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머랭 선생님

나의 머랭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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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울어주는 일과 울음을 바라보는 일 사이에 서 있는 시인, 김륭
가난하고 외롭고 슬펐던, 그리하여
가둬 두고 싶었던 마음을 ‘당신’으로 고쳐 읽는다
‘시인의일요일시집’ 두 번째 책으로 김륭 시인의 시집 『나의 머랭 선생님』이 출간되었다. 김륭 시인은 2007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시와 동시를 함께 짓는 재주 많은 시인이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천양희, 정호승 시인은 김륭의 작품에 대해 “시적 발상과 그 상상력이 뛰어나다. 그의 상상력은 기발하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경쾌하기까지 하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현실의 크고 작은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될 정도로 마취당한 느낌을 갖게 된다……선자들은 그의 상상력의 뿌리가 견딜 수 없는 삶의 고통스러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 크게 신뢰가 갔다. 엄숙함과 진지함에서 벗어나 이토록 경쾌하게 고통을 노래함으로써 우리를 위로해주는 시도 드물다”고 상찬했다.
그새 15년이나 훌쩍 지난 심사평을 꺼내 읽는 배경은 김륭 시인의 시적 매력이 그의 출발점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의 시적 발상은 독특하고 상상력은 발랄하다. 아마도 동시(童詩)를 병행하고 있는 시인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번 시집 『나의 머랭 선생님』에서는 두 장르의 특성이 조화롭게 만나 펼쳐지는 미학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숙함과 진지함에서 한걸음 비켜서서 미적 거리를 확보하며 짐짓 의연하게 시치미 떼며, 오히려 우리를 그리고 시인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습도 매력적이다.
저자

김륭

진주에서태어나
2007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시,
〈강원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당선되었다.
시집『살구나무에살구비누열리고』
『원숭이의원숭이』
『애인에게줬다가뺏은시』,
동시집『첫사랑은선생님도일학년』
『앵무새시집』등이있다.
문학동네동시문학상,지리산문학상등을
수상했다.

목차

1부비행기가자꾸같이살자고하는데
비단잉어13
콧노래14
비행기가자꾸같이살자고하는데16
홍잠(紅蠶)18
노루똥20
감자를구웠다21
고구마를심고있었다22
월간벌레24
꽃과두꺼비26
비도오고그래서28
옛날영화30
나는이이야기를나의머랭선생님에게해주었다32

2부당신이야기잖아요모르시겠어요?
나의돌멩이선생님37
당신이야기잖아요모르시겠어요?38
뷰40
당신또한천사들의장난감을가졌지42
gone44
모든끝은이렇게시작되는것같아요46
관상용발가락47
내바지어디갔어?48
잠적50
사물화51
소셜미디어52
마량54
사탕수수쥐5

3부여기까지가외로움인가,싶어서하는이야기입니다

몸에비가내리는시59
식물합시다62
식물합니다64
여기까지가외로움인가,싶어서하는이야기입니다66
그집앞68
권태가사진속으로들어가면메기로변할수도있지70
사진속에서몽글몽글부풀어오르는72
흑백무덤74
HappyBirthday76
무화과나무밑에서78
새80
영정사진82
막창집83

4부떠나지못했어요,란말데리고밥먹으러가요

낙타89
섬90
밥할자격92
떠나지못했어요,란말데리고밥먹으러가요94
이령(二齡)96
병원98
눈멂100
꽃에앉아하늘과잠시놀다가는돌멩이에게내려온
배추흰나비와103
두엔데104
흙106
첫눈108
미나리110
침대112
비도오시는데갈데가없으시고114
마지막편지115

에필로그-발가락118

해설125
마음의유배지로잠적하기
/이경수(문학평론가,중앙대교수)

출판사 서평

가시울타리에갇혀울음으로노래를짓는시인

시집『나의머랭선생님』은그의네번째시집이다.너무느슨하거나밭지않아시에대한자기절제와균형을알맞게맞추고있으며그가지닌시에대한성실함과경건함이어느정도인지를짐작할수있다.언젠가김륭시인은자신이시를쓰기시작한배경에는,혼자서아프고혼자서낫고다시아프게되는과정에서외로움이무럭무럭자라게되었고,그때시에많이기댔기때문이라고밝힌적이있다.그래서인지그의시에는서늘한그늘이많다.

이런맥락도작용을했겠지만,이번시집은특히요양병원에있는어머니를향한마음과연애의실패가시인에게원천적인상실의불안을안겨주는풍경이가감없이드러나있다.시집해설을맡은이경수교수는“김륭의시는마음을유배보내고그둘레에가시돋친탱자나무를두고있다……김륭의시는자신의마음을상처내기위해도사리고있는시처럼읽힌다”는서늘한이야기까지한다.

불안과우울,슬픔은시집『나의머랭선생님』의밑바탕감정이다.카프카의고레고르잠자처럼벌레로변신해스스로를부정하기도하고(「콧노래」,「월간벌레」등).병든엄마를향한자책과후회의말들도거침없이쏟아내더니급기야는‘식물합시다’라고외치기까지한다.요양병원에꼼짝없이누워있는어머니의모습을통해,소중한대상을잃은이가겪는아픔과슬픔으로지치고무기력한마음이,식물이되려는마음으로까지번진것이다.
그는슬픔의정서를통상적인서정의방식으로드러내지않는다.대상에씌운겉치장들을벗겨내고삶의날것을찾아애써가벼워지려한다.‘휘파람’처럼대상을꾸미는데연연하지않고탄성을그대로진술한다.시적주체가직접적으로발설함으로써대상자체의진상에더가깝게다가갈수있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시집전체를살펴봐도심오한은유보다는단순한비유와상징이더많이활용된다.

『나의머랭선생님』한편한편의시에스며있는가난과외로움과슬픔,상실에대한불안이결국‘당신’으로수렴되는까닭도여기에있다.버려지고싶은데버려줄사람이없고,훔쳐갈건나밖에없는,내가다시금외로운까닭은‘단한사람’이없기때문이다.그리고아무도읽지않는시가될까두려워서이다.이것이어찌김륭시인한사람만의외로움과불안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