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빛에만의존하는인간은어떻게‘어둠’을인식하는가?”
아메데오발비,별너머로사라진‘95%의존재’를묻다
우주배경복사(Cosmicmicrowavebackgroundradiation)의비등방성을세계최초로규명하며,우주의구조가유클리드(평면)구조임을확인했던이탈리아최고의천체물리학석학이자,특히우주론과우주생물학분야에서빼어난활약을펼치고있는아메데오발비(AmedeBalbi)교수의신작으로,우주의95%를차지하는것으로추정되는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를둘러싼신비와논쟁을흥미롭게추적한책이다.저자는이책에서암흑물질로유력한입자로추정되던윔프(WIMP)의발견이불확실해지고,암흑에너지로추정되는진공에너지값에관한물리적난제가풀리지않으면서,일반상대성이론에기초해빅뱅(BigBang)으로정점을찍은표준우주모형(Standardmodelofcosmology)이그아성을위협받고있다고진단한다.수정뉴턴역학같은표준우주모형에대한합리적인대안이론이등장하는가하면,‘지적설계’,‘인류원리’,‘지구평면설’등유사과학까지도그약한고리를비집고들어오며우주론의성역이일대도전의시간을겪고있다는것이다.
하지만저자는암흑성분(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의추정이단순히과학자들의상상으로만들어진것이아닌,인류가별빛너머에있는어둠을이해하는과정에서필연적으로탄생할수밖에없었음을지적하며,유사과학이직접적인증거의부재를틈타‘관측불가능성’에기초한불가지론에기대어과학을희화화하는것이아닌지강력히의심한다.과학의진전이다소더디게진행될때일어나는전형적인부작용이라는것이다.따라서이모든것의처음으로되돌아가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의탄생을재고함으로써빠진것이없는지,계산상의오류혹은전혀다른3의가능성을과학적개방성의원칙에따라충실히생각해보는시간을갖는다.별너머에존재하는어둠에관해,과거의모든과학자가그랬던것처럼처음으로돌아가우주를가득채우고있는미지의어둠을재고하는것이다.어둠의본성을이해하는것이야말로위기에빠진우주론을다시정립하고,무엇보다‘우리가여전히모르고있는95%의우주’를이해하는실마리가되기때문이다.이과정은마치일련의알리바이를두고벌이는용의자와수사관사이의치열한심리싸움을연상시킬만큼흥미진진하게전개되는데,독자들도단순한과학의수용자가아닌관찰자로서암흑성분을함께추리해볼수있다.
“왜밤하늘은어두운가?”에서시작된,
‘빛’과‘어둠’을둘러싼,우주에서가장우아하고지적인논쟁!
불과수세기전까지만해도,하늘을올려다보고별자리를그리기시작한최초의관측자들은맨눈으로보이는작은별뒤에무엇이숨겨져있는지감히상상조차하지못했다.그후,과학의눈부신진전으로인류는놀라운결과를얻었고,우주의가장먼곳까지탐험하면서우주의전체구조와그기원과진화를지배하는체계에관해매우만족스러운그림을얻어내기에이르렀다.하지만여전히우리가우주를안다고하기에는턱없이우주를모른다.천문학자들은전체우주의5%에불과한물리적특성만을이해했을뿐,남은95%의존재를특정하지못하고있다.간접적으로나마,유력한용의자로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를의심하지만,수십년이지금도그혐의를입증할결정적증거를손에쥐지못하며위기에봉착해있다.
지금까지밝혀진바에따르면,암흑물질은입자형태이면서보통의물질과잘섞여있으며,자연계에알려진네가지힘(중력,전자기력,강한핵력,약한핵력)중에서중력으로밖에상호작용을하지않는다.그래서어디에있는지곧찾아낼수있을것같아도빛에반응하지않으므로그정체를파악하는데어려움이많다.또,암흑에너지는입자라기보다어떤에너지의형태로우주전공간에퍼져있는것으로추측되는데,놀랍게도밀어내는힘인척력을작용한다고알려져있다.이척력이우주가팽창하고있는그비율을점점더빨라지게만드는,즉가속팽창을유발한다고생각하고있다.실제여러가지관측결과를잘설명하기때문에암흑에너지의필요성에관해많은학자가공감하고있으나,정작가장큰문제는이베일에싸인에너지가무엇인지알수없다는점이다.
그렇다면,왜이모든것의실체적증거가나오지않는걸까?또오랜시간이경과했음에도,왜명확해지는것이아니라혼란스럽게보이는걸까?중력과만상호작용한다는전제부터지나친억지시나리오가아닐까?보이지않으니,물리적도구로도발견될수없는건아닐까?우리가아는중력의규칙과또다른물리법칙이존재하는것은아닐까?마치모든것이밑바닥부터논리적이고조화로운방식으로올라오는놀라운형식의일반상대성이론처럼,암흑성분또한중력과양자가공존하는영역에서의심의여지없이이론적토대위에설수있을까?그것도아니라면,애초에아예존재하지않은물질과에너지를실체로상상한것이아닐까?이책은이모든의문에대한답을찾는과정을담아냈다.
“누가스티븐호킹만이과학을대중화할수있다고말했던가?”
‘우주의어둠’에관한아메데오발비의가장아름다운교양과학서!
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의존재를예측한지무려40여년을넘겼다는것이어쩌면심각한결함으로보일수있다.하지만기껏한세기이내의짧은수명을기대할수있는인류의조바심일수도있다.뉴턴과아인슈타인으로대표되는17세기,20세기의두과학혁명도우주의시간으로보자면보잘것없는최근에서야이뤄졌다.우리는여전히혼란스럽지만,과거에가지지못했던새로운도구들(이를테면,중력파의발견처럼)을하나둘손에얻고있다.언젠가는이둘의진위가밝혀지는날은올테지만,정체가밝혀지기전까지모든가능성에대해서이리저리맞춰보는게더재미있을수있다.마치직소퍼즐을다맞추기위해서며칠동안낑낑대며괴로워하는시간이지나야나중에완성된멋진그림을보면서그힘들었던시간을추억하듯이말이다.다행히이책의저자인아메데오발비교수는별너머저편,어둠의속성을이해하려는독자들에게암흑탐사의길잡이로서훌륭한역할을해낸다.서울대학교천문물리학부황호성교수의추천사를빌려표현하자면,“일반인들이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에접근하려면,중력이결정적인거시세계와중력이무시되는미시세계가결합된,감히상상하기어려운우주의시작점을이해해야하고,그후방정식안에서나존재하는무수히많은우주적각본을고려해야하는데,저자는이를탁월하게설명해낸다.”
저자아메데오발비는천체물리학과우주론연구현장을떠나지않으면서도,일반대중을위한과학교양서를꾸준히발간하는몇안되는과학자로유명하다.그래서그런지개념에관한직접적인설명보다‘왜’라는문제제기를통해과거천문학자들이밟았던생각의궤적을이해하도록하며,독자들이자연스럽게우주의실체에다가설수있도록돕는다.어쩌면저자의이러한과학글쓰기는철학보다더철학적이고,역사보다더역사적인추론으로자칫메말라보이는우주탐사를참서사적이게하는면이있다.그래서이책이더욱우아하게느껴지는지도모르겠다.암흑물질과암흑에너지로상징되는암흑성분을규명하는일은우리가여전히모르는95퍼센트를알아가는매우중요한일로서,우주의기원과구조에관한우리지식의토대가맞는지확인시켜줄매우중요한과제다.독자들도어딘가신비롭지만기묘하고,손에잡히지않는‘어둠의세계’를이해함으로써드넓은우주의신비에한발더다가서는기회를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