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 저스트 YA 2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 저스트 YA 2

$14.00
Description
공동 창작의 새로운 시도로 이루어 낸 흥미로운 앤솔러지 프로젝트!
세 명의 작가 x 모두를 위한 테마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 발 가까이 세계를 마주하는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 YA’ 시리즈 두 번째 책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공동 창작’에 관한 호기심과 모험심을 안고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인물, 사건, 배경의 설계도를 함께 그려 나가며 1년여에 걸쳐 이야기를 완성한 소설집이다. ‘앤솔러지’라는 협업의 과정을 따로 또 같이 구축해 낸 서사는 시종 고른 호흡으로 촘촘히 흘러간다.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단단한 완결성을 갖는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앤솔러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범유진, 최유안, 길상효 세 명의 작가가 가닿은 키워드는 위태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10대들이 찾아낸 ‘비밀 공간’이다. 하루가 다르게 실감하는 생태 환경의 위기, 방식이 달라질 뿐 끝없이 되풀이되는 폭력, 오해와 미움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에서 작가들이 찾아낸 희망은 어떠한 모습일까?

2000년의 해진, 2018년의 하연, 2039년의 제니를 잇는 수상한 마을의 비밀은 마침내 또 다른 가능성이 된다. 2000년의 해진이 발견한 ‘음모와 은폐의 공간’은 ‘모른 척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전해져 끝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2018년의 하연이 간직한 ‘나만의 비밀 기지’는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과 구원의 상징이 되며 2039년의 제니가 맞닥뜨린 ‘반전과 배신의 공간’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면 삶에 다가오는’ 용기와 가능성을 일깨워 준 것이다. 이렇듯 나보다 더 큰 ‘우리’를 의연하게 확장해 나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어제와 오늘을 지나 내일에 다다른다. 책의 각 장 도입에 담은 그림작가 비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좀 더 생생하게 분위기를 이끌며, 작품이 끝나고 이어지는 작가 이자연의 ‘첫 번째 리뷰’는 독자의 이해를 한층 도우며 작품 안팎의 의미를 되새긴다.

저자

범유진,최유안,길상효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맛깔스럽게도시락부』『선샤인의완벽한죽음』『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두메별,꽃과별의이름을가진아이』『아홉수가위』등을발표했으며,다양한장르의앤솔러지에참여했다.하루를위로하는초콜릿같은글을쓸수있기를바란다.

목차

1부2000년7월(범유진)

2부2018년10월(최유안)

3부2039년8월(길상효)

첫번째리뷰:모른척하지않고,외면하지않으며세상속으로걸어갈때(이자연)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하나의공간x세개의시간x무거운비밀
시간을이어온세계끝에서발견한비밀과진실그리고희망

『우리의비밀은그곳에』는‘소설’이라는이름의모험을시도해보면어떨까,하는궁금증에서시작된책이다.‘앤솔러지’라는협업과정을처음부터같이직조해낸다면?각자풀어나간서사가하나의세계로책을관통한다면?그리하여범유진,최유안,길상효작가는이야기의얼개를처음부터함께구상해나갔다.
범유진작가는『아홉수가위』『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등의소설과『슈퍼마이너리티히어로』등앤솔러지소설집에도활발히참여하는등해가갈수록작품의깊이와넓이를두루섭렵하고있다.2018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소설을발표하기시작한최유안작가는단편집『보통맛』과장편소설『백오피스』등의소설을쓰고,소설을쓰지않는시간에는국제정세를가르치고있다.길상효작가는그림책과동화,소설을쓰고번역도하며제3회한국과학문학상,제10회비룡소문학상,제5회웅진주니어그림책상을수상하는등장르와독자를넘나드는전천후이야기꾼이다.
이프로젝트가아니었다면딱히세작가의‘공통분모’라여길지점이없어보일지도모르겠다.그러나‘글을쓰고,이야기를만들고,마감을하며살아가는’작가의삶을연대하는이들은공통의호기심과두려움을안고첫걸음을뗐고그어떤작업보다꼼꼼하게서사를설계하고끈끈하게서로를독려하며작품을지어올렸다.범유진작가는2000년7월을,최유안작가는2018년10월을,길상효작가는2039년8월을배경으로어느가상의마을에10대들이찾아낼수있는공간을숨겨놓은채과거와현재그리고미래를잇는‘살아숨쉬는’비밀을독자들이무리없이발견해가도록한다.
서로다른시대를배경으로삼았지만,『우리의비밀은그곳에』는궁극적으로사람이살아가는생태적환경과사람사이에일어나는지속적인갈등이어떻게우리를뒤흔들고다시일으키는지에관한탐구이기도하다.시간이흘러도여전한우리사회의문제들-왕따,폭력,SNS,비밀과소문,배신,혐오-이삶에끼치는영향에대해섬세히다루고있고지금우리인간의,인간에의한,인간을위한가장긴급한이슈인‘생태환경문제’도주요하게전제한다.
2000년에서2018년,2039년으로해가갈수록생태환경과기후는점점위기에처하지만그럼에도우리의일상은당장눈앞에닥친일상적고민과갈등에뒤흔들린다.숨쉬고살아가는데떼려야뗄수없는것들이‘뭔가조금씩엇나가고있음’은서서히직감하게되는것이다.지역개발에혈안이되어끝내환경을파괴한댐건설,‘장마’라는말이무의미할정도로시도때도없이계속되는거센비,바짝마른호수와더는피지않는꽃들과죽어가는나무들…….그러나세상에는결코사라지지않는것들이있다.“사라지지않는무형의흔적들은사람의마음에깊이남는법”이라는작품속노인의말처럼,한순간우리를무너뜨리지만끝내다시일으키는존재들.사랑이자구원이자희망일수도있는그것을……우리는마침내무어라부르게될까.

