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

작은책방

$18.00
Description
카네기상, 안데르센상에 빛나는 엘리너 파전의 클래식 명작 『작은 책방』을 소설가 이도우가 공들여 우리말로 옮겼다. 『작은 책방』은 『빨강머리 앤』, 『작은 아씨들』, 『어린 왕자』처럼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작품으로, 올겨울 수박설탕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양장본으로 단장해 선보인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린이든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엘리너의 아름답고 따스한 위트 넘치는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 속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나무꾼 소년과 공주의 신분에 차별을 두지 않으며, 왕과 시골 농부의 아들이 동등하게 그려진다.
평생 그와 같은 세계관과 인간에 대한 시선을 지켜온 엘리너 파전답게, 그녀는 노년에 영국 왕실로부터 데임 작위를 수여 받게 되자 “나는 우유 배달부와 별반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요.”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엘리너가 세상을 떠난 뒤 영국 어린이 도서 연합은 이 겸손하고도 모두에게 열린 마음을 지녔던 작가를 기리며, 매년 훌륭한 아동문학가에게 수여하는 ‘엘리너 파전 상’을 제정했다.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한 아지트이자 마법 같은 ‘서쪽 숲’이 될 『작은 책방』을, 현대의 자극적인 미디어와 활자에 지친 이들에게 아늑한 쉼표처럼 선사하고 싶다. 마치 따뜻한 난롯가 안락의자에서 책을 펼치듯 그 속에서 쉬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저자

엘리너파전

엘리너파전(1881~1965)영국의시인,극작가,아동문학가.
문학가인아버지와배우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어릴때몸이약해학교교육대신집에서수많은책을읽으며자랐다.작품집『작은책방』으로카네기상,안데르센상을수상했고,그림동화신데렐라이야기를특유의위트와풍자,작은반전으로재해석한『유리구두』를쓰고연극으로만들기도했다.그외『줄넘기요정』,『말론할머니』등의작품과수많은시,희곡을남겼다.

목차

작가노트

일곱번째공주
금붕어
레몬빛깔강아지
모란앵무
왕과보리밭
작은재봉사
코네마라당나귀
이름없는꽃
샌페리앤
친절한지주
무뚝뚝한노인과소년
서쪽숲나라
복숭아나무에입맞춘소녀
배럴오르간
파니키스

옮긴이노트

출판사 서평

추천사

우지영(책읽는곰주간)
엘리너파전의『작은책방』을처음만난순간을아직도기억한다.방마다책이넘쳐나는집이라니!책이수북이쌓인다락방이라니!활자중독의기미를보이던여덟살짜리여자아이는단박에‘일렁이는햇살속에서금빛먼지가춤추듯반짝’이는작은책방으로끌려들어갔다.그뒤로책이넘쳐나는집은내로망이되었고,나는지금까지책만드는일을하며책을가득쌓아놓고살아간다.
내가이책에서「작가노트」못지않게좋아하는이야기는「서쪽숲나라」다.부지런한나라의젊은왕존이‘과연쫓아낼까말까?’고민하던시큰둥하고건방진하녀셀리나가사실은자긍심넘치는서쪽숲나라의공주였더라는이야기말이다.나도다르지않다.현실에서는어떤고단함이있을지라도777번째널빤지구멍에손가락을넣어빗장을여는순간,자긍심넘치는서쪽숲나라의주인이된다.지금껏읽어왔던책과,책만큼이나아름답지만쓸모없는것들로이루어진세계.그세계를짓는법,그세계로
들어가는법,그세계에서힘을얻어돌아오는법을내게알려준이는엘리너파전이다.고운장정으로새롭게태어난『작은책방』이많은이들에게777번째널빤지입구가되어주기를.

책속에서

P.18~19
오래지않아왕비는떠오르는해처럼환한쌍둥이딸들을낳았습니다.쌍둥이들이세례를받던날,기쁨에들뜬왕은왕비에게무엇을선물로받고싶은지물었습니다.왕비는지붕에올라동쪽을바라보더니푸른들판에찾아온5월을보고말했습니다.
“내게봄을주세요.”_「일곱번째공주」

