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야자 시간 : 그 오랜 밤의 이야기 -  위 아 영 3

너와 나의 야자 시간 : 그 오랜 밤의 이야기 - 위 아 영 3

$13.00
Description
“나는 아름답게 기억한다.
어두움 중에 가장 어둡지 않은 색으로 드리워 있는 그 저녁의 하늘을.”

소란스러운 고독의 밤을 건너 지금 이곳에서 다시 마주한,
애틋하게 빛나는 여덟 가지 밤의 풍경들!
밤은 우리를 자라게 하고, 멈추게도 만드는 그야말로 마법 같은 시간이다. 짧고도 길고, 무한하고도 유한한 밤의 시간은 그 끝에 새로운 시작이 다가오듯 우리의 일상, 궁극의 삶을 명료히 비춘다. 한없이 짙고도 투명한 어둠의 테두리를 한 겹씩 떼어 내다 보면 무엇이 보일까. 누구에게는 ‘처음’이라 부를 설레는 마음이, 누구에게는 ‘그리움’이라 부를 떠나간 이들이, 누구에게는 ‘일탈’ 혹은 ‘안도’라 부를 위안의 증표가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우리 각자가 밤의 시간을 건너 마주하는 풍경은 자기만의 반짝임을 품고 고유하게 빛나기에 충분하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은 그 고유한 밤의 풍경들을 차곡이 담아낸 앤솔러지 에세이다. 에세이스트 김달님, 청소년소설 작가 조우리, 농산물 MD 전성배, 국어교사 최지혜, 시인 서윤후, 번역가 장한라, 라디오PD 장도수, 공간기획자 황혜지, 여덟 명의 작가가 청소년 시절 ‘야자(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밤의 어둠보다 더 어둡기도 했고 한낮의 햇볕보다 더 반짝이기도 했던 그 오랜 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각각의 이야기에 담은 그림 작가 임나운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저녁에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어둠의 온도를 다채로운 색채로 포근하고도 멋스럽게 풀어낸다. 어둠이 짙어져 가는 계절에 만나게 될 아주 특별한 밤의 이야기를, 지금 이곳의 독자 여러분에게 다정히 건넨다.

저자

김달님,조우리,전성배,최지혜,서윤후,장한라,장도수,황혜지

나에게달님이라는이름을지어준사람이말했다.너는가을과닮은사람이라고.이책을쓰는봄과여름동안줄곧가을을생각했다.남은날들에도가을같은글을쓰며살고싶다.에세이『우리는비슷한얼굴을하고서』『작별인사는아직이에요』『나의두사람』등을썼다.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moonlight_2046
브런치스토리brunch.co.kr/@20150127

목차

김달님│아임폴인러브어게인
·밤의이야기:비밀을나누는밤

조우리│10년후의약속
·밤의이야기:바다의밤

전성배│그밤의소리
·밤의이야기:편지를건네는밤

최지혜│불꽃놀이
·밤의이야기:수학여행의밤

서윤후│계피색꿈
·밤의이야기:많고많은밤의목록

장한라│스포일러
·밤의이야기:나를배신하는밤

장도수│망가뜨리지않고사랑하는법
·밤의이야기:온순한일탈의밤

황혜지│너의밤이머무르는곳
밤의이야기:라디오를듣는밤

그림작가의말
임나운│새까만밤하늘짙은푸른색

출판사 서평

영어덜트서사의새로운프리즘,‘위아영’시리즈3
“나를선명하게감각하는시간은밤이되어서야시작되었다.”

에세이,그림만화등의장르를통해생의반짝이는순간들을모아가는‘위아영Weareyoung’시리즈세번째책『너와나의야자시간』이출간되었다.2021년12월에펴낸시리즈첫책『좋아한다고말할수없었어』가학창시절‘겨울방학’이야기들을,2022년5월에펴낸시리즈두번째책『우리지금,썸머』가‘여름방학’이야기들을펼쳐보인데이어이번책은서로다른여덟명의작가가야간자율학습시간,즉‘야자시간’에있었던일을흥미롭게들려준다.