10대의비밀이반짝반짝빛나는예쁘고사랑스럽기만한것이면얼마나좋을까요.그러나그렇지않습니다.그럴수없게만드는일이,너무많이일어납니다.자신이당한일을고발하기위해.아이들이괜찮지않은것을괜찮지않다고말할수있는세상이되면좋겠습니다._범유진작가의말에서

여러분과함께하연을따라가며어쩌면우리가세상과사람에대해오해하는것이많을수도있다는생각을나누고싶었습니다.?저역시여러분과함께,내가알고있는것보다많은생각과감각들이세상에있고,내가알고있는것보다세상이더넓고,무엇보다그렇다고해서세상을무서워할필요는없다는것을느끼기를바랐습니다._최유안작가의말에서

자신의아픔을넘어사촌과아랑의아픔까지마주해야했던해진에이어에피아의아픔을멀리서안타까워하다가자신의곁에도오래도록위로받지못한아픔이있다는것을알고손내밀던하연이일으킨파도가제니를떠밀어어디론가나아가게했습니다.이야기를짓는사람으로서제가할수있는최선은더늦기전에제니에게희망을쥐여주면서더나은곳으로나아가기를바라는것이었습니다._길상효작가의말에서

‘그곳’을알기전으로결코돌아갈수없게된세주인공은결심한다.
물러서지않기로,모른체하지않기로.

소설은개발이이루어지지않아시대가변해도낡은모습그대로유지하고있는어느마을을배경으로2000년,2018년,2039년총세개의시간이흘러가며이야기가진행된다.

1장‘2000년7월’은여름방학을맞아삼촌의집에서지내게된열여섯살해진의이야기다.
해진은자라면서삼촌을만난기억이거의없고삼촌과엄마아빠의사이도썩가깝지않다.그럼에도삼촌집에내려오게된까닭은엄마아빠가해진에게‘손사래칠만큼’실망하게된사건때문이다.학업과성적에대한압박을지속적으로강요해온엄마아빠는기대에미치지못하는해진을늘못마땅해했다.그러다‘원치않는사건’까지개입하였다는사실에질색하고는해진에게잠시혼자떨어져지내라는유배아닌유배를보낸셈이다.
해진은아빠에게삼촌집에가면또래의사촌이있을거라고들었는데막상가보니,꽤오랫동안삼촌혼자지내온듯보인다.마을사람들도,삼촌의눈빛도,구조가독특한집구조도.왠지심상치않은동네라고느끼는가운데해진이무엇보다가장이상하다고느낀건물이다.?평소처럼손을씻고수건에닦는데어디선가악취가풍긴다.데칼코마니처럼닮은맞은편빈집도수상하긴마찬가지.분명삼촌은아무도살지않는다고하면서왜‘절대저곳엔들어가면안된다’고못박듯말한걸까.이모든건부모가생각하듯그저‘심약한정신상태’인해진개인의문제인걸까?
앞에서는한없이친절하다가도동네여기저기에서삼촌을흉보는어른들의목소리가해진에게도들려온다.각자의이익에따라철저히경계를짓는사람들,끼리끼리경멸과혐오를주고받는사람들,뒤에서수군거리는사람들……그때문일까,애써잊으려는해진의상처는도무지사그라지지않는다.그러던어느날우연히맞은편빈집에들어간해진이‘비밀공간’에서의문의쪽지를발견하면서일상이뒤흔들리기시작하는데……!겹겹이쌓아올린퍼즐을하나씩풀듯,‘현재’의해진과‘과거’의해진과해진이발견한‘빈집의아주오래된비밀’이서서히실체를드러내는입체적서사의정수를맛볼수있는작품이다.