P.67~68
꿈이든아니든이미조의가슴에는커다란구멍이뚫렸고아버지도그걸모를수가없었습니다.
“무슨일이냐,아들아?”
아버지가물었습니다.
“지난밤꾼꿈이제마음을두갈래로찢어놓습니다.”
“한쪽길로가면어떻게되느냐?”
“초록무덤을파지않아도될거예요.”
“다른쪽길로간다면?”
조는강아지의레몬빛깔귀를어루만지며말했습니다.
“제마음이부서지겠죠.”
“그럼네무덤을파야하는거니?”
“저는이겨낼수있을거라생각해요.”
그러자아버지가말했습니다.
“사는동안모두가그런일을겪는단다.아픔을이겨내고계속살아가는거지.하지만무덤에묻히면그걸로끝나는게다.”_「레몬빛깔강아지」

P.97
큰재봉사는중요한주문이들어올때마다로타와의논했습니다.
“푸딩후작부인께서무도회때입을옷을맞추러오셨단다.자기한테는복숭아빛실크가어울린다는구나.”
“오,안돼요!”
로타는안타깝게외쳤습니다.
“후작부인께는자두색벨벳이훨씬어울리실텐데요.”
“내가딱그렇게말씀드렸단다.”
큰재봉사가말했습니다.
“후작부인은치마에장식주름도열일곱줄이나잡고싶으시대.”
“세상에!”
로타가소리쳤습니다.
“그런옷은장식없이묵직하고기품있게재단해야해요.”
“나도그렇게말씀드렸지.부인께는의젓한스타일이어울리니까장식없이품위를살려야한다고말이야.”_「작은재봉사」

P.89~90
“너는누구인가?”
“제아버지의아들입니다.”
나는말했어.
“그렇다면네아버지는누구인가?”
“이집트에서가장풍요로운부자입니다.”
“그걸네가어떻게아느냐?”
“아버지는이보리밭을가지고있으니까요.”
나는그렇게말했던거야.
라왕은번쩍이는눈으로우리밭에시선을던지고는말했어.
“나는이집트를가졌다.”
“그건지나치게많습니다.”_「왕과보리밭」

P.159~160
그날밤어린주인이뛰어와요람에서인형을꺼내꼭끌어안더니말했습니다.
“우린도망쳐야해,셀레스틴.엄마가서둘러야한댔지만너없이는가지않을거야.”
아래층에서아이의어머니가불렀습니다.
“빨리오렴,아가.빨리!”
피와살을가진어린셀레스틴이톱밥으로만들어진셀레스틴을팔에안고계단을뛰어내려갔습니다.쏟아질듯수많은별이떠있던여름밤,꽃향기가남아있는정원을지나해자위다리를건널때였습니다.돌부리에부딪힌아이가비틀거리다그만인형을떨어뜨렸고,인형은급히뒤따라오던하인의발에차여해자바닥으로떨어졌습니다.
“셀레스틴!”
아이가외쳤습니다._「샌페리앤」

P.176~177
지주로버트처든이윌리엄스토를게으르다며농장에서해고하던날,윌은농장문앞에서떨리는목소리로말했습니다.
“처든씨,지금당신이하는일은나와내식구들을굶어죽게만들겁니다.한번만다시생각해주세요.”
“이봐,난그런바보가아니야.”
로버트처든이말했습니다.
“총알한발로잡을수있는새한테두발씩이나쏘는멍청이가아니라고.내시간을허비하는자는내돈을낭비한다는뜻이지.자네는내시간을헛되이날렸어.난한번결정했고그걸로충분해.”
“그렇다면나도두번생각하지않을겁니다.”
가난한윌리엄이말했습니다.
“언젠가당신과당신식구에게내도움이필요할날이와도말이죠.”_「친절한지주」

P.224
그가썼던시라도기억나면좋으련만!존은필사적으로시구절을떠올리려애썼지만,유감스럽게도
시인들에겐처음스쳐간영감이모든것이니까요.첫느낌을잃어버리면결코같은시로되살릴수없는법입니다.존은최선을다해무릎을꿇고,바스락소리도내지않는공주를향해서속삭였습니다.

그대는눈송이보다새하얗고
얼음장보다차갑다네.
베일아래얼굴을볼수없지만,
아마도다정하진않겠지.
눈처럼추운여인이여,
그대와결혼하고싶지않소.
하지만나는청혼을위해왔으니
부디그대가거절해주오!_「서쪽숲나라」

P.235
셀리나는존의잠옷과슬리퍼를꺼내면서물었습니다.
“동쪽의공주님을어떻게생각하시나요?”
“생각을안하고싶다!”
존은얼굴을찌푸렸습니다.
“그분이폐하를아주질색하셨군요.그죠?”
“네신분을잊지마라,셀리나!”_「서쪽숲나라」