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분업화된 시스템 속의 예술 작품
현대미술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작가 한 명의 창의성과 손재주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지금은 미술의 개념 자체가 달라졌고, 새로운 생산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크고 여러 재료의 가공과 결합이 필요한 설치와 조각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구조설계사, 건축가, 기획자,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이 한 작품의 구상과 생산에 함께 매달린다. 김병호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설계 도면과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을 통해 여러 종류의 기계와 엔지니어링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 요소들을 부품이라고 여긴다면 이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제품(product)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의 첫 작품집인 『김병호: 더 매뉴얼』은 작가의 이런 전환적 사고를 웅변하듯 갤러리나 광장에 화려하게 설치된 작품의 마지막 이미지보다 작품이 설계되고 제작되는 일련의 과정에 더 주목했다.
도면, 세상과 소통하고 개념을 빚는 예술가의 집요한 언어
김병호 작가는 2022년 12월 중국 K11아트스페이스를 비롯해 국내의 아라리오갤러리, 소마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2021년에는 ‘Thirty-seven Vertical Garden’ 작품을 NFT로 선보여 하루만에 7개의 에디션을 모두 완판했으며, 패션브랜드 파프(PAF)와 협업 전시를 갖기도 했고, 한국프로농구(KBL) 정규리그의 우승트로피를 직접 디자인하는 등 예술계 안팎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모듈화된 유닛을 강력한 질서로써 조합한 설치/조각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숭고와 현혹이라는 미적 감동을 안긴다. 하지만 작가는 역설적으로 이런 감동의 배경에 자리한 지금의 물질문명, 대량생산사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유의 불안함을 추동한다. 지극히 화려하고 엄격한 질서를 갖춘 작품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불안과 공포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김병호 작품의 이런 양가적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과 그 현장을 역으로 기록해 갔다. 휘황찬란한 작품들의 광택 너머에서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작은 나사와 볼트의 조합, 작은 회로와 전선들 그리고 이를 조립하는 공장의 풍경이 책의 주요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과정과 협업에서 중요한 언어이자 소통 수단이 되는 작가의 도면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이다. 섬세한 가공과 정밀한 계산이 요구되는 그의 작품에서 도면은 예술가의 관념적인 드로잉과는 또 다른 세계의 표현이며, 김병호 작품의 개념적인 특징과 존재의 기반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작품집이자 기술자료집
김병호는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연구원으로 예술공학(Art engineering)을 공부한 후 전업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통적인 드로잉 방식 대신 섬세하게 설계 도면을 계획하고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그러므로 그에게 예술 작품은 규범, 규칙과 체계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품과 다르지 않다. 예술과 엔지니어링, 작품과 제품 이 둘 사이에서 이 책은 김병호라는 작가의 고유성과 예술적, 기술적 방법론, 그리고 동시대 예술의 특징적인 단면들을 읽어갈 수 있다.
현대미술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작가 한 명의 창의성과 손재주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지금은 미술의 개념 자체가 달라졌고, 새로운 생산 방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크고 여러 재료의 가공과 결합이 필요한 설치와 조각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구조설계사, 건축가, 기획자,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이 한 작품의 구상과 생산에 함께 매달린다. 김병호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설계 도면과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을 통해 여러 종류의 기계와 엔지니어링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 요소들을 부품이라고 여긴다면 이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제품(product)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의 첫 작품집인 『김병호: 더 매뉴얼』은 작가의 이런 전환적 사고를 웅변하듯 갤러리나 광장에 화려하게 설치된 작품의 마지막 이미지보다 작품이 설계되고 제작되는 일련의 과정에 더 주목했다.
도면, 세상과 소통하고 개념을 빚는 예술가의 집요한 언어
김병호 작가는 2022년 12월 중국 K11아트스페이스를 비롯해 국내의 아라리오갤러리, 소마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2021년에는 ‘Thirty-seven Vertical Garden’ 작품을 NFT로 선보여 하루만에 7개의 에디션을 모두 완판했으며, 패션브랜드 파프(PAF)와 협업 전시를 갖기도 했고, 한국프로농구(KBL) 정규리그의 우승트로피를 직접 디자인하는 등 예술계 안팎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모듈화된 유닛을 강력한 질서로써 조합한 설치/조각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숭고와 현혹이라는 미적 감동을 안긴다. 하지만 작가는 역설적으로 이런 감동의 배경에 자리한 지금의 물질문명, 대량생산사회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유의 불안함을 추동한다. 지극히 화려하고 엄격한 질서를 갖춘 작품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불안과 공포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김병호 작품의 이런 양가적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과 그 현장을 역으로 기록해 갔다. 휘황찬란한 작품들의 광택 너머에서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작은 나사와 볼트의 조합, 작은 회로와 전선들 그리고 이를 조립하는 공장의 풍경이 책의 주요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과정과 협업에서 중요한 언어이자 소통 수단이 되는 작가의 도면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이다. 섬세한 가공과 정밀한 계산이 요구되는 그의 작품에서 도면은 예술가의 관념적인 드로잉과는 또 다른 세계의 표현이며, 김병호 작품의 개념적인 특징과 존재의 기반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작품집이자 기술자료집
김병호는 과학기술부 국가지정연구실 연구원으로 예술공학(Art engineering)을 공부한 후 전업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통적인 드로잉 방식 대신 섬세하게 설계 도면을 계획하고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그러므로 그에게 예술 작품은 규범, 규칙과 체계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품과 다르지 않다. 예술과 엔지니어링, 작품과 제품 이 둘 사이에서 이 책은 김병호라는 작가의 고유성과 예술적, 기술적 방법론, 그리고 동시대 예술의 특징적인 단면들을 읽어갈 수 있다.
김병호 더 매뉴얼
$6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