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 우리가 시를 읽으며 나누는 마흔아홉 번의 대화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 우리가 시를 읽으며 나누는 마흔아홉 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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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를 읽기, 슬픔을 말하기, 사랑을 발견하기,
그리하여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황인찬 시인의 산문집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은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폭넓게 받은 시인의 첫 산문집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황인찬의 읽고 쓰는 삶’에 연재된 콘텐츠를 선별하여 엮었다. 시인은 친절한 목소리로 마흔아홉 편의 시를 읽고, 세심한 태도로 수많은 슬픔을 헤아린다. 타인의 슬픔을 짐작하며 거기에서 사랑을 발견한다. 사랑은 다를 수밖에 없는 너와 나를 잠시나마 하나일 수 있게 한다. 그것은 타인의 삶과 맞닿는 순간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를 통해 성장한다. 시를 통해 우리는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작가의 시들은 하나같이 따듯한 말을 건넨다. 혼자여도 괜찮을 거라고. 세계의 알 수 없음을 되돌아보되, 그걸 꼭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에게 안부를 물으며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말라 조언하며, 당신의 혼잣말조차 깊은 소통의 결과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슬픔을 안은 채로 성장할 수 있다면, 깊은 슬픔조차도 꽤 괜찮은 것이라 일러준다.

이러한 일은 시가 타인의 슬픔을 담고 있기에 가능하다. 시는 혼자여서 슬픈 사람을 발견하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일으키는 노심초사를 이해한다. 마음에만 품고서 전하지 못하는 말들의 무게를 알고, 타인에게 마음을 전할 용기를 북돋는다. 따듯한 말이 가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슬픔이었다. 시에는 혼자이기에 슬픈 사람이 있고 당신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슬픈 청춘이 있다. 너무 늦어 꼭 전해야 했을 말을 속으로만 삼킨 이들이 있고, 그 말들을 혼자 되뇌며 후회하는 존재가 있다. 작가는 시를 읽음으로써 그들의 슬픔을 읽는다. 슬픔을 읽음으로써 그들의 삶에 닿는다. 그 삶에는 나와 다른 당신이 존재한다. 이제, 여기에 실린 시와 산문을 통해 당신의 존재를 읽고 말할 차례다.
저자

황인찬

1988년경기도안양에서태어났다.시를이용해무슨일을할수있을지자주고민한다.시를통해타인과깊게만날수있기를소망하며매일시를쓰고읽는다.2010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구관조씻기기』『희지의세계』『사랑을위한되풀이』등이있다.김수영문학상,현대문학상등을수상했다.

문학이란잘대화하는일이라믿고있습니다.문학을통해더나은사람이될수있기를...

목차

1부혼자여도괜찮을거야

너혼자,박상순/혼자여도괜찮을거야10
연보,이육사나는/어디에서왔을까또어디로갈까16
봄나물다량입하라기에,김민정/이름에도뜻이있다는데22
지렁이지키기,오은경/비가내리면지렁이가나온다는데29
슬픈무기,박시하/꼭삶이전장이어야할필요는없지만35
산유화,김소월/네가있으니내가있는것41
비숑큘러스,배수연/마음과다른말들46
꿈,황인숙꿈속에서라도/말할수있다면53
좋은것커다란것잊고있던어떤것,유희경/뭐가좋고뭐가나쁜지알수없지만58
유전법칙,채길우/가족이라는빚64
고구마,김은지/고맙다고말하는삶71
제주에서혼자살고술은약해요,이원하/혼자살기의어려움76
가정집,서효인/내집은어디있나82
분홍나막신,송찬호/신발이닳아없어져도88
아침,교외의강변,오장환/물가에서면이상한기분이들지만93
밤은고요하고,한용운/잠들지못하는밤에99
오―매단풍들겄네,김영랑/가을이라고편지를쓰지는않지만105

