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괴되지 않아 - 저스트 YA 1

나는 파괴되지 않아 - 저스트 YA 1

$13.00
Description
“난 그렇게 길들여져 있었을 뿐이다.
이제라도 아프면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서 나를 보호해야 한다.”
폭력과 폭력 사이, 흔들리고 주저했지만 분명 들려오는 ‘어떤 이야기’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 발 가까이 세계를 마주하는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 YA’ 시리즈 첫 번째 책은 비룡소 블루픽션상, 살림 청소년문학상 수상 박하령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나는 파괴되지 않아』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언어폭력을 일삼는 무례한 엄마 아빠, ‘친구’라는 핑계로 따돌림과 멸시를 일삼는 또래들, 심지어 비슷한 처지라 여긴 이가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고 이를 헤쳐 가는 열여덟 살 나연의 이야기가 세밀하게 기록된다.

박하령 작가는 지금 이곳의 사회성을 담은 소재로 십 대의 현실을 꾸준히 파고들어 왔다. 이번에도 작가는 숨죽여 토해 내는 나연의 목소리를 통해 청소년 문제가 응집된 현실의 그림자를 밀도 높게 담아낸다. 하지만 이것이 고발 의도만을 갖거나 실상을 파헤치는 관찰 카메라에 그치진 않는다. 박하령 작가는 나연의 탁월한 심리 묘사를 통해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라는 공감과 연대의 힘을 건네며 작품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다.

흔들리고 주저했지만 분명 들려오기 시작한 목소리. 비난과 고통에 지지 않고 용기 낸 나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건 ‘우리가 모르는 일이 아니라서’다. 모두가 각자의 사정으로 어둠 속에 웅크렸던 경험이 있고 그 터널 끝에 비추는 작은 빛을 마주했을 테다. 곁에 누가 함께한다면 좀 더 힘이 난다는 것도. 그러니 누구라도 자기 잘못이 아닌 일로 무력하게 무너지지 않기를. 혼자가 아님을 잊지 않기를. 여기, 깊은 밤을 통과한 불빛 하나를 독자 여러분에게 건넨다.

저자

박하령

서울에서태어나대학에서사회학을전공했다.글을다루는일을업으로삼다가,이땅의오늘을사는아이와청소년들에게위로가되고싶어본격적으로그들의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2010년「난삐뚤어질테다!」가‘KBS미니시리즈공모전’에당선되었고,장편소설『의자뺏기』로제5회살림청소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새로운악마캐릭터를통해선택의의미에대해질문하는『반드시다시돌아온다』로제10회...

목차

프롤로그

1장무례함에대하여
물고기의탈출|그집⊃우리집|노크가있는삶|유효기간|모든산에오르리라|쓰담쓰담

2장두려움에대하여
이로운거짓말|내가모르는나|땅위에설수있다는것

3장친밀함에대하여
그들은그들의문제로싸운다|삼인칭의힘|또다른지렛대가필요한순간|50대50의아이러니|그루밍토크

4장구원에대하여
놀이기구에서내리기|학교밖아이|입장차이|우리들의파수꾼에게|HereIam

에필로그

첫번째리뷰:밤길을걷는중인모든이를위하여(한승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넌잘못한게없어.네가겪은일을사실그대로얘기하면되는거야.”
소음의볼륨을줄이고,나연의이야기에귀기울일시간

소설은총네개의장으로구성되어이야기가흘러간다.
1장‘무례함에대하여'에서는나연이어떠한가정환경에서지내는지보여준다.예민하고강박적인성격을지닌나연의엄마는나연에게조금도틈을주지않는타입이다.빽빽한규율과규칙속에나연은점점위축되지만엄마는오늘도날카로운욕설과잔소리를멈추지않는다.나연의아빠는어떠한가.이른바‘가부장’이라는이유로시도때도없이가족에게큰소리치는타입이다.그간사업이잘되지않았고여러번실패했지만세식구먹여살릴묘안은타고났다.나연이네가‘그집’,사촌집별채에들어가살게된것도그래서이다.나연의엄마아빠는‘부모’라는이유로나연에게언어폭력을일삼고존중대신비난과강요를퍼붓는데,문제는“다너잘되라고이러는”행동들로너무당연시된다는점이다.

2장‘두려움에대하여’에서는나연의학교생활을들여다본다.
학교에서나연은‘투명인간’이라생각할만큼존재감이없다.너무말이없고수줍음이많다는이유일까.아마그때문만은아닐듯하다.누구를싫어하는데마땅한정당성을찾을수없는경우가많듯,나연이따돌림을당하는데에도뚜렷한이유는없어보인다.그냥마음에들지않아서,왠지싫어서.나연의짝을중심으로생겨난혐오와무시는나연에게콕콕상처로박힌다.그런나연에게다가온다정한존재가미국에서온사촌오빠루카스다.루오빠가나연의영어과외를맡아주면서,둘은점차가까운사이로발전한다.

3장‘친밀함에대하여’에서는루오빠와나연의이야기가본격적으로펼쳐진다.
루오빠는나연의고민을들어주며부모를‘삼인칭’으로거리두기하는자세나친구들의괴롭힘에무너지지않는태도등을말해준다.나연을존중하고격려하는그는사실본인처지도다를바없다고나연에게말한다.서로닮은모습에오빠에게마음을여는나연.하지만오빠가기습적으로입을맞추거나그이상의무리한부탁을해오면당황스럽다.그런나연에게루오빠는‘우리는서로돌봐주는사이’이기에그루밍하듯서로를보듬고챙겨주어야한다고설득한다.하지만루오빠의친절한설득은시간이갈수록은근한협박과강요로이어진다.사실나연은아무에게도말하지못한비밀이있다.이사온지얼마되지않았던어느날밤,사촌집앞마당정자에서누군가뒤에서기습적으로나연을덮쳤다.그때그낯선사람에게풍겼던향수냄새가루오빠에게똑같이난다는것.혹시루오빠가처음부터의도를갖고접근한건가?출구없는미로속에갇힌기분이지만사이사이합리화의시간들이찾아온다.오빠의선의를믿고싶고,?어쩌면그게더클지도모른다는생각.나연은대체어찌해야좋을지몰라머리를감싸쥔다.

4장‘구원에대하여’에서는스스로보호해야할의지와용기를품게되는나연의다짐을절실하게그린다.
가족에게알릴까말까고민하던나연은침묵을택한다.엄마든아빠든누구도자기를보호해주지않을거라는현실을알기때문.이일이‘공개’되었을때받게될비난과조롱과상처를생각한다면차라리혼자아파하고괴로워하는것이차라리나을거라고나연은생각한다.‘오빠는마음이아픈사람이니까,엄마아빠는먹고사느라바쁘니까,내가이시간을이겨내면되니까……’모든것을자기안으로체념하듯받아들이는나연앞에“그렇지않아.그건범죄야.”라고말해주는사람,주홍샘이나타난다.나연은진실을가로막았던것들이무엇인지서서히깨닫지만현실의굴레는나연을숨쉴틈없이가로막는데……!나연은길고어두운터널을끝까지다치지않고걸어갈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