『너와나의야자시간』은한없이짙고도투명한어둠의테두리를한겹씩떼어내며조금씩반짝임에가까워지는아름답고특별한에세이여덟편을담았다.『우리는비슷한얼굴을하고서』『작별인사는아직이에요』『나의두사람』세권의에세이를펴내며독자들의든든한신뢰와사랑을받는에세이스트김달님,『얼토당토않고불가해한슬픔에관한1831일의보고서』『오,사랑』『꿈에서만나』등펴내는작품마다깊고진한감동을전하는청소년소설작가조우리,『계절을팔고있습니다』에세이를펴내고에세이연재구독서비스를진행하는등일과삶의묵직한균형감을성실히유지하는농산물MD전성배,시와문학을사랑하고그마음을아이들과함께나누고자다정한일상을게을리하지않는『좋아하는것은나누고싶은범』의저자이자국어교사최지혜,시를쓰고책을만들고에세이를쓰며‘글과책사이의일상’을촘촘히그리고탁월히채워나가는『그만두고싶은것들의목록』저자이자시인서윤후,『동물들의위대한법정』『나는여자고,이건내몸입니다』등유의미한원서를발견하고우리말로옮기며번역가의삶을살아가는장한라,어렸을적듣던라디오의낭만을잊지못하고라디오PD가되었지만낭만대신고달픈밥벌이에지쳐팟캐스트〈빅리틀라이프〉를제작한라디오PD장도수,0.5평의독서실책상에서대부분의밤을보낸10대시절을뒤로하고이제는청소년들이마음껏관심사를따라탐색할수있는제3의공간을만드는공간기획자황혜지.함께집필에참여한여덟명의작가는‘야자시간에있었던일’을바탕으로한밤의어둠보다더어둡기도했고한낮의햇볕보다더반짝이기도했던그오랜밤의이야기를한데모아이곳에포근히털어놓는다.

여덟명의작가는나이도,세대도,살아온지역도조금씩다르지만한가지공통점이있다.학교규칙과입시준비로인해어쩔수없이자리를지켜야했던‘야자시간’이지만그안에서‘오직나만의것’인마음만은잃지않았던것.이들은할수있는최선을게을리하지않으며매순간충분히아파하고충분히즐거워하고충분히실패했다.그시간속에서우정과사랑을,취미와취향을,꿈과미래를조심스럽지만단단히키워나갔고,그러하기에‘다시만난’지난날의나를향해미소짓는다.내가너라서,네가나라서,나쁘지않은시절이었으니오늘의밤도잘통과해가자고.어둠이짙어져가는계절에만나게될아주특별한밤의이야기를,지금이곳의독자여러분에게다정히건넨다.

하라는공부는안하고,우리가주고받은밤의이야기
“집으로돌아가는길은아까보다더어두웠지만,역설적이게도그래서더밝기도했다.”

첫번째에세이「아임폴인러브어게인」의김달님작가는‘좋아하는마음’에서이야기를시작한다.누군가좋아하는마음은어떻게시작되는걸까.김달님작가는문득들려온어떤이름으로부터오래전기억을떠올린다.좋아했던사람의이름.지금은목소리도,얼굴도,잘기억나지않지만열여덟살의‘달님’을두근거리게만들었던사람.그아이를좋아했던마음은어디에서부터시작되었을까.야자시간을통해하나둘떠올리는그시절기억,기억의틈새로스며드는소리들…….비밀을공유하며소곤거리는아이들의목소리,시끌시끌하게쉴틈없이떠들기도했던목소리.좋아하는마음을나누는목소리,용기내‘통화’버튼을누른뒤휴대폰컬러링으로흘러나오는음악소리.전화기너머로,문자너머로,들려오는듯한두근거리는그밤의마음들을나눈다.

두번째에세이「10년후의약속」의조우리작가는“너무흔한서사지만우리가족은IMF당시국가적경제비극을정통으로맞았다.”고털어놓으며,갑작스레들이닥친힘겨운일상에잠식당한10대시절의장면들을하나둘펼쳐본다.그어디에서도마음붙일데없던그는야자시간을“당연히땡땡이치고”바다를보러가기도한다.우울과불안사이를헤매다집에도착한어느날,동생이데리고온강아지를만나게되고이후그의일상은조금씩바뀌게된다.“내맘대로되는일이하나도없다는건마냥절망적인게아니라때때로예상치못한기쁨과놀라움으로연결될수도있다는”사실을알아가면서.이이야기를읽으며,조우리작가의작품세계의근원을마주한듯한느낌이들어도과언이아닐것이다.

세번째에세이「그밤의소리」의전성배작가는10대시절‘먹고사는일’이가장중요했다.지금으로부터오래된과거도아니지만,십여년전만해도“기술이있으면평생을먹고산다.”는말이어른들사이에서자연스레오갔으니까.지금도물론유효한말이지만,당시그에게‘먹고산다는것’은이상이나꿈보다더욱가까운‘현실’이었다.막연한미래를꿈꾸며그리기보다'보통의삶'을영위하는일상.그러기위해서는'글을쓰고싶은마음'같은건모른척접어두어야했다.그러던어느날,“우리처럼금속으로도문학을할수있어요.그건종이나나무에새겨지는것처럼쉽게풍화되지도않죠.”라고말하는귀금속공예특성화고선배의말을듣고,학교의야간작업을보러간다.그걸음을시작으로새로운방향의길이놓이게되는데……!그밤,10대의전성배는어떤소리를듣고마음에담았을까.

