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선생

숲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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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숲의 전령사가 초대하는 야생의 기쁨
1996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유종인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숲 선생』이 ‘시인의일요일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유종인 시인은 그동안 수주문학상, 지리산문학상, 해양문학상, 목포문학상, 송순문학상, 지훈문학상, 천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대산창작기금도 수혜한 시인인다. 유독 또래 시인이 많은 시단에서 얼핏 상복이 많아 보이지만, 그가 생계형 전업시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리나 무엇보다 그의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부분은 여타의 시인들과 달리 개성적이고 고집스럽게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세계에 안주하거나 정주하지 않는 그의 시적 모험과 집요함에 우리는 경탄하기도 한다.
가족에 대한 애증의 감정으로 가정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역전하는 강렬함을 선사했던 첫 시집부터 직전 시집 『숲시집』 그리고 이번 신작 시집 『숲 선생』에 이르기까지 그가 펼쳐놓은 세계는 매번 신박하다.

그를 생태시인으로 제한하는 것은 무리다. 숲과 그 안의 동식물들을 제재로 삼고 있지만 인간의 질서가 아닌 자연의 질서로 편입된 시세계를 보여준다. 유유자적의 도피가 아닌 도야의 수준에서 미적 대상을 바라본다.
시인은 현대문명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이전, 인간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던 융합적 원체험을 바탕으로 미세시스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요즘의 우리 시에서 보기 드문 진경이다.

특히 이번 시집은 숲이라는 상징적 공간 속에서 사물과 일상의 공간이 새롭게 변화되고 기쁨의 충만함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시인이 숲이라는 자연과 그 안의 생물들과 감정의 전이를 시도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산고양이, 산두꺼비, 풍란, 새우난, 이끼, 화살나무, 강대나무, 라일락, 산복숭아 등 시적 대상인 숲에 시선을 보내고 다시 그 대상으로부터 응답을 받는 교감의 축복을 독자와 함께 만끽하려 한다.
저자

유종인

시인

인천에서태어나1996년《문예중앙》시,
2003년《동아일보》시조,2011년《조선일보》
미술평론이당선되었다.

시집『아껴먹는슬픔』『교유록』『숲시집』외다수,시조집『답청』,미술책『조선의그림과마음의앙상블』등이있다.

지훈문학상,지리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풍란
수목예찬-숲선생13
솔밭길14
풍란16
나비물18
산고양이20
여름숲을나오며22
오목눈이떼24
물의머리26
숲의척도28
청시(靑枾)30
고차수(古茶樹)32
고라니34
빛을모아부리는수목들37
가을가자(茄子)38
고령산(高靈山)40
오월42
산가(山家)의모임-시간여행자44
난산(蘭山)에들다48
라일락50

2부산할아버지
교감53
풍란54
새우란55
숲선생56
늦깎이58
이끼사진사59
돌무더기에서62
은행나무그림자의사랑64
산할아버지66
죽순을기다리며68
화살나무70
강대나무를위하여72
족자처럼숲을펼쳐74
산두꺼비76
토종벌통을지게에지고산길을오르는
초면의사내를뒤따라감78
히말라야산영(山影)80
황금나무열병식82
차마하지못한말84

3부나무의사
샘87
죽은대나무의환생88
속리산90
포석92
귓불94
구새먹은나무96
난초유령97
나무의사-늦깎이98
선지자100
산복숭아나무아래101
기울어진산벚나무를위하여102
산의달력-매지리104
산머위밭의발색(發色)106發色
숲의묵서를내다보다108
나무의사-촉진(觸診)110
산그늘운동장112
낙과113
리듬114
느릅나무그늘밑에쉴때는116

해설119
숲선생으로오기까지의슬픔과기쁨/김윤이(시인)

출판사 서평

시선을보내고응답을받는교감의세계,신비한숲의나라

이번『숲선생』은시집제목처럼나무예찬의내용이다수를차지하고있다.이때나무는하나의상징으로우주적인질서와조화로서인간관계의부조리를되돌아보게하는계기가되기도한다.문명이발전하면서잊혀졌던또다른세계의풍경을통해인간의풍격(風格)을일깨우려한다.
유종인시인은전생에논어나맹자를외며유가의가르침을따르고자했던서생이분명하다.한국화와서예에정통한그는자연을막연한동경의대상이나유토피아로바라보지않고상호적관계라는교감의측면에서접근한다.“어깨를견주거나허그를하거나허리를기대기만해도/나무와행인은/서로를촉진하는서로의소슬한의사가되는법”(「나무의사-촉진(觸診)」부분)을설파하거나“화분은허리힘으로드는게아니라/그둥근화분허리를끌어당겨안는것이라고/뿌리의숨은눈빛을두팔로포옹하는것이라고/그뿌리가길어올린초록과살뜰한꽃의눈총을/최대한그대가슴까지식물속의동물을/그윽이끌어안는것이라고”(「차마하지못한말)」부분)읊조리는대목의여운은책장을덮고도좀처럼가시지않는다.

시인은숲을통해우리생가갖는회복탄력성(resilience)을이야기한다.성장과도야를통해이전의고통과상처에서벗어나새로운탄성을얻기를유종인시인은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