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 - 시인의일요일시집 9

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 - 시인의일요일시집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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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불편하지만 눈 감을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

첫 시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승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가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되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그는 어느새 시를 통해 학교 폭력 근절에 앞장서는 실천주의 시인이 되었다. 이번 시집 역시 구조화되고 내면화된 우리 사회 폭력의 심층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폭로하면서 사과와 화해를 요구한다.
군대와 학교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서 가해지는 경악스런 폭력과 이로 인해 파괴된 한 개인의 내면을 시로 형상화해내고 있다. 폭력의 국면에서 고통과 공포, 수치와 좌절의 얼룩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감시와 처벌』에서, 감옥과 군대, 학교와 병원의 시스템을 규율 권력으로 설명하면서, 세상은 이미 거대한 감옥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는 현대의 권력은 눈에 안 띄게 조용하고도 집요하게 시민들을 옥죄어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드는 방법을 펼친다.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신의 힘을 교묘하고 정교하게 펼치는 근대의 폭력에 대해 김승일 시인은 당당하게 맞선다.

그는 학교폭력 예방·근절 운동가이다. 시를 쓰기도 하지만 시 쓰기의 바깥에서 직접 학생들을 학교 폭력에 대한 저항 의식을 고취시키고, 학교 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의 고통을 공동체적 공감의 영역으로 확대하는 실천주의자이다.

김승일 시인은 이번 시집 『나는 미로와 미로의 키스』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따돌림과 괴롭힘 뿐만 아니라 대학원에서 갑을 관계, 군대에서의 가혹행위와 성폭력 등 다양하고 구조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온몸으로 저항한다. 학교와 군대의 구조적 폭력을 살피면서 그것들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예리하게 살피는 한편 폭력의 피해와 기억을 벗어날 수 있도록,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응원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의 동네서점을 다니면서 독자와 함께 시를 창작하고 낭독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직접적 만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학교 폭력을 넘어 군대 폭력의 피해자이기도 했던 그는 폭력이 생육되고 번성하는 폭력의 순환 구조를 짚어내며 되풀이되는 폭력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한편, 방관과 침묵의 공범 의식 뒤에 숨어 있던 우리에게 반성과 새로운 화해를 요구한다.
저자

김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