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말’에지친그대에게전하는‘따뜻한말’
“위로하는말,위로받는말,힘을주는말,힘을받는말….당신은어떤말로오늘을살고있습니까?”
평생언어가르치는일을해온국어교육학자박인기경인교육대학교명예교수가산문집《짐작》을출간했다.‘넉넉한헤아림을품는언어’라는부제를단이책은언어의생활철학이야기이면서동시에인간탐구의이야기이기도하다.
저자는“마치사람이그러하듯이언어에는온도가있고,표정이있다”고말한다.저자는“인간은언어의길위에서자신의인생을걸어간다.언어가그길을열어주기도하고,언어가그길을막아버리기도한다”며언어의유정(有情)함을설명한다.언어활동에대한메타인지가이책을관통하는의미벼리인셈이다.
12강으로구성된이책에서저자는,독자들이언어의유정함을발견하는데까지나아가기를바라고있다.유정한언어를향해먼저말을걸면,언젠가는언어가나에게말을걸어올것이라는믿음때문이다.
언어의실천측면은말하기와글쓰기이지만,언어운용의핵심은말하기다.발문(跋文)을쓴우한용서울대명예교수(소설가)는“말은강력한에너지덩어리라‘언어자본’이라는말이성립한다”며“언어자본은상징기능뿐만아니라실질기능을수행한다”고정의한다.
“내일부터출근하지않아도좋습니다.”말은해고를그렇게속삭인다.“그럴줄몰랐다”는말한마디로은원(恩怨)이갈린다.“너그런인간인줄몰랐다.”30년사귄친구가그지점에서갈라선다.언어의유정함과강력한언어자본의실질기능을이해하는것이‘소통전략’임을일깨워준다.
저자는“헤아릴수없이많고깊은언어의의미를다몰라도언어를기능적으로쓰는데는문제가없지만,언어가지닌의미를오래깊이음미하면여태껏무심히지나친‘인간’을발견하게된다”며“우리는‘차가운말’이아닌‘따뜻한말’로살아가야한다”고권한다.
제1강“그럴수도있지”편에는저자의제자L선생의이야기가나온다.그의학급급훈은‘그럴수도있지’다.자기위주로키워져사소한일에도양보가없고,싸우며경쟁하는아이들에게선생님부터“그럴수도있지”라고응대한이후달라진학급의모습은우리가어떤말을어떻게써야하는지를감동스럽게전한다.
저자는“현대인에게필수적인역량이된소통(communication)이그동안은기술(skill)에속하는것으로이해되었으나,이제소통은기술을넘어덕성(virtue)의영역이되었다”며“공동체윤리를살찌우는아름다운소통,그소통의덕성에눈을떠야한다”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