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미터 한강 다이어트 (기후위기로부터 도시를 구하는 법)

육백미터 한강 다이어트 (기후위기로부터 도시를 구하는 법)

$21.00
Description
절체절명의 기후위기와 도시화의 시대,
물길을 변화시켜 자구책을 마련 중인 전 세계의 도시들!
서울과 한강의 지속 가능한 ‘체질 개선’ 방법은 없을까?
‘한강 다이어트’는 물길을 줄이고, 늘리고, 만들면서 꿈꾸는 서울의 오래된 미래!
최근 몇 년 사이, 유례없는 기상 이변으로 인해 세계 곳곳이 비상이다. ‘관측 이래 역대급 더위’는 해마다 갱신되고, 갑작스런 강우로 인한 홍수는 수많은 도시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 개발과 팽창, 환경 오염이 초래한 위기에 경각심을 느낀 세계 주요 도시들은 ‘도시의 물그릇’을 정비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예컨대 인공의 강과 지하수조를 만들어 홍수를 예방한 도쿄, 빗물 저장 시스템을 정비해 중수 활용을 극대화한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들의 우수한 정주 환경 이면에는 물을 다스리려는 노력이 늘 숨어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 중세 로마의 확장과 번성 역시 획기적인 수로 시스템에 힘입었음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는 어떠한가? 최근 들어 안전지대라 여겨졌던 곳들마저 침수되고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인구 포화, 기후 재난 등 도시의 미래를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도 하루빨리 ‘한강’이란 물그릇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에 한강 위의 ‘서울웨이브아트센터’, ‘스페이스신선’ 등의 건축설계로 잘 알려진 건축가 조신형의 신간 『육백미터 한강 다이어트』는 극심한 물 스트레스를 겪는 서울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관리 시스템을 제안한다.
이 책은 먼저 한강과 관련한 역사적 기록들을 통해, 한강의 원형과 변화 과정을 살피고 현재를 분석한다. 한강은 산업화 시대에 준설과 개발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지만, 계절별로 격차가 큰 서울의 강우량에 대응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 그리하여 저자는 한강의 폭은 줄이되, 수심을 더 깊게 파내 침수와 홍수를 예방하는 일부터 제안한다. 또한 물의 양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제2의 강 역할을 하는 링로드(Ring Road)와 물탱크를 설치하고, 물을 순환시키는 다양한 방식(중수 활용, 수소에너지 발전)을 적극 도입해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내자고 말한다. 2023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소개되어 이미 주목받은 바 있는 이러한 구상을 저자는 ‘한강 다이어트’라는 개념으로 심화시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한강 다이어트’는 단순히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홍수로부터 안전한 녹지를 확보하여 공공의 문화공간들을 조성하고, 적절히 관리된 수자원을 통해 도시 내에 에너지의 자급자족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까지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저자가 책의 후반부에 야심차게 제안하는 ‘에코돔’ 모델은 물의 균형 잡힌 순환이 만들어 내는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공한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균형을 잃으면, 그 연쇄 효과로 다른 곳의 균형까지 깨지는 현상을 우리는 익히 봐왔다. 그렇기에 건강한 다이어트는 어느 하나 모자라거나 넘치는 것 없이 균형 잡힌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 저자는 ‘한강 다이어트’를 이야기하며, 서울이 겪고 있는 물의 불균형이 도시민들의 삶에 불러오는 불균형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언급한다. 한강의 체질 개선을 촉구하는 건축가의 세심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균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지구 안에서 물 부족과 홍수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어느 쪽은 물에 잠겨 피해를 입고, 어느 쪽은 물이 부족해 매일을 불편함 속에서 살아야 한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서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물의 균형을 되찾는 우리의 작업이, 계층적으로 양극단으로 치우치고 있는 서울 시민의 삶에도 긍정적인 균형을 가져오길 바란다.” - 본문에서
저자

