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일기

망각 일기

$14.00
Description
기억과 망각을 위한 쓰기 
세라 망구소는 25년 동안 집요하게 일기를 썼다. 죽음과도 같은 망각에 저항하며 기억과 시간의 흐름을 박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출산과 육아는 그가 일기와, 그리고 자기 자신과 맺어온 관계를 뒤바꾼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망각 일기』는 글쓰기, 모성, 필멸성, 시간과 기억에 대한 고군분투가 담긴 아름답고 과감한 작품이다.

저자

세라망구소

소설가줌파라히리가“오늘날영미문단에서가장독창적이고흥미로운작가”라고극찬한세라망구소는시와소설,그리고장르의경계를허무는산문을쓴다.시간과기억의유한함을인지하고새로운형식의글쓰기를실험한『300개의단상』과『망각일기』를비롯해마비성질환으로인한투병경험을담은회고록『쇠락의두가지유형(TheTwoKindsofDecay)』,자살로생을마감한친구를향한슬...

출판사 서평

일기쓰기에대한명상

시인이자소설가이며,회고록작가인세라망구소는25년전부터매일일기를써왔다.매순간이감당하기벅차다고느끼던무렵,“오늘안에서회복하기위하여”쓰기시작한일기가하루의필수일과로자리잡으며“일기를쓰지않는편이더힘든”사람이되었다.일기쓰기를매일하는운동이나자선활동처럼고결한행위로간주하는사람들에게,작가는이렇게말한다.“내게일기쓰기는지긋지긋한숙제같은것이아니다.운동을하거나돈이되는일을하는데시간을쓰는대신나는일기를쓸따름이다.”어떤방식으로든삶의면면을기록하는사람,기록을통해기억을박제하고싶어하는사람이라면『망각일기』에자신의모습을투영해볼수있을것이다.우리는무엇을,어떻게,왜쓰는가.이에대한세라망구소의말은다음과같다.

#무엇을쓸것인가
“일기쓰기는무엇을생략할지,무엇을잊을지를솎아내는선택의연속이다.”(10쪽)

#어떻게쓸것인가
“나는사실정보를충실하게기록한다.내기억보다더현실적인정보가글에품위를더해주기라도하는것처럼,그런정보가진실을드러내보여주기라도하는것처럼.”(33쪽)

#왜쓰는가
“내가일기를쓰는이유는일기장으로내존재를빈틈없이떠받치고싶기때문이다.”(19쪽)

자기고백적글쓰기의대안

이책에는세라망구소가25년동안쓴80만여단어의일기가인용되지않는다.개인의일기가전혀포함되지않은,일기에대한글인셈이다.세라망구소는자신의일기가누군가에게읽히기위해쓰인것이아니라고말한다.사적기록과공적기록의경계가점점더희미해져가고있는지금,작가는물론SNS를통해삶의면면을노출하는우리모두는드러냄에대한화두를가지고있다.이책의추천사를쓴『공감연습』의저자레슬리제이미슨은“세라망구소의글쓰기는자기고백적글을쓰는작가들에게어떤대안을제시한다”라고말하며,“글속의‘나’를이런식으로작동시키는것은새로운형태의친밀감을만들어낸다.관음증에서비롯된교감이아니라공동탐구다.작가와독자는지저분한삶속에서필연적으로직면하게되는동일한질문을함께탐구하게된다”라고밝힌다.

선형적인시간에대한탐구

세라망구소는시간이흘러임신을하고아이를낳는다.출산과육아는그가일기와,그리고자기자신과맺어온관계를뒤바꾼기념비적사건이었다.엄마로살아가며망구소는그리오래되지않은기억을잃어버리기도하고,보통은기억하지못하는생애초기의기억을생생하게떠올리기도한다.이러한경험은“그의삶에존재하던기억과기록에대한강박을내려놓는계기로작용하고,더나아가시간에대한인식을변화시키고심화한다”.“나는선형적인시간이실제시간,모든시간,늘흐르고있는영원이라는시간을압축해놓은시간임을이토록선명하게이해해본적이없다.”

기억하고망각하기위하여

삶의기억을통째로간직하고,잊고싶은기억을선별하려했던망구소는마침내“망각이삶에지속적으로관여한대가임을,시간에무심한어떤힘의영향임을이해하게되었다”.기억을붙잡기위해시작한쓰기가기억을비워내기위한쓰기로전환되는시점이다.“언젠가는내가잊은몇몇순간들,내가스스로잊어도된다고허락한순간들,내뇌가애초에잊을수밖에없는순간들,내가기꺼이잊고또쓰기를통해기꺼이되살려낸순간들을일기속에서발견하게될지도모르겠다.경험은더이상경험이아니다.경험은쓰기다.나는여전히쓰고있다.그리고나는모든것을잊고있다.”이사실을받아들일때,일기는기억을위한도구인동시에망각을위한도구가된다.일기는기억하고망각할용기가있는모든사람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