네번째에세이「불꽃놀이」의배경은노량진입시학원이다.최지혜작가의스무살시절은고3과다름없는지루한입시생활의연장이었다.친구들은지하철을타고대학에갔지만재수를하던그는노량진에있는입시학원으로향했던것.서로의이름을모르지만1등부터100등까지의이름이현관옆게시판에대자보로붙어있는곳에서서열과등급에둘러싸여“익명의나는매일조금씩작아지고있”던시절을보냈다.학원건물옥상에올라가면하늘만은탁트여있었기에,그는그곳에자주올라가곤했다.그러던하루는큰키의어떤남자아이와눈이마주친다.왜계속나를쳐다볼까?혹시관심있나?혼자만의상상이커지는가운데연달아사흘을마주치기에이르고,그는‘작전’을짜서그아이가누구인지찾아내기로하k.한여름밤의사랑스러운해프닝이무미건조한일상에건넨달콤쌉싸름한즐거움을맛볼수있다.

다섯번째에세이「계피색꿈」의서윤후작가는슬픔없이과거를불러오기로한다.“계피색으로점철된과거의몇점을불러와이야기로부풀리는동안달콤하고쌉싸름한시간속에있었”기때문이었기에.과거의내가꾸었던꿈일지도,지금의내가다시꾸게될꿈이거나미래의내가덧칠해버릴꿈일지도모르는시간들이어찌아름답지않을수있겠는가.그는야간자율학습을하며마주했던10대시절의‘어둠들’을떠올린다.어둡지만결코어둡지만은않았던그시간속에서그는‘시를쓰는마음’을주고받았던선생님을,‘밤을가로지르는용기’를냈던여자친구를,‘함께쓰고함께성장해나간시간’을가꾸었던친구를다시만난다.그래서일까,그의밤은계피색을닮았고한없이짙게펼쳐졌는지도.

만약시간을거꾸로돌려10대의장한라가여섯번째에세이「스포일러」를읽는다면처음에얼마나놀랄지상상해보게된다.10대시절에꿈꾸고바라던모습과전혀다르게살아가고있는30대의장한라작가가그야말로‘반전’가득한미래의스포일러를어린시절그에게전해주었으니말이다.10대의그가바라는대로꿈꾸는대로생은흘러가지않았지만,전혀불행하지도우울하지도않다.오히려즐거움과기쁨이충만한일상이야기에한가득미소가지어진다.어떻게그것이가능할까?기대와달랐던프랑스유학생활,학위계획을저버릴수밖에없었던씁쓸한현실을뒤로하고,당장의성공보다더큰성취와즐거움을맛보며살아가는재미를그가알았기때문아닐까.이러한스포일러라면,누구라도몇번이고반갑게듣고싶어질것이다.

일곱번째에세이「망가뜨리지않고사랑하는법」의장도수작가는스스로를‘불온한파수꾼’이라말한다.“나만의고요”를방해받고싶지않아혼자만의시간을지키는파수꾼이지만,“지키려는동시에모조리망가뜨리고싶은”충동에시달리기때문이다.생각해보면거의모든일에그래왔다고작가는고백한다.너무소중해서마음이조마조마할바에는차라리완전히다망가지고부서져버리는편이나을것같은심정.10대시절의그는성적에있어서도,친구관계에있어서도,가족관계에있어서도그랬다.세상모든것은이해관계가전제되기에‘그럴수도있지’라는말은결코납득되지않았고,그런일은절대없어야만했다.그런그에게‘조건없는호의’를베푸는이들이있는것이다.못해도되고,실수해도되고,못나도된다고.형편없는모습그대로일지라도‘뭐,그럴수도있다’라고말해주는이들.이소중한존재들덕에비로소‘망가뜨리지않고그냥조건없이사랑하는’법을알게된장도수작가의애틋한경험담이사랑가득느껴진다.

마지막여덟번째에세이「너의밤이머무르는곳」의황혜지작가는0.5평의독서실책상에서대부분의밤을보낸10대때의기억으로현재청소년들이마음껏관심사를따라탐색해볼수있는제3의공간을만들고있다.새로운공간에서감각하는다른낯선‘첫경험들’을만들며살고싶은그가10대때머물렀던밤의시공간들은어떤모습이었을까?작가는촘촘히흘러가는그시절시간표속으로타임머신을타고돌아가밤의시간을역추적해간다.“학교주소에‘산00번지’가쓰여있지않은학교가없는부산”의청소년이었던그는학교옥상을특히사랑했다.“들쏘떼가쫓기듯이치열하게뛰지않고”우아하게먹을수있었던저녁급식이후‘빵또아’를먹으며한숨을돌리던시간,0.5평남짓한끄트머리책상에서공부보다'취향의탐색'을만끽했던시간,야자를마치고집에가는길목500미터남짓의길에핫바,쫀드기,떡볶이,감자핫도그등온갖야식거리가즐비했던간식시간,가족모두가잠든한밤중나만의냉장고습격시간등밤의머무르는시공간이단한순간도빠짐없이유쾌하고맛깔나게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