어머니의가을
회상1
회상2
대상포진
능소화
가을밤에찍는느낌표
라인
슬픔의연대기
여백

3부.나무의발등아래내마음도한줌
여름을앓는숲
하늘수박
숲의잠상(潛像)
여치
떨림론(論)
나무의키스법
옻나무
실잠자리
낙타가시풀
빈방을건너온풀밭
등불의뿌리
시간의정원
바람과강물과새
겨울,냉이꽃
말나리꽃
감자산꽃
바람의길
동행
등푸른카페
겨울잠을자는벌레
겨울원행

4부.내가한낮일때당신은저녁이었지요
나무의클라우드
마술사
초록을때리다

가을밤비에젖다1
가을밤비에젖다2
땅위를기다
비를대하다
바람의삭박률
한걸음사이-우이도
갈대의애인

가을의난전(亂廛)
코스모스레시피
물을열다
개망초
길을감치다1
길을감치다2

5부.얼룩도시가될까요,물었다
질문
나는내가되고있었어
사과의문장
詩가아니라그저時
심법
고양이와모자
감전(感電)
이름들,시간들
애인
할까말까
귀면기와-당신의마음에도절간이있는가
환한어둠
얼룩
집에들다
암전
잎이피고잎이지고

출판사 서평

이번시집에수록된작품은모두87편으로기존의다른시집들에비해많은편입니다.수십년세월동안쓰인수많은시들중에서엄선해저마다의색깔에맞춰구성하다보니많은시들을선보이게되었네요.시집은총5부로구성되어있습니다.여성으로서의삶이묻어나는시들을볼수있는‘1부.단단한어둠을날마다긁었다’,어린시절과부모에대한기억을담아낸‘2부.햇볕바라기하며발돋움하던시절’,자연을소재로한시들을모은‘3부.나무의발등아래내마음도한줌’,자연넘어사람과세상으로시선이향한‘4부.내가한낮일때당신은저녁이었지요’,마지막‘5부.얼룩도시가될까요,물었다’에서는시인으로서의마음이고스란히새겨져있습니다.
엄마가어떤마음으로시에매달리는지저는알지못했습니다.엄마역시제가어떤마음으로무엇에매달리며살아가는지알지못했을테죠.이시집을편집하면서엄마와딸은서로를더이해할수있었어요.엄마의시에는엄마의삶이그대로담겨있습니다.시장좌판에서물건을파는노모,먼저세상을떠난아버지의존재,수십년부부라는이름으로함께하고있는남편과의관계,딸들에대한사랑,고단한삶의힘겨움,자연이주는위로,시쓰기의즐거움과괴로움등이녹아있는겁니다.그리하여이책의끝에이르러서는‘엄마’가아니라‘김정숙’이라는이름으로서있는한시인의잔잔하고도단단한얼굴을마주하게됩니다.

시집〈책기둥〉와에세이〈일기시대〉를쓴문보영시인의추천!
“슬픔과웃음은서로를힘껏껴안고있다.
쓰러진삶을부드럽게위로하는이책에
오래도록기대고싶어진다.”

시인의시선은낮은곳을향한다.“엎드릴수록짙은흙냄새를맡을수있어”좋다고말하는시인,손톱밑의어둠을가만히바라보는시인.시인은화려함보다눈에잘띄지않는작은것에오래머문다.“옷자락에밥알이묻은생은누추해도편안하다”는시인의고백은그자체로시가아닌가.나아가그녀의시는상상력의날개를펴고날아오른다.아이를낳는나무와물로만들어진아이들,운동장이된방의이야기.이시집을읽으며그녀의솔직함에,상상력에,그리고삶을바라보는넉넉하고강인한마음에놀란다.이시집은세상의기준을허물고자신만의기준으로사물을,세상을본다.따라서그녀의시에서안과밖,흔들림과멈춤,후생과전생,강함과부드러움은서로반대편에놓이는대신커다란강줄기처럼하나로흘러간다.그리고시의강줄기는언제나우리의삶으로돌아온다.이모든것을껴안고흐르는우리의삶에서결국슬픔과웃음은다른것이아니라고,이둘은사실서로를힘껏껴안고있는게아니겠냐고묻는듯하다.그것이그녀가말한“환한어둠”의정체가아닐까.쓰러진삶을부드럽게위로하는이시집에오래도록기대고싶어진다._문보영(시인)

시인은밥을차려내고눌어붙은냄비를박박닦다가,바닥의머리카락들을한올한올훔치다가시의부름을받았을지도모릅니다.그대답속에서저는놀라운순간들을마주했습니다.놀라는스스로의‘갇혀있음’에놀라기도했습니다.제게‘시인’이란자식들여럿을키워낸엄마의모습은아니었던가봅니다.홀로나이든누군가,혹은상아탑의희고마른남성의이미지였을까요.‘엄마’도얼마든지고독할수있다는것을,사랑하는이의맨살에닿고파벌겋게끓는속이,집을떠나히말라야설산에올라보고픈마음이,엄마에게도있었음을이제야읽습니다.
_도상희(편집위원ㆍ〈인간극장〉취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