2장‘2018년10월’은현실안팎의그림자를알아가면서‘비밀공간’을구해내는열여섯살하연의이야기다.
하연에게,모든것의시작은인스타그램의‘하트’다.이웃에사는단짝은지가갑자기하트를많이받을즈음이었다.하연은호기심에,아니,더솔직히말하자면질투어린마음에‘자기만의콘텐츠’를골똘히구상하기시작했다.그렇게처음으로그려올린것이바로비밀기지입구다.사실이공간은하연의집지하에있는데,누가봐도평범한지하실은아니다.비밀스러운마법의공간으로가는것처럼생긴입구를지나어둠안에숨어있는곳.하연은비밀공간을그저모티프로만가져와서동굴처럼처리하고이것을그림으로활용해보기로한다.
아이돌가수의‘하트’한번으로하연의콘텐츠가급속히인기를얻게된어느날,라이베리아라는낯선나라의한소녀가하연에게메시지를보내온다.‘Hello’라고투박한인사를건넨에피아가궁금해서하연은아프리카를찾아보았지만낯설고멀기만한곳이다.사실낯선일들은하연의주변에도끊이질않는다.가을인데한여름장마보다더많은비가내리고,이렇게많은양의비가내리는건사실예사롭지않다.온난화로곳곳에빙하가녹으면서살곳을잃었다는북극곰들,잔뜩열이오른지구,점점가라앉는나라들.하연과에피아의일상안팎에는지금어떠한일이일어나고있는지…….
머릿속가득물음표를띄우고집에돌아가던어느날,하연은집근처를돌아다니는수상한노인을발견한다.노인은하연의가족관계를줄줄이꿰뚫고있는것도모자라‘하연만이안다고생각했던’바로그곳,지하공간에대해서묻는다.분명남몰래숨겨놓은보물처럼여겼는데,이게어떻게된일이지?복잡한의문이늘어가는하연에게,에피아는‘너무끔찍하고잔인하고아픈’자신의생활에서벗어나고싶기에비밀공간이필요하다고말한다.그래서하연의비밀공간을보는것만으로도위로받는다고.에피아는언젠가하연에게도자신이그런선물을줄수있기를바라는마음이라며,새로운곳을찾아떠난다는메시지를남기고연락이두절된다.에피아와인스타그램으로연락이닿지않아불안감이커지는가운데하연은우연히어른들의대화를엿듣게되는데……!서로다른비밀을간직한하연과에피아는‘안전한내일’에가닿을수있을까?동시대를살아가는하연과에피아가소통하면서‘지금이곳’의테두리를넓혀가는이야기가깊은공감을전하는작품이다.

3장‘2039년8월’은새로운희망을안고이사한마을에서상상못했던비밀을맞닥뜨리는열일곱살제니의이야기다.
할머니네로이사를가면제니는덩굴장미앞에서사진부터찍을생각이었다.덩굴장미가가득한그곳은이제제니가살게될곳이었으니까.하지만탁트인시야와함께드넓은호수가나타나는순간,제니는낯선풍경에당황한채말을잃는다.어릴적보아온호수는간데없고주위를에워쌌던초록도생기를?잃고바래있는것이다.호수반대편에펼쳐지던기억속의시골풍경도사라진대신뭐라설명할수없는악취만이호숫가에서풍겨오는듯하다.
예상과다른일은호수말고도더있다.자기만의방이생기는줄알고좋아한제니앞에‘이모’라는존재가들이닥친것.차분하고조용한편인엄마와달리이모는말도많고탈도많아언제나집안을분주하게만들곤하는데제니는이모에게할머니집이머문이동네에관한흥미로운얘기를듣게된다.조선시대에서부터시작된괴담가운데가장흥미로운건댐건설로생긴호수바닥에어마어마하게많은시체가파묻혔다는이야기.댐이들어선다는걸알고온갖폐기물을갖다버린회사도있고사람까지파묻어버려서물에서이상한냄새가났다는이야기.제니는이모의말을들으며할머니집에오던날호숫가에서맡았던‘냄새’를떠올린다.혹시그때이마을을뒤덮었다던냄새와같은것인지……제니는잊고있던그냄새가주위를감도는기분에휩싸인다.
제니는전학한학교에서는철저히‘무존재’로지내기로다짐한다.있는듯없는듯지내야‘다시는그런일을’겪지않을거라는생각에서다.묵묵히학교와집을오가던어느날,자꾸제니를흘깃거리고말을붙이려다가끝내집앞까지찾아온반아이,지오와얘기를나누게된다.오래전할머니가집을비울당시이집에살았다는지오가‘지하공간’에두고온뭔가를찾아야한다며제니에게부탁한것.할머니집에그런공간이있었다니!제니는어른들몰래지오와지하에내려가고,그곳에서상상도못했던엄마의비밀을목격하는데……!한마을을관통해온시대와세대의연결고리를통해비밀과희망의또다른가능성으로향하는탄탄한밀도를느낄수있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