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 서진학교, 17년의 기다림과 장애인권 이야기

학교 가는 길 : 서진학교, 17년의 기다림과 장애인권 이야기

$19.00
Description
17년간의 소외와 편견, 차별의 아픔을 딛고 마침내 지어 올린 ‘기적의 학교’

다큐멘터리가 끝난 뒤,
그 길 위에서 다시 시작된 아주 오래된 여정을 써 내려가다
2017년, 장애 학생 부모가 무릎을 꿇은 사진 한 장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 당시 장애인 학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던 바로 그 장면이다. 특수교육 시설의 설립이 매번 좌절되어 장애 아이의 부모가 죄인처럼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현실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사람들의 폭발적 응원과 지지를 이끌었다. 『학교 가는 길』은 17년간의 소외와 편견, 차별의 아픔을 딛고 ‘서진학교’가 설립되어 2020년 개교하기까지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의 단단한 용기, 좌절과 성취의 순간들을 담아낸 과정이자 그 모든 과정을 가감 없이 기록하여 우리 사회에 용기 있게 발화한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 길〉의 또 다른 여정이다.

서진학교가 지어지고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뷰파인더 안팎을 오가며 김정인 저자가 바라본 우리 사회는 어떠했을까. 저자는 ‘관찰하는 자’와 ‘참여하는 자’ 사이의 거리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관심에서 연대로 한 발 한 발 걸어 나간 내면을 진솔히 고백한다. 또한 책 작업에 함께한 발달장애인 부모 7인은 아이와 같이, 아이를 위해, 아이 곁에서 살아 낸 지난날들을 회고하며 사회현실을 예리하게 돌아보는 동시에 지금 이곳에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뜨거운 마음을 함께 전한다.

특수학교가 지어지는 과정뿐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개봉되고 난 뒤에도 상영금지 소송 등 고난과 시련은 끊이지 않았다. 결코 맘 편히 숨을 내쉴 수 없는 상황 앞에서, 김정인 저자는 매번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맞닥뜨렸지만 체념이나 절망에 굴하지 않고 현실 그 자체를 올곧게 들여다보았다. 우리의 편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두가 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가 단지 ‘다름’으로 이해되고 존중받는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 갈지…… 오늘도 치열한 고민과 탐구를 계속하면서, 저자는 다큐멘터리가 끝난 뒤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를 이제 이곳에 덤덤히 털어놓는다.

저자

김정인,발달장애인부모7인

맛과멋의고장전라북도전주에서나고자랐다.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방송영상과예술사?전문사과정을통해다큐멘터리를공부했다.월드비전에서6년간일하며국제개발협력및공적개발원조(ODA)관련정책업무를담당하기도했다.타고난것이마땅치않은까닭에자질을향한끊임없는불안과의심속에서더나은이야기꾼이되기위해다만노력할따름이다.

그동안제작한작품으로는<카바넷을찾아서><하늘에계신><하늘연어><어머니의땅><내사랑한옥마을>등이있다.제12회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개막작으로세상에첫선을보인<학교가는길>은2021년극장개봉다큐멘터리중최다관객을동원했으며교육부를통해전국중고등학생들을위한장애인식개선교육교재로보급되었다.

목차

추천의글
들어가며-다시,길위에서서
책의주요등장인물-함께한우리를소개합니다
등교준비

1장시작하는마음

첫걸음│그때그마음│명운
기록하는목소리1우리가무릎꿇은이유-장민희

2장다가가는걸음

수소문│과일주스│승낙│파란│출발준비
기록하는목소리2나를성장하게만든그시절-정난모

3장바라보는마음

서서히,가까이│일터│전우애│울분
기록하는목소리3지역에서장애아이를키운다는것-최보영

4장사라져간걸음

근원│공진초,공진중아이들I│공진초,공진중아이들II│목격자들│허준선생의생각
기록하는목소리4평생교육이필요한이유-조부용

5장부딪히는마음

우리는오늘도배우며성장합니다│산넘어산│동해에서벌어진일│정치의존재이유│정기총회│지현이의졸업
기록하는목소리5장애인도세금내는시민이될수있기를-이은자

6장멀고먼걸음

더나은통합교육을꿈꾸며│데자뷔│미궁│동해시장애인학부모회를찾아서│일당백│발달장애인국가책임제│국가의할일
기록하는목소리6나의투쟁,우리의투쟁-김남연

7장마주보는마음

악몽│비구름이걷히면│인터뷰신(Scene)│아무일도없었던것처럼│비장애자매형제들│막판진통
기록하는목소리7나는장애인부모연대활동가입니다-김종옥

8장함께하는걸음

등교│후반작업│월드프리미어│작전명:모차렐라치즈│호사다마

그후의이야기-김정인감독과어머니들의짧은대담
나가며-엔딩크레딧

출판사 서평

“지나가다가때리셔도맞겠습니다.
그런데학교는…학교는,절대로포기할수없습니다.”

삶의질을결정하는척도가‘거리’로판단된지얼마나되었을까.학세권,초품아,역세권,슬세권등의단어가더는새롭지않은요즘이다.좀더쉽고빠르고안전하게목적지에갈수있다면이는‘윤택한삶’이보장되는조건으로여겨진다.목적에보다가까이다다르고자우리삶의반경은촘촘히밀집해져가고,그만큼서로간의갈등과충돌이많아지며,이해와배려의범위가확연히줄어든다.살기바빠서,일하기힘들어서,‘현생’이만만치않다는이유로.

