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과의 대화

사람의 각기 다른 지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는 걸까? 그 어떤 누구와도 똑같지 않고 평생 변하지 않는 지문. 그 지문 속에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지 궁금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지문을 살펴보았다. 이게 무슨 원리냐고 물어보는 사람, 과학적인 근거가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 믿을만하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 그냥 속는 셈 치고 한번 맡겨보는 사람. 한술 더 떠 말도 안된다는 표정은 기본, 심지어 의심의 눈초리 까지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지문은 나무의 나이테와 같다고 생각한다. 같은 산, 같은 자리에서 자란 나무라 할지라도 나이테의 문양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에서 말이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동서남북의 방향과 나무의 나이까지도 알 수 있지만, 그것보다 놀라운 사실은 매년 그 지역의 자연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 나이테에 들어난다는 사실이다. 가령 홍수가 났던 해와 아주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던 해는 나이테의 간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 지역의 기온과 일조 건은 물론 강수량 등, 자연환경 특성에 대한 모든 것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나무의 나이테가 사람의 지문과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세상의 유일무이한 사람의 손의 새겨진 지문!
흔히 지문의 특징을 얘기할 때, 한번 가지고 태어난 지문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유일하게 지워지지 않는 서명은 사람의 지문이다”미국의 소설과 마크트웨인이 한 말이다. 영구불변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상처로 인하여 피부를 이식하여도 땀샘에 의하여 원래의 모습 그대로 복원이 된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사람의 증거라고 하여 문명이 발달하기도 전부터 지장을 찍어 약속의 증표로 삼았던 이유도 그렇다. 손 끝에 있는 지문은 사람마다 다른 형태를 가지고 태어나 죽는 그 날까지 영원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지문이 변하지 않는 것 이상으로 사람의 특성과 같은 기질 역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진다.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일들이 이제는 직업이 되었다. 그동안 경험한 수많은 실패와 성공 속에서 아직도 성장 중이다. 날을 잔뜩 세운 채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을 설득하면서 다짐했다. 무엇인가 하나는 꼭 완성 시키겠다는 다짐.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며 앞으로도 변함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