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사랑이많은인간은자꾸만이천박한세계를끌어안으려하고
세계와인간은맞닿은빙판처럼미끄러지며무한히질주한다.
인간의몸은연약하기에세계와맞닿은인간의몸엔끊임없이생채기가난다.
인간이무정하고거대한세계를사랑하여부단히끌어안을수록.
-p8,「세계와의질주」中
우리의낭만은언제나얼어붙어있고차가운입술로사랑을말한다.영하의냉동고안에서도발화되는사랑은주변의공기를녹여버릴듯따뜻하다.차가운세계속에서도,끊임없이사랑을말하라고인간은이렇게따뜻한체온을가지게된것일지도모르겠다.
p26,「얼어붙은낭만」中
그도시에선누구나쉽게젊음을버렸다.젊음은그들이가진것중가장쉽게버릴수있는것이었기에.젊음은푸르고무겁고슬퍼가볍게짊어지고걸어가기엔너무나거추장스러운것.그들은이제뒤가없는사람처럼,그들에게늙어할머니할아버지가될친절한미래따윈없다고철저히믿고있는것처럼젊음을하수구에내버리고있었다.아이같이천진난만한얼굴을하고서.
-p161,「젊음을버리는하수구」中
하지만몸은가볍고,열과맞잡은손은몹시따뜻해도제는열이말한그런세계가정말있다고믿고싶었다.사랑해도죽지않는곳,사랑이죄가아닌곳,불타사라지지않는곳.혹은,지극히바라던것이당연해지는그런낭만적인어떤시대가.
-p58,「불사과」中
우린그술집에서오랜이야기를나누었지
우리젊은날들은신화처럼멀고반짝였어
우리가잃어버린삶의빛나는순간들에대해
다시는돌아갈수없는아름다운장면들에대해
-p24,「바나나의마음」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