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솥 (박연희 에세이)

검은솥 (박연희 에세이)

$15.00
Description
그의 수필의 또다른 많은 부분은 나이 들어 정착한 서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어릴 때 벌써 몸이, 마음이, 먼 훗날 할머니가 되어서 서울에서의 나그네 생활을 예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입속에서는 끊임없이 〈인생은 나그네길〉을 부르고 있었으니까.”

동시에 그는 여행작가이다. 그가 다녔던 우리 땅 이곳 저곳은 그가 피난하여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던 곳들이었다. 고향에 대한 애증이 그를 여행작가로 키웠을지도 모르겠다.
고향에 대한 애증, 서울에 대한 낯설음, 그리고 여행작가의 기질. 생각해 보면 이런 경험은 이 땅의 여성들 대부분이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박연희의 에세이 검은솥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여성의 이야기이다.
저자

박연희

경북안동출생
《여행문화》여행작가로등단(2018)
《인간과문학》신인작품상수필등단(2020)
아침문학회회원,여행문화회원,인간과문학파회원

목차

011검은솥
017안반과홍두깨
021수수조청만드는비구니
024생콩가루시래깃국
028양미리된장찌개
032유월이
035나의문화안동장터
038배추전과하드록
041보리밥누룽지
045붉은식혜
049쑥불
053안동국밥
057태평초
063돌이뚫은집
067한칸짜리집
071오래된풀등
075궁구리의별
077방구석캠핑
081달산토끼
084금박
088메밀베게
091신혼이불
095이사가던날
099나곡앞바다
102안동댁과명주
105골방
113다랭이마을허수아비
117오래된왕곡마을
120향교와시아버지
123양반탈로얼굴을보다
128외갓집은내마음속의여행지였다
132월영야행
136허전한마음
140도깨비는살아있었다
144장수풍뎅이
148짧은머리
152하늘끝한모퉁이
156영혼이걷는길
159제비원욱바우
165나들가게
169난화분
172날받이
175다시오름실에와서
179뒷산타령
183맞춤형인간지능
187멈출줄아는사람
190벌개미취꽃
194별이빛나는밤에
197복덩이
201빈티지턴테이블
204사과꽃
208청일상회
평설_토속적삶의미학과일탈의미학|유한근

출판사 서평

우리들은자신을발견하고확인하는다양한방식을갖고있다.그중하나가글쓰기이다.2020년인간과문학에수필로등단한박연희역시어릴때부터자신에게묻고그대답을스스로구하기위해글쓰는것을동경했다.
아들없는집의무남독녀.그의어머니와그는안동이고향인가문의완고한가풍을감내해야했다.그러면서그녀가했던것은상상과공상과망상이었다.그는네살때부터혼자생각하며놀았다고했다.그것은어른이되어서도결혼을해서도마찬가지였다.
결혼하는그에게어머니는가마솥을주면서‘속은태우지말고솥만태워라’라고말했다.

“시집올때어머니가솥을싸주었다.결혼생활이힘들면솥을구워서검게만들어길들이며,내속은태우지말라고했다.가마솥은무거워서옮기기가어려웠다.가벼우면옮기기가쉬워서몸을마음대로마구움직인다고가마솥같이살라고했다.“

반들반들길들여진가마솥을들여다보면그안에서신기루같은검은빛이보였다.그것은현실로부터벗어나고싶은그가그렇게하지못해서갖게된,그의마음에쌓인피안이었다.그피안은마음에만있고실제로갈수없는곳이기에그는울음을꾹꾹눌어두어야했고하고싶은말을하지못해마음이곪아져갔다.
그래서그가돌파구로찾은것이글쓰기였다.고향안동을떠나서울로온그는문학회에가입했고그곳에서글쓰기의기술을배웠다.그러자말을하지않아죽은듯이있었던그의기억은글속에서살아움직이기시작했다.

그에게는두개의고향이들어있다.싫어서떠난안동과좋아서정착한서울이다.지겨워서떠난고향이지만그의글의많은부분은고향안동에대한이야기이다.

“양반의고장안동에서아직도암탉이울면집안이망한다는현실이너무어렵고힘들었지만,양반탈을배우는과정에서탈의단순함을가지고싶어오직탈그리는데만열중했다.기쁜마음으로아름답게표현하고싶었다.나는그때양반탈의웃음을,춤추는눈을그리지를못했다.(…)내얼굴은턱이분리된양반탈같이이중적인표정이되었다.가끔은웃을수도있었지만마음깊은곳에서의우울한마음은감출수가없었다”

고향에대한그의생각은양면적이다.

“나는고향을떠나왔다.명주에물들이는안동댁같이그곳을지키지를못했다.하지만안동을생각하면안동댁이물들인명주만큼이나,명주의아름다운색상들을바라보는내마음도여러색으로물들어졌다.내마음에물들인봄날같이부드러운오지마을의많은것들을끝없이이야기해주는것같았다.안동은내모든일상이었다.내가태어나고자란모든것이었다.”

박연희의글에대해문학평론가유한근은이렇게말한다.

“박연희수필에서는고향의토속적인냄새가난다.그의수필에서는야만성野蠻性이살아있어생명성이강하지만,한편으로는도시적멋을느끼게한다.물론토속적인맛과도시적인멋이상충되어후자에대한거부감을가질수있겠지만그것이토속성을반감시키지는않는다.그것은문장에서보여주고있는감각적인표현과모던한사유때문이다.이점은등단작품부터주목받았던부분이다.”

그의수필의또다른많은부분은나이들어정착한서울에대한이야기이다.

“나는어릴때벌써몸이,마음이,먼훗날할머니가되어서서울에서의나그네생활을예감하고있었던것같다.내입속에서는끊임없이〈인생은나그네길〉을부르고있었으니까.”

동시에그는여행작가이다.그가다녔던우리땅이곳저곳은그가피난하여오랫동안머물고싶었던곳들이었다.고향에대한애증이그를여행작가로키웠을지도모르겠다.
고향에대한애증,서울에대한낯설음,그리고여행작가의기질.생각해보면이런경험은이땅의여성들대부분이하지않을까싶다.그래서박연희의에세이검은솥은그녀자신의이야기이면서여성의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