2부내가아프던밤

당신의고향집에와서,진은영/고향이없어져도112
오리망아지토끼,백석/시골작은동물들118
커피포트,장이지/대체그때그일은뭐였을까123
합주,정끝별/혼자인게더편하더라도128
초대장박쥐,안미린/은박지로할수있는일133
천변에서,신해욱/생각을손에쥐고138
추운산,신대철/눈사람이되기까지145
귀신하기,김복희/귀신은뭐하나150
이짧은이야기,김종삼/죄와벌156
구겨진교실,이기리/싫은일은금세잊힌다지만161
태권도를배우는오늘,한연희/아무것도배우지않지만모든것을다배우며168
나는산불감시초소를작업실로쓰고싶다,유강희/나의작업실은어디인가174
도로주행,임지은/베스트드라이버는못되더라도180
바깥,김소연/집에돌아오면모든것이달라지는188
홍역,정지용/내가아프던밤194
토끼의죽음,윌리엄B.예이츠/마음의엔트로피199
병원,윤동주/아픔에익숙해지지않는다면204

3부계속시작되는오늘

남해금산,이성복/돌속에갇힌사랑,둘속에갇힌사람210
슬픔을들키면슬픔이아니듯이,정현우/슬픔참기슬픔들키기215
사랑은야채같은것,성미정/사랑이뭐길래221
애니를위하여,에드거앨런포/사랑밖엔난몰라227
사랑의전당,김승희상처뿐이라고하더라도238
기분전환,유병록/기분뒤집기244
왼쪽비는내리고오른쪽비는내리지않는다,이수명/왼쪽과오른쪽어디에도비가오지않는다250
환상의빛,강성은/나이를먹더라도255
합격수기,박상수/시기도질투도없이260
나는왕이로소이다,홍사용/우는사람을보면266
사과를파는국도,박서영/사과한알274
사랑은현물(現物)이니,유종인/그사랑을어떻게증명하니279
길,김기림/모든돌아오지않는것을떠올리며285
이런詩,이상/사랑은이불킥을타고291
오늘,황인찬/계속시작되는오늘296

시인의말
너는내가아니다,나는너다302

출판사 서평

■시를통해슬픔을알아차리는일

황인찬이읽은시들은하나같이따듯한말을건넨다.혼자여도괜찮을거라고.세계의알수없음을되돌아보되,그걸꼭다알아야할필요는없다고말한다.주변사람에게안부를물으며고맙다는말을아끼지말라조언하며,당신의혼잣말조차깊은소통의결과일지모른다고말한다.슬픔을안은채로성장할수있다면,깊은슬픔조차도꽤괜찮은것이라일러준다.
이러한일은시가타인의슬픔을담고있기에가능하다.시는혼자여서슬픈사람을발견하고도무지알수없는무언가가일으키는노심초사를이해한다.마음에만품고서전하지못하는말들의무게를알고,타인에게마음을전할용기를북돋는다.따듯한말이가능하기위해서필요한건슬픔이었다.시에는혼자이기에슬픈사람이있고당신의마음을알수없어슬픈청춘이있다.너무늦어꼭전해야했을말을속으로만삼킨이들이있고,그말들을혼자되뇌며후회하는존재가있다.작가는시를읽음으로써그들의슬픔을읽는다.슬픔을읽음으로써그들의삶에닿는다.그삶에는나와다른당신이존재한다.이제,여기에실린시와산문을통해당신의존재를읽고말할차례다.

■시를통해잠시하나가되는일

시를통해만난타인은세상모든타인이그렇듯나와다른심장박동을가졌다.너와나는필시다르고,하나되기는무척이나어려운일이다.그러나시는,그러므로시는,‘나는너다’라고말하기에도전하는양식이다.은유와상징,리듬과침묵을통해시안에서의나는시바깥의너에게가닿는다.가닿음의순간,불가능할것으로만생각되었던너와나의하나되기는잠시나마성공한다.그리고다시각자의자리로돌아가되새기듯떠올리는것이다.내가너로분했던장면,우리가하나였던찰나.
그순간으로인해우리는,조금더나은사람들이될수도있다.그순간을통과해우리는,읽기전보다성장할수있다.황인찬이읽은홍사용의시는,타인이울때나도같은이유로울고있음을보여주고있다.황인찬이말하는윤동주의시는,타인의아픔에공감하고슬퍼하는선한예민함을품고있다.이를줄여서사랑이라말해도될까.이를사랑의순간이라부르면어떨까.황인찬시인은다시처음으로돌아가그래도괜찮을거라고,정말괜찮다고《읽는슬픔,말하는사랑》을통해,상냥하고단호하게말한다.우리는이책을통해성찰하고헤아리고성장하게될것이다.이것이“시가우리삶에서작동하는방식”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