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매거진 IPKU MAGAZINE 2호 : 고독과 공존 사이

입구 매거진 IPKU MAGAZINE 2호 : 고독과 공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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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입구 매거진 2호의 표지는 ‘고독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 〈무인카페(Automat)〉입니다. 늦은 밤 커피 한 잔을 들고 카페에 앉아있는 여성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주변을 의식한 듯 한껏 꾸민 채로 홀로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은, 타인의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면서도 고독이 필요한 현대인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이번 호의 주제인 “고독과 공존 사이”는 사실 관계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타인과의 관계에 매몰된 인간도, 타인으로부터 고립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고독’한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는 '공존'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적절한 거리두기’와 같은 관계의 기술들이 최선의 답변일까요? 여기 고독과 공존을 탐구하는 스무 가지 글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모둠인 ‘관계와 삶’은 일상의 경험에서 나오는 관계의 경험들을 담았습니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고집불통의 직장인을 변화하도록 만든 것은 “네 탓이 아니다.”라는 상사의 진심 어린 한마디 말이었습니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시작한 이는 사람와의 관계가 공간을 바꾼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웃과의 거리두기를 그만둡니다. 영적 중심지에 있는 숨겨진 강을 찾아 떠나 고난을 겪으며 공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탐험가의 여정은 고독한 삶에서 만나는 새로운 관계 맺음의 기적을 그려냅니다.

두 번째 모둠인 ‘철학과 영성’에서는 철학과 종교, 심리학의 관점에서 고독과 공존을 논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계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의무적 관계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말합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고독’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고독은 세상으로부터의 고립이 아닌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성찰의 시간입니다. ‘고독’을 통해 ‘공존’은 완성됩니다.

마지막 모둠인 ‘마음챙김과 명상’에서는 관계에 대한 통찰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법을 소개하였습니다. ‘경험 자아’와 ‘관찰 자아’의 알아차림, 감정에서 물러나 판단하는 법, 보다 건강한 마음을 위한 호흡 연습 등을 통해, 우리는 관계의 중심에 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

IPKU편집부

저자:IPKU편집부

목차


[관계와삶]
네탓이아니야_안웅현
함께그리고위로_신하영
어머니의죽음과새로운시작_김현환
인터뷰는'관계'의과정_김고은
내게하는욕이아니라도_장선우
낯설게거리두기_엄주엽
대도시로봇의사랑법,《로봇드림》_유슬기

[철학과영성]
특집세상의중심에있는강_
종교를넘어영성으로_한윤정
고독과공존사이에서_강용수
나를대하는나의태도:미셸푸코의‘자기의테크놀로지_허경
지극히사적인심리적적정거리_나진경
관계의두얼굴_최종안

[마음챙김과명상]
뉴스레터세계는지금할매할배시대
나로부터나를지키는법_김윤화
누군가가나를지켜보고있다_황진영
나는감정이아니다_성소은
번거로운일이‘기회’가될수있을까_LynnRossy
자기인식을개선하는방법_WilliamVanGordon
스트레스에지친현대인,‘제대로’숨쉬어봅시다_박수빈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직장에서의소통과진행의과정은나의마음을답답하게했다.머리로나가슴으로나이해가가지않는상황에직면하면나는도무지가만히참고있을수가없었다.기업이추구하는비전에부합되는목적달성을위해구성원들은모두같은방향을바라봐야만했다.하지만목적지가정해졌다고해서올바른방법이함께마련되는것은아니다.많은아이디어가운데모든구성원에게동감을살만한하나의목표실현방법은존재하지않는다.이런경우,대부분은위에서내려오는지시에따를수밖에없다.전형적인관료주의의폐해를의식적으로수용하는것은직장인의숙명이기도하다.이런과정에서일은꼬이고관계는정체된다.
---「네탓이아니야」중에서

사실영국의아성에가려졌을뿐이지,네덜란드야말로요리에대해서는악명이높지않은가.네덜란드는유럽내에서도음식에그다지흥미가없는인종으로꽤유명하다.그들의전통음식만살펴봐도알만하다.네덜란드대표음식인스팀폿(stamp'pot)은감자를메인재료로당근,케일등을한솥에서푹삶아으깨어서소시지와함께먹는음식이다.소금이나그레이비와먹거나꼭염분이꽉찬소시지를곁들이지않는이상에야그냥으깬감자맛이하도이상도아니라고생각할정도였다.
---「함께그리고위로」중에서

오늘엄마가죽었다.알베르카뮈의소설,『이방인』의첫문장이다.반항기가득했던사춘기시절에그문구가머리에꽂혔다.기존의통념을깨뜨리는그반항이멋있어보였고,흉내내고싶었다.우리부모님은선하고성실하신분들이셨다.그런데그분들께내가왜그랬을까,잘모르겠다.하지만아버지에게는반항하고집나간날도엄마한테는죄송하다고전화했었다.멀쩡하게결혼해놓고자식은안갖겠다고일방적으로선언해버렸다.평생내게싫은소리한마디안하신어머니는얼마나속을끓이셨을까.고향집을방문할때,언젠가부터어머니는인사받으시는대신양팔을한껏벌리고나를안아주셨다.기억들은시도때도없이떠올랐고,그럴때마다눈물이났다.
---「어머니의죽음과새로운시작」중에서

어떤참가자는눈물을삼켰고,어떤참가자는참지못하고엉엉울었다.인터뷰강의를듣고우는참가자라니,처음보는광경이었다.앞에서는티를내지않았지만,나는적잖이당황했다.강의에서는인터뷰하며가져야하는마음가짐과주의할점,그리고인터뷰중에발생할수있는문제를예방-해결하기위한실용적인방법을소개했다.프로그램어디에도서정적이거나감동적인부분이전혀없었기때문에더놀랐는지도모른다.
---「인터뷰는‘관계’의과정」중에서

사실친구들끼리모여서수다떠는데에어떤목적이있는것은아니다.뭔가진지하고격식을차려야하는자리는아니다.살면서불합리한일을당하기도하고,내존재가부정당하는황당한일도겪고,억울하기도한여러일들로인해울화가치밀때,우리는나자신을잘아는사람을떠올리고그사람에게주절주절하소연하게된다.문제해결을바라는것은아니다.그냥그저내가이런기분임을맞장구쳐주기만해도동지를얻은기분이다.마음의응어리는어느정도풀어지게된다.또그렇게위로하며위안을받으며힘을내어내일을맞이하게된다.
---「내게하는욕이아니라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