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개의 단상

300개의 단상

$14.00
Description
읽거나 쓰거나 욕망할 때 우리가 하는 일 
짧은 글과 빈 공간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세라 망구소는 『300개의 단상』에서 작은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위인이 남긴 지혜로운 경구 같기도, SNS 피드를 떠도는 짓궂은 농담 같기도 한 단상들이 모여 몇 가지의 선명한 화두를 만들어 낸다. 읽기와 쓰기, 자아와 타인들, 욕망과 좌절, 삶과 죽음에 관한 세라 망구소의 말은 정교하고 의미심장하며 도발적이다.

저자

세라망구소

소설가줌파라히리가“오늘날영미문단에서가장독창적이고흥미로운작가”라고극찬한세라망구소는시와소설,그리고장르의경계를허무는산문을쓴다.시간과기억의유한함을인지하고새로운형식의글쓰기를실험한『300개의단상』과『망각일기』를비롯해마비성질환으로인한투병경험을담은회고록『쇠락의두가지유형(TheTwoKindsofDecay)』,자살로생을마감한친구를향한슬...

출판사 서평

매혹적인단상의향연

『300개의단상』은짧고강렬한단상들로이루어져있다.위인이남긴지혜로운경구같기도하고,SNS피드를떠도는짓궂은농담같기도하다.언뜻보면서로관계없어보이는단상들을읽어내려가다보면몇가지의선명한화두가떠오른다.읽기와쓰기,자아와타인들,욕망과좌절,삶과죽음에관한세라망구소의말은정교하고의미심장하며도발적이다.읽고난후에도한참동안머릿속에맴도는촌철살인의문장들은“읽거나쓰거나욕망할때우리가무엇을하는지에관한질문들사이를폴짝폴짝뛰어다니며동그란파장을만들어낸다”.삶을예술로바라보는아포리즘문학의정신을계승하는동시에,오늘을살아가는우리의내면에서벌어지는일들을절묘하게투영한다.현시대에유효한잠언이란이런형태의것이아닐까하는생각을해보게한다.

작은쓰기의시작

짧은글과빈공간을사랑한다고말하는작가는책의어느대목에서이렇게말한다.“마침내,언제든쓸시간이있는형식의글을쓰고있다.당연하게도시간만필요한건아니지만.”단상이라는형식은쓰는사람에게어떤상황속에서도계속해서써나갈수있는가능성을열어준다.그것은읽는사람에게도마찬가지다.독자는이책을중간부터펼쳐읽을수도,마음에드는구절을건져올려자신만의맥락에끼워넣을수도있다.작가의표현을빌리자면,‘언제든읽을시간이있는형식의글‘인셈이다.읽는행위뿐아니라쓰는행위에대한영감도얻을수있다.세라망구소는한인터뷰에서이책의시작이‘딴짓으로서의쓰기’였다고말했다.다른책의집필을미루는과정에서쓰기시작한글덩어리들이생명력을가지고스스로움직여하나의작품이된것이다.흩어지기쉬운사유를붙잡고삶의파편을보관하고싶어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작은쓰기’를시작해볼수있다.

#시작하기
“나는내가쓸문장이가져올결과가희미하게어른거리자마자방아쇠를당긴다.”(14쪽)

#덜어내기
“나는요약이불가능한글을좋아한다.핵심으로만이루어져있어서압축할수없는,쓰인그대로옮길수밖에없는글을.”(66쪽)

#고쳐쓰기
“한편의작품을가장빠르게퇴고하는방법은의견을듣기두려운사람에게밤늦은시간에그작품을보내는것이다.그런다음고쳐쓰는것이다.늦어도다음날아침에는고쳐쓴원고를다시보낼수있기를기도하면서.”(14쪽)

#완성하기
“짧은텍스트에서는느긋할시간이없다.100미터달리기를하면서쉴시간이없는것과비슷하다.”(109쪽)

태도가예술이될때

『300개의단상』의추천사를쓴미국의작가존제레미아설리번은“이책의곳곳에는상처받아본사람만이내뱉을수있는유머가포진하고있다”라고말한다.작가가가진삐딱하면서도유머러스한태도는다음과같은문장들에서도드러난다.“세상에서가장행복한사람에게그럴만한가치가있었느냐고물어보고싶다.그렇게행복해지기위해그모든희생을치를만한가치가있었느냐고.”“우리는너무뻔해서오히려발각되기어려운곳에숨는다.바로우리의몸속에.”“우리는인간의괴상한버릇을볼때마다그것을병리화할게아니라이렇게말해야한다.이사람은자신이계속살아갈수있는방법을알아냈습니다.”삶의아이러니를바라보는작가의시선은그자체로매혹적인동시에,독자로하여금세상을300개의다른시각으로바라볼수있도록한다.

또한이책의곳곳에는우리가쉽게꺼내놓지않는크고작은욕망들이배치되어있다.모두에게기꺼이받아들여질수없는감정일지언정,우리의내면에분명히존재하는마음을들여다보는것에서부터시작되는예술이있다.세라망구소는“나는가장변호하기어려워보이는믿음들을변호하기위해글을쓴다”라고말한다.이책은읽고,쓰고,욕망하는동시에끊임없이투쟁하는사람의삶을변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