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피는 얇아서 (박은영 시집)

우리의 피는 얇아서 (박은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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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순응이 생존에 대한 의지가 되는 순간, 시가 빛났다
‘시인의일요일 시집’ 네 번째 시집으로 박은영 시인의 『우리의 피는 얇아서』가 출간되었다. 2018년 『문화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된 박은영 시인은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황동규, 정호승 시인에게 “인간 삶의 내면을 응시하는 깊은 사고와 이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인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등단 5년 차에 두 번째 시집을 펴내게 되었지만, 시집을 읽다 보면 시가 시인의 삶에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시인이 시에 얼마큼 의지하지 있는지를 쉽게 단번에 알 수 있다.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해 최소한의 노동만을 하며 살아왔다. 등단 전에는 최저시급으로 식당일을 했고, 시간제 보육일을 하며 잠을 줄이고 시간을 쪼개 시를 썼다. 그리고 시인이 된 후에는 식당일과 보육일이 글쓰는 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최소한의 노동만으로 시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은영 시인은 첫 시집 『구름은 울 준비가 되었다』에서 체험하지 않았으면 표현할 수 없는 간난하고 신산한 삶을, 연금술사적 언어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출간된 두 번째 시집 『우리의 피는 얇아서』는 삶에 순응하며 버텨낼 때 목격되는 부끄러움과 절망을 또다른 차원의 가치로 만들어내고 있다.
저자

박은영

시인

전남강진에서태어나함평에서살고있다.
2018년〈문화일보〉〈전북도민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었다.
시집『구름은울준비가되었다』가있다.
제주4ㆍ3평화문학상,천강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만두
억새13
쪽방15
만두16
면의나라18
구슬20
퀸22
즉석복권24
등26
바다는바닥을드러내지않는다28
담석30
멸종의단계32
플라나리아34

2부갈매기는알까
여름방학39
갈매기는알까40
귀소본능42
자개무늬화장대서랍엔지느러미가있다44
계산동46
화투의방식48
짐의용도50
종이배52
저기압가족54
공유56
나는가난을부끄러워하지않는다58
끝에서첫번째59
구리를찾아60

3부해부
파레이돌리아65
돌무늬67
유기의기록68
ㄹ70
방석72
해부74
박쥐76
구지가78
파레토법칙80
가리비82
월식-유령선84
숨바꼭질86

4부꼬막같이앉아
큐리오시티89
어학사전91
꼬리잇기놀이92
도마94
오늘만애인,오늘만종이컵96
무성영화98
아몬드100
달빛무월마을102
머위104
편평족106
꼬막같이앉아107
귀신새108
민들레의이름으로110

해설113
상실의시대를건너는‘나’와‘부끄러움’에대한감각들/전해수(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상실의시대를건너는부끄러움에대한감각들

신박한이미지와화려한언어의시들이유행처럼범람하는요즘,박은영시인은삶의스산한풍경과맞서며생존에대한의지를불태운다.7080세대의감성이다.그럼에도그시절보다더욱치열하다.시인에게시는상흔이다.지난시절의상처로아로새겨져있다.아련한흔적만으로남아있는경우도있고지워지지않는얼룩으로새겨진경우도있으며,여전히보랏빛멍으로남아있는경우도있다.상처를돌보는일,박은영시인에게그것은시를쓰는일이며지난시간을부여잡고오늘을살아내는일이다.

시집의첫자리에놓인시만읽어보아도그렇다.「억새」라든지「나는가난을부끄러워하지않는다」등의작품들을보면修辭로서의가난과불안이아니라생존의치열한방식임을읽을수있다.억압과길들임의순간과세상의폭력앞에서순응으로버텨내며좀처럼체념을하지않는의지를갖춘다.남의시선을의지한여유도없이온힘으로버텨내는자세가박은영시의자세이다.행간에드러난지독한외로움도수사가아니다.그리고여전히오늘을살아내야하는운명에비켜서지않는다.

시집을촘촘하게읽다보면이전시집에서보여주었던전통적시작법에충실했던시인이,변화를향한갈망도느껴진다.치열한삶의감각을통해언어의감각을유지하는일이박은영시인의미덕이기도하지만구체적삶의체험에밀착한시로부터진정성을길어올리며새로운가능성을찾기위한고투의흔적들이시집곳곳에드러나있다.

편집자의PICK

세상에혼자뿐이라고느껴질때
「억새」「담석」「유기의기록」「가리비」「숨바꼭질」

도대체가족이무언지,의문이들때
「만두」「즉석복권」「갈매기는알까」「계산동」「저기압가족」
「나는가난을부끄러워하지않는다」

한때껌좀씹었던그시절이생각날때
「면의나라」「여름방학」「해부」「끝에서첫번째」

함께도망가자해놓고끝내오지않았던사람이생각날때
「귀신새」「꼬막같이앉아」「아몬드」「오늘만애인,오늘만종이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