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운
동국대학교예술대학과서울과학기술대학교산업대학원에서문예창작을,동국대학교영상대학원에서문화콘텐츠를공부하였다.2006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서동화,2013년한경청년신춘문예에서장편소설로각각등단하며작가의길로들어섰다.현재서울예술대학교,서울과학기술대학교강사이며,장편소설『옥수동타이거스』,『시간을마시는카페』,『트라이아웃』등다수의장편소설을출간했다.
캔커피기회비용연장근무경력증명서보살현질방문첫사랑더위복근식사첫차구경거리심사좀비리빌딩문화센터인터뷰타석야근짜장면장학금도시락프러포즈상담벤치콘센트술자리재회출근에필로그
무쓸모의쓸모우리사회는쓸모와무쓸모를나누는기준이나름대로확실하다.돈을잘버는사람인가,조직과사회에기여를하는사람인가,이도저도아니라면외모,집안,학벌이좋은가와같은것들이다.물론더세심하게들여다보면이확실하다고하는기준도상황에따라모호해지는경향이있지만,사람들은대체로특수한상황과같은자세한내막에는크게관심이없다.최지운작가는『서른개의쓰잘머리없는이야기들』속모든작품에서무쓸모의범주에포함되는인물들을생생하게그려내고있다.그리고작가가그려낸이러한인물들은분명우리주변에생각보다많이포진해있으며,더러우리자신인경우도있다.새로취업한애인이같은직장의남자와정답게이야기하는걸씁쓸하게바라만봐야하는공시생(「캔커피」),동생의결혼상대가집에오기로한날,그녀가돌아갈때까지밖에서시간을때워야하는편의점알바생(「연장근무」),걸그룹활동중단으로다니던학교에복학했으나아무도자신을몰라봐주는무명연예인(「구경거리」),하루용돈으로간신히식사를해결했던식당이갑작스레가격을인상하여편의점으로발길을돌리는취준생(「도시락」)등,이소설집에는사회에서쓰임을받지못하는이들의이야기로넘쳐난다.위로가아닌버팀목이필요한최지운작가의인물들은어느순간무쓸모의고치를깨고나오기시작한다.안전한보내기번트사인을무시하고홈런을치기위해크게자신의스윙을하는남자(「타석」)처럼그들은각자의타석에서자신들만의스윙을이어나간다.다양한시선들로바라보는일상의여러단면『서른개의쓰잘머리없는이야기들』은총서른개의에피소드로구성되어있다.재밌게도각에피소드의등장인물들은다른에피소드에서다른모습과처지로등장한다.그런까닭에각에피소드는독립된형태를보이지만,전체적인하나의이야기로묶여있다.그리고이러한이야기들은종장에이르러하나의메시지로귀결된다.독자들은이작품집을통해지금시대를살아가는여러인간군상들의소소하고애환이서린고민을마주할수있다.이는사소하고제목처럼쓰잘머리없는이야기들일수있지만작품을다읽고난이들이라면이들의이야기가결코무쓸모하지않다는공감을공유할수있을것이다.책속에서아주사소하고제목처럼쓰잘머리없는이야기로들릴지도모르지만,그들에게는전혀그렇지않으며그들이보여주는이야기를함께생각해보자고하는것이본작품의궁극적인메시지일것입니다.-‘작가의말'중남자의친구는고작편의점야간알바에불과한데도이상하리만큼중소기업이지만정규직인자신보다모든게나아보였다.-‘야근'중이번달을마지막으로귀하께서2014년도에대출하신원금과이자가모두상환되었음을알려드립니다.그동안저희□□저축은행의대출서비스를이용해주셔서대단히감사합니다.귀하께서는우수고객으로선정되어다음대출시에는별다른상담없이현재보다낮은금리로높은금액을대출받으실수있습니다.-‘보살’중동기는외롭고적적한자신과달리사랑하는가족이있으며퍽퍽함이란찾아볼수없이부티나고여유로운모습이부럽다고덧붙였다.여자의남편은무뚝뚝했지만착하고성실했으며아들은살갑진않았으나한번도자신의속을썩인적이없었다.그녀가책임져야하는가사와육아는따분하고공허했지만,자신의삶을비관할만큼괴롭고힘들지않았다.그러니아무리동기의아우라가탐이났더라도치열한삶의현장에서비켜나관조가느껴지는자신을부러워하는그녀에게비할바가못됐다.-‘문화센터’중“교수님,가난해서장학금받는사람은공부잘하면안되나요?연애하면안되나요?뮤지컬보고레스토랑에가서맛있는저녁먹으면안되는건가요?가난한티를내야만받을수있는거냐고요?”-‘장학금’중“제발쓰잘머리있는놈들과친해지란말이야.”어머니가정의하는쓰잘머리란성별에따라차이를보였다.남성일경우는애인이나남편으로발전할가능성이있어야했다.물론가능성만보지는않았으며남자의외모,집안,학벌등도보았다.여성일경우에는여자에게여러모로물질적인혜택을줄수있어야했다.그들스스로가능력이있어서그리해줘도좋았고아니면그녀의남편이나집안이그리해줘도좋았다.쓰잘머리있는사람들을지인으로삼아야한다는게험난한세상을헤쳐나가는비결이라고어머니는누누이강조했다.-‘에필로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