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우울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최선의 우울 (우울한 마음에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다)

$16.80
Description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우울할 때마다 고민한다
내가 나약해서 우울한 건지, 내 인생은 우울이 디폴트인지 말이다
현대인에게 우울은 그리 낯선 감각이 아니다. 딱히 어떤 일이 있어서가 아니더라도, 때로는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순간에도 우울감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이런 우울감이 엄습할 때면 스스로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아무래도 타고나길 모나고 이상한 인간’이라 우울을 느끼는 건지 하고 말이다. 이 책 『최선의 우울』은 인간 이묵돌의 삶을 예시로 들며 우리 마음속의 우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또 때로 엄습하는 우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우울과 정면에서 마주하고 화해할 수 있을지에 관해 쓴 마음의 비망록이다.

유년기가 되기도 전부터 시작된 지독한 학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빠르게 곤두박질쳐본 고통, 그러고도 도무지 그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우울…. 이런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우울이란 결코 타인이 ‘공감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감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우울의 기록을 읽으며 떠오르는 것은 역설적으로 ‘내’ 마음의 그늘이다. 저마다의 삶에서 겪는 사건은 다를지언정, 마음에 생기는 그늘의 모양은 꽤 비슷하기에. 그래서 저자의 말대로 온전한 의미에서 우울을 공감하거나 이해하기는 불가능할지라도, 우울한 마음에 자그마한 위로 정도는 전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저자

이묵돌

1994년경상남도창원에서태어나부산과대구에서자랐다.현재는서울관악구에서십년째살고있다.《역마》,《시간과장의사》,《적색편이》와《모두가회전목마를탄다》같은책들을냈다.자기소개를더길게쓰던시절도있었는데지금은관뒀다.글은그냥먹고살려고쓰는편이다.

목차

ㆍPrologue.최선의우울

ㆍ본투비블루
ㆍ때때로느껴지는안경처럼
ㆍ불가능한마음의작도
ㆍ미워하지않는자의우울
ㆍ소확행의두얼굴
ㆍ우울총량보존의법칙
ㆍ무작정떠날수록우울해지는이유
ㆍ가장하기싫을때하는일
ㆍ죽고싶은마음을위한변호
ㆍ우울한사람과같은곳에있는방법
ㆍ더하기보다빼기
ㆍ우울하다는선언

ㆍEpilogue.최선을다해우울할수밖에

출판사 서평

우울,그참을수없는존재적부조리

다들쉬쉬하고있다지만,현대사회에서우울은마음의감기라고불러도손색이없을만큼흔한질병이다.정말로초창기의가벼운우울은증상이느껴질때병원에서진단받고서약을꼬박꼬박챙겨먹으면대수롭지않게가라앉힐수있다.하지만감기를초창기에잡지않고방치하면갖은합병증으로번질수있는것처럼,우울역시초기에잡지못하면온갖증세로나타나기도한다.그리고때로방치한감기가폐결핵으로까지이어지듯,우울역시때로는감당하기어려운재앙으로불거지기도한다.

아마도저자의마음이대략이런꼴이지않았을까.초등학교에들어가기전에아버지가돌아가시자,홀로남은어머니는모든불행의이유를그에게서찾으려했다.그를이유도없이정신병원에가두려했고,그는자살소동을벌이고서야간신히그곳을벗어날수있었다.초중고등학교에선왕따와학교폭력에시달렸으며,어렵사리들어간대학교에서는적응에실패해자퇴할수밖에없었다.아르바이트와일용직노동으로하루하루를근근이연명하며인터넷에남긴글이우연히대중의주목을받아삶이상승세에접어드나싶더니,이내어떤사건이자기목을조르는결과로돌아와뭇대중의지탄과뭇매를맞게된다.그리고….


행복한인간들은비슷한이유로행복하지만,
우울한인간들은저마다의이유로우울하다

사건의연속에지쳐버린그는삶을저버리려는마음으로이런글을남기기까지했다.‘…늘행복하고괜찮은상태의나만이아니라,병에걸려슬프고아픈데안간힘쓰는나까지를있는그대로받아들여주길바랄뿐이다.’이글에서느껴지는간절함처럼타인의우울을이해하고공감하기란결코쉬운일이아니다.그가이런글을남기고극단적인선택을시도했다는점을보면,되레타인의우울은커녕자기자신의우울을이해하고그대로받아들이기마저쉽지않아보인다.

내가타인의우울을,그리고타인이나의우울을이해할수없다면나의우울을이해할수있는이는결국나뿐이라는결론에도달하게된다.그래서좋든싫든자신이정면으로마주하고해야하는것은결국자신의우울이라는말이다.우울이라는그늘에서벗어나기위해우울을부정도해보고약도먹어보고심지어삶을저버리려고까지한저자는,이래도저래도우울에서도망칠수없다는것을깨닫고자기의우울과정면에서마주하기로한다.그리고이책『최선의우울』은바로그자기우울을정면에서응시하고써내려간마음의비망록인셈이다.


나의우울을온전히마주할수있는이는‘나’뿐이라는것

자신의우울과정면으로마주한다는것이우울이라는실타래의멍울을하나하나풀어야한다는의미는아니다.시간이한참지난지금에와서그런구분이정말로가능한지도알수없다.그저이마주함이란자신의우울역시도저마음의한부분임을수긍하겠다는,포용의마음에가까울것이다.

저자는이제우울을짐이나불행으로여기기보다는,나쁜시력이나약한청력처럼안경과보청기로보완하면충분한마음의한부분으로여기기로한것처럼보인다.우울을위험하고두려운접근금지구역처럼여기기보다는,자신을비추는볕의반대쪽에생기는그림자처럼여기기로한것같다.꽤근사한방식의‘최선의우울’이긴하지만이방식이모두에게통용될수있는방법론일지는알수없다.다만그래도확실해보이는것이있다면그의마음에낀우울의그늘은분명조금이나마옅어진것같다는점.

그런그의마음을한장한장읽으며이상한말이지만어떤가능성을떠올리게된다.타인의우울을이해하고공감하기란불가능하다지만,역설적으로서로의우울을이해하고공감할수없다는점만큼은되레이해할수있을것같다는가능성을.서로이해할수없다는먹먹함을딛고서라도이렇게글로자신의‘최선의우울’을읊조리는그를보며,서로의우울한마음에자그마한위로정도는건넬수있을것같다는가능성을.책장을덮을때면저자가말하는‘최선의우울’도결국이러한가능성의모색이아닐까하는여운이마음에스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