조신형

영국AA스쿨과하버드디자인대학원에서건축을공부했고,영국의노먼포스터사무소에서일했다.40여년간홍콩,파리,뉴욕,런던등해외에서대부분의인생을보냈다.
다양한곳에서건축적문제를해결하던과정중그의눈에들어온것은도시와환경이었다.기후위기가일상의재난이되어가는시대에대한관심을바탕으로서울의열섬효과를덜어주는‘수직정원’설계를제안했으며(2021년),2023년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주제전에서본책의핵심이기도한‘한강을활용한기후위기솔루션’을전시한바있다.대중적으로잘알려진작품으로는한강잠원지구의‘서울웨이브아트센터’,‘스페이스신선’이있으며,부산기장군에건축주단한사람만을위한예배당을지은과정을『모놀리틱스톤,빛으로그린바위』에담아출간하기도했다.
현재는서울에서디퍼런셜퍼머넌스(DifferentialPermanence)의리더로서그룹을이끌고있다.사무소의이름에는“건축이란영원의순간을기획하는일”이라는그의건축관이담겼다.점점유동적이고,분열되며,개인화되는게자연스러운세계속에서그는단단하고공고한토대를꿈꾼다.그것은이를테면일상이파편화되지않도록만들어주는오래된꿈,모든관계의기본이되는사람을향하는마음,한편의훌륭한영화처럼건축물에깊이밴이야기들과관련이있다.

목차

PROLOGUE한강의그늘

CHAPTER1줄이기
물스트레스가높은도시
200년주기의폭우를예방하는도쿄의지하수조
한강폭을줄이는이유
중세로마인을살린거대한지하수조

CHAPTER2늘리기
인간을이롭게하는물줄기
전세계도시의강을다루는방식들:로마,런던,파리
우리는한강과친하게지냈을까
사람을끌어들이는워터프런트
창조성을일깨우는건축적기반
사례1.투리아강:발렌시아를예술과과학의도시로견인하다
사례2.네르비온강:문화의도시빌바오를잉태하다
사례3.엘베강:홍수와슬럼화를막아하펜시티를만들다
한강에잠겼던풍류와아취의마을,우천리가되살아난다면?
물을더알뜰하게쓰는법,중수활용
물로일으키는에너지

CHAPTER3만들기
모두를위한도시,에코돔
왜돔인가
에코돔에서일어나는일
살고싶은도시

EPILOGUE도시의균형과건강을위한,한강다이어트

출판사 서평

강이바뀌어야도시가바뀐다
-전세계적인수변도시,수변명소에얽힌비하인드들

앞서얘기했듯저자가제안하는‘한강다이어트’는비단재난에대비하기위한것만은아니다.‘다이어트’란말이의미하는그대로,도시의균형과건강을되찾기위한방안들을두루포함하고있다.저자는도쿄,로마,런던,파리,시카고,발렌시아,빌바오,하펜시티등다양한도시사례를보여주며,강의변화가도시의변화를적극견인할수있다는점을역설한다.
일례로1957년대홍수로도시의75%가침수되었던스페인의발렌시아는투리아강을두줄기로나누어하나를도심의외곽으로빼내는개발사업을진행하였는데,이과정에서새로생겨난녹지를활용해현재발렌시아의랜드마크가된‘예술과과학의도시’(CAC)를조성했다.이외에도빌바오의구겐하임미술관,하펜시티의엘베필하모닉콘서트홀등전세계적으로잘알려진수변명소에는도시의균형에대한고민과노력이녹아있다.
고정적인모습처럼보이는한강의현재모습도실은끊임없이변화하며지역의변화를견인해왔다.압구정,잠실등과거서울의변두리로인식되었던지역들이한강개발과정을통해우수한정주여건을갖춘지역으로변모하기도했으며,이와는반대로경기도광주의아름다운마을우천리처럼댐의건설로수몰된지역들도있다.저자는물길을줄이고,늘리고,만드는과정속에서서울이언제든또변화할수있다는점을계속해서강조한다.
역설적이게도저자가꿈꾸는새로운한강의모습은인간친화적이고자연친화적이었던과거한강의복원을향해있다.산업화시대의한강개발은강변을도로와주거단지조성을위해내주었고,한강이주는여유와정취를소수가독점하게만들었기때문이다.강의수량조절기능은강화하되,백사장이펼쳐진강변에서자유롭게수영하고거닐던한강의성격과모습을되찾자는저자의제안은서울의‘오래된미래’를꿈꿔볼수있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