그렇다면이건어떠할까,하루왕복2~4시간거리의등하굣길.새벽6시에일어나눈비비고시작하는등교준비.집에서거리가얼마큼되는지알지도못한채멀리가닿는학교…….그러한상황을두고,삶의반경이넓어진다고말할수는없을것이다.이는그야말로‘일상의영역’자체가부재하다는의미이기때문이다.아이가갈수있는학교가주변에없다는것.다른사람들눈에‘멀쩡해보이지않는다’라는이유로곳곳에서배척당하고외면당하는것.그러한삶의질은어떤척도로판단할수있을까.아니,누가감히판단할수나있을까.

‘최단거리’가삶의실리적효율을뜻하는세상에서,어떤이들의갈망은효율이나효용가치가아니라그저‘삶의필요’로부터비롯된다.남들처럼,그러니까비장애인처럼은아니더라도아이가다닐수있는학교가있기를바라는마음.‘갈수만있다면’우리아이들이다닐학교가좀더필요하다는갈망.지난2017년,발달장애인부모들이무릎을꿇었던이유도그러했다.발달장애인부모들은당시강서지역공립특수학교신설2차주민토론회현장에서학교설립을호소하며무릎을꿇었다.어떤이들은이또한이기적행동이라고했지만과연그러했을까.당시현장에있던학부모들의자녀대부분은이미많이자란뒤였다.당시서울시내에특수학교가개교한건10년도전의일이었으며서울외지역들은사정이더욱더열악했다.내아이만이아닌우리아이들을위해,이곳에있지만,없는채로살아가는이들을위해,그들은무릎꿇고간절함을전했던것이다.

17년의힘겨운투쟁과기나긴기다림끝에2020년,강서지역공립특수학교‘서진학교’가개교하여아이들을맞이했다.다큐멘터리〈학교가는길〉은‘서진학교’가설립되는과정을보여주며장애인부모회어머니들의단단한용기,좌절과성취의순간들을가감없이담아낸5년간의기록이다.어머니들곁에서,어머니들과함께,김정인감독은무수한갈등과충돌을마주했고단순히선과악으로만나눌수없는여러입장사이의거리를파고들었다.서진학교가지어지고다큐멘터리가세상에나오기까지,뷰파인더안팎을오가며감독이바라본우리사회는어떠했을까.학교가지어지는과정뿐아니라다큐멘터리가개봉되고난뒤에도상영금지소송등고난과시련은끊이지않았다.결코맘편히숨을내쉴수없었던시간이흘러어느덧‘무릎사건’이일어난지5년이되는2022년9월.다큐멘터리가끝난뒤비로소시작된오래된여정을써내려간단행본『학교가는길』을독자여러분에게선보인다.

“오늘도사람을향해,세상을향해,이야기를건네겠습니다.
함께가자고.우리함께,살아가자고.”

시작은사실단순했다.여느날과다름없이김정인저자는휴대폰으로뉴스를서칭하고별생각없이검색어를들여다보던참이었다.그러다문득,짧은기사를통해장애학생부모들의사연을접했고이상하리만치인상적으로각인되었다.평소장애에대해잘아는것도없었고남달리관심이많지도않았는데저자에게는살면서처음느껴지는기분이었다.그들,현장에있는발달장애인부모들의안부를묻고싶다는생각이들었다.사진의충격적이미지때문이었을까,미안한마음이들어서였을까,가까스로전하고싶은연민과연대의감정이었을까.저자는,영화감독이기전에한아이의아빠로서그저부끄러웠다.‘아이들이살아갈세상은적어도……적어도지금보다는단한뼘이라도나아지길바라는’마음이들었다.그는무작정어머니들을만나러갔고그길이,『학교가는길』의시작이되었다.

눈앞의고통앞에누구도3인칭시점이될수는없을것이다.김정인저자또한마찬가지다.그는우리사회의민낯을날카롭게포착하지만동시에그럴수밖에없는현실에대한부분도놓치지않는다.차별과혐오의층위는단편적일수없음을누구보다체감한까닭이다.이를테면서진학교설립반대는‘최대규모의임대아파트단지’라는지역특수성이낳은소외와울분을품고있었다.정치적공약이나전략은궁극적으로‘약자를배제하거나혹은약자를혐오하도록’부추긴다는것또한어렵지않게눈치챘다.

저자는지금이곳에놓인삶의여러가지형태를살피며편견과차별은어디에서부터비롯된것인지,더나은세상을살아갈수있는방향은무엇인지.나와너의차이가‘다름’으로이해되고존중받는세상은대체어떻게만들수있을지고민하고,무관심에서관심으로,관심에서연대로한발한발걸어나간내면을진솔히털어놓는다.또한책작업에함께한발달장애인부모7인은아이와같이,아이를위해,아이곁에서살아낸지난날들을회고하며지금이곳에살아가는우리아이들에게못다한마음을전한다.덤덤히들려오기에더욱먹먹한발달장애인부모들의목소리는,그것이야말로삶이라는‘투쟁’의기록이자‘생존’의애절한역사이며희망임을느끼게한다.

2022년,점점더다양한방식으로나빠지는현실앞에서감독과어머니들은오늘도걸음을멈추지않는다.기적은결코우연히오지않음을증명해낸어머니들곁에서,감독은함께고민하고탐구하고있다.타인의고통을무심코지나치지못하는책임의무게를익히알고,‘모두가연결되는삶의가능성’을누구보다갈망하는까닭이다.어쩌면이들에겐이전보다더힘들고고된길이펼쳐질지도모르겠다.그렇다면앞으로나아가야할길의풍경을우리같이그려보면어떨까.가깝고도먼그거리의척도는저마다마음에달려있을것이기에감독과어머니들은한번더손을내민다.함께가자고.우리